저에게는 평생 소원이 있습니다. 나이 60에 몸짱이 되는 겁니다. 저는 평생 연금 3층 석탑을 쌓아왔어요.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이제 여기에 밑돌을 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근육 연금. 평생 벌고 모은 연금을 노후에 잘 쓰기 위해서는 저는 근육을 자산처럼 아끼고 잘 키워야 합니다. 나이 60에 몸짱이 된 연금왕, 그게 제 꿈인데요. 오늘은 진짜 몸짱이 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을 소개합니다.
<연금처럼 근육 리셋> (홍정기 저/EBS BOOKS)
제가 개인연금을 수령하는 기념으로 55세 생일에 바디 프로필을 찍었고요. 매년 생일마다 찍으려고 결심을 했는데요. 요즘은 생각이 바뀌었어요. 운동은 남에게 자랑하고 싶은 몸을 만드는 게 목표가 아닙니다. 노후에도 좋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하는 거고요. 노후의 근육은 양이 아니라 질이 더 중요합니다. 질 좋은 근육이 무엇인지 알고 근육에 대한 올바른 투자가 질 좋은 삶을 만듭니다.
우선 65세 이후에는 근육 운동으로 관절을 지켜야 합니다. 그동안 노년기의 운동에 대해 관심이 별로 없었어요. 나이가 들면 운동을 줄이고 조심하라고만 하고 부상의 위험을 낮추는 데 집중했습니다. 관절은 직립으로 인해 상하 압박을 받습니다. 70년간 사용해온 관절은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어요. 건강한 관절을 유지하려면 관절 주변의 근육이 살아 있어야 합니다. 관절 건강은 근육이 좌우합니다. 부상이 무서워 가만히 앉아 있다간 그나마 남아 있던 근육마저 잃어버릴 수 있어요. 일상에서 가벼운 운동을 통해 관절의 가동력을 유지해야 합니다.
65세 이후의 운동은 질환 예방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 시기에는 일어나고 걷고 물건을 드는, 즉 삶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써의 운동이 필요합니다.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이나 화려한 댄스가 아니라 매일 15분에서 20분씩 주기적인 근육 운동을 해야 합니다. 체육관에 꼭 가야 하는 건 아닙니다. 이 시기에 필요한 근육 운동은 30대나 40대에 했던 무거운 중량 운동이 아니라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스쿼트, 런지 같은 동작들입니다.
공원에 설치된 운동기구를 이용해 운동하는 노인들이 많은데요, 그런 시간 보내기식 운동으로는 근육을 자극하기 어렵습니다. 노년기에도 슬슬 소일 삼아 운동하는 정도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강도 높은 운동을 해야 합니다. 오히려 근육 챙기기를 가장 성실하게 해야 할 때가 바로 이 시기입니다.
근육은 근섬유라는 세포 다발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빠른 타입의 섬유와 느린 타입의 섬유, 2가지가 있습니다. 느린 섬유는 관절을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빠른 섬유는 동작을 할 때 힘을 내는 역할을 합니다. 느린 섬유는 혈액을 많이 끌어다 쓰며 지구력이 높습니다. 흔히 ‘속근육’이라고 알려진 것이 바로 이 느린 섬유입니다. 속근육은 자세와 평형감각을 유지해주며 유산소성 대사를 주로 해 몸에 에너지를 만듭니다. 반면 빠른 섬유는 혈액을 끌어다 쓰는 능력이 없어 근육 안에 저장되어 있는 혈액만 사용합니다. 또 무산소성 대사를 주로 하기 때문에 장기간 에너지를 사용하기가 어렵습니다. 큰 움직임을 수행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 빨리 걷거나 뛸 때 빠른 섬유가 사용되는데 체력이 빠르게 소진되는 편입니다. 빠른 섬유가 없으면 빠른 움직임을 수행할 수 없습니다.
근린공원이 많아지고 생활체육이 활성화되면서 공원을 걷거나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맑은 공기도 마시고 운동도 하니 근육에 도움이 되겠지’, ‘땀 흘리며 달리지 않아도 안 걷는 것보단 낫겠지’ 하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 빠른 근육이 소실됩니다.
내 몸의 빠른 근육이 빠지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빠르게 움직여야 합니다. 계단도 빠르게 오르고, 스쿼트도 빠르게 하고, 팔 운동 하나를 해도 위아래로 빠르게 움직이는 운동을 해야 합니다. 나이가 들었다고 느리게 움직이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빠르고 활기차게 움직여야 근육이 살아납니다.
꽃밭을 구경하거나 상념에 젖어 천천히 걷는 것은 근력을 키우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운동할 때는 운동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내 두 발이 어떻게 땅에 닿는지, 두 팔은 어떤 각도와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지 느껴야 합니다. 척추는 바르게 펴져 있는지, 아랫배와 엉덩이, 고관절 등이 걸음걸이에 따라 어떻게 자극을 받는지 의식하며 운동해야 제대로 된 운동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운동할 때 스마트폰으로 무언가를 보거나 듣지 않습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시선과 정신이 화면에 팔려 몸이 느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운동할 때는 근육의 움직임에 집중하며 빠른 동작에 집중합니다.
‘근육’ 하면 흔히 우락부락한 이두근과 삼두근, 쩍 갈라진 초콜릿 복근을 떠올립니다. 누구나 처음에는 근육의 크기에 초점을 맞춥니다. 운동을 시작하는 많은 사람이 자신의 근육이 커지는 모습을 기대하며 크기에 집착합니다. 근육은 크기보다 질이 중요합니다. 질 낮은 큰 근육을 키우기보다 근육 본연의 기능을 잘 수행하는 질 높은 작은 근육을 키우는 게 훨씬 중요합니다. 이걸 깨닫고 저는 더 이상 바디 프로필을 찍지 않습니다. 보여지는 것보다 내실을 키우는 게 50대의 운동법이라는 걸 깨달았거든요.
질 좋은 근육이란 무엇일까요? 세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첫째, 신축성이 좋아야 합니다
근육은 정해진 범위 안에서 편안하게 늘어나야 합니다. 관절의 가동 범위를 유지할 수 있어야 제 기능을 다할 수 있습니다. 팔 근육을 지나치게 키워 팔꿈치를 구부려도 손이 얼굴에 닿지 않아 세수하기 어렵다는 이들을 본 적이 있습니다. 우스갯소리 같겠지만 운동을 지도하는 실제 현장에서 종종 만난다고요. 이 정도 되면 근육이 아니라 짐입니다. 근육은 부드럽고 탄력적으로 움직여 모든 동작을 원활하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협응력이 좋아야 합니다
근육은 관절의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는 힘입니다. 필요할 때 적절한 강도와 속도로 움직임을 만들어내야 제 기능을 다하는 것입니다. 서로 이웃하고 있거나 함께 움직이는 근육과의 협응력, 근육 안에서 섬유와 조직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협응력을 모두 갖추어야 타이밍에 맞춰 근육을 날렵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셋째, 민첩해야 합니다
근육은 자극에 반사적으로 움직이는 판단력과 민첩성을 갖추어야 합니다. 민첩성은 무의식적인 판단과 동시에 이루어지는 동작으로 균형감과 더불어 부상을 예방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필요할 때 빠르게 판단해 대응하고 움직일 수 있어야 질 좋은 근육이라 할 수 있습니다. 평소 유기적인 동작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다 보면 이 같은 능력이 단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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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섬유가 잘 발달된 질 좋은 근육을 만들면요, 먼저 호르몬 균형이 좋아지고요. 통증이 사라집니다. 근육 내 비정상적으로 들어차 있는 지방과 이물질로 인해 발생하는 통증이 사라지거든요. 운동 부족으로 몸이 찌뿌둥할 때 운동을 하면 개운하고 시원한 감각을 느끼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을 태워 몸이 가벼워지고 군살이 사라지고요. 지방 때문에 높아진 체내 염증 수치도 내려갑니다. 근육의 사용은 곧 기초대사량의 증가로 이어져 인슐린 수치를 조절하는 데 유리한 몸으로 바뀝니다. 즉 당뇨병의 발병을 줄여주고요. 또 목에서 종아리까지 연결된 뒷근육을 살리면 중력으로 인해 앞으로 구부정해진 자세가 바로 살아납니다. 규칙적인 운동과 잘 발달된 근육은 편안하고 깊은 잠을 부릅니다. 충분하고 질 좋은 수면은 다시 좋은 근육을 만드는 요인이 되어 선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지지요.
이 책에는 누구나 집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전신 근육 운동의 방법들이 소개되고 있는데요. 여행을 가서 체육관에서 운동할 수 없을 때, 책을 펼쳐놓고 여기서 알려주는 방식대로 하루에 30분씩 근력 운동을 했습니다. 운동기구가 없어도, 운동할 시간이 없어도, 운동할 장소가 없어도, 지금 이 순간 내가 있는 곳에서 조금의 여유시간을 내 할 수 있는 실속있는 운동법을 소개해주십니다. 굿라이프 채널에서도 근력 운동하는 다양한 동작을 소개하는 영상이 있으니까요, 매일 따라 하면서 질 좋은 근육을 만들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운동과 재테크의 핵심은 ‘일찍 시작하라’ 입니다. ‘저축은 나중에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그때 해야지’, 그 여유는 안 생깁니다. ‘운동은 나중에 시간이 한가하면 해야지’, 인생에 한가한 시간은 오지 않습니다. 저축도 운동도 지금 시작해야 합니다.
모쪼록 질 좋은 근육을 키워 노후에는 진짜 몸짱으로 사시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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