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1주일간 태국 치앙마이로 여름 휴가를 다녀왔어요. 여행 중에 페이스북에 들어갔다가 반가운 소식을 봤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뇌과학자 장동선 박사님의 인공지능 특강! 저는 강연을 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듣는 것도 좋아합니다. 날짜를 보니 제가 한국에 귀국한 직후네요. 전날 밤 9시 50분 치앙마이에서 떠나 한국 시간 오전 5시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는데요. 집에 가서 짐을 풀자마자 강연을 들으러 갔어요.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닌가 싶지만, 제가 너무 좋아하는 장동선 박사님이, 제가 너무 궁금해하는 주제로 이야기를 해주신다니 안 가고는 못 배기지요.
저혼자 듣고 말기에는 너무 아까운 강연이라 여러분께 제가 듣고 느낀 점을 나눌까 합니다.
강연은 2개 장으로 나뉘어져 있었어요.
1장 AI란 무엇인가?
2장 AI 시대, 무엇이 중요할까?
먼저 인공지능에 대한 정의부터 내리십니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능을 흉내내어 만든 것인데요. 그렇다면 지능이란 무엇일까요? 정보를 취합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랍니다. 즉, 지능은 학습을 통해 문제 해결하는 능력입니다. 인공지능은 인간이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데이터로 만들어 학습합니다.
인공지능이 본격적인 화두가 된 것은 2022년 11월 챗 GPT가 등장한 후입니다. 이제 이게 사람이 쓴 건가? 기계가 쓴 건가? 구분하는 게 힘든 시대가 되었어요. 요즘 대학가에서는 챗지피티의 활용을 두고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어요. 과제를 제출할 때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걸 부정행위로 간주하는 학교도 있고요, 챗지피티를 써서 과제를 작성하는 걸 권장하는 학교도 있어요.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전자는 답이 있는 문제에 대해 정답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후자는 정해진 답이 있는 게 아니라 다양한 답이 있다는 걸 긍정하는 태도랍니다.
정해진 답이 있는 문제, 즉 '이순신 장군의 한산대첩이 일어난 연도는 언제인가?' 같은 문제는 사람보다 인공지능이 더 잘 맞춥니다. 데이터를 학습해서 답을 도출하니까요. 정해진 답이 없는 문제도 있습니다. '만약 이순신 장군이 트라팔가 해전에서 스페인의 무적 함대와 싸운다면 어떤 전략을 쓸 것인가?' 이 문제에 대한 답을 고민하기 위해서는 우선 챗지피티를 활용해 트라팔가 해전의 기록을 살펴보고, 이순신 장군의 전략을 알아봐야겠지요. 인공지능의 시대, 정해진 답이 있는 문제는 사람이 인공지능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질문을 고민해야 하고요. 창의성을 기르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인공지능은 그걸 위해 필요한 도구인 거죠.
AI 시대, 공부를 어떻게 할 것인가?
사람은 모르는 것을 어떻게 접할까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재미있어 하는 활동에 나는 흥미가 생깁니다. 사회적 관계망에서 새로운 흥미를 발견하기도 하겠지만, 오히려 사람과의 소통을 통해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요, 그걸 더 잘 알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편이 좋습니다. 인공지능은 도구거든요. 물어보면 답을 알려주고, 나의 생산성을 키워주는 도구.
붓과 물감이 있어요. 그림을 그리는 도구는 그냥 있으면 무용지물입니다.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붓과 물감을 만나면 멋진 그림이 탄생하겠지요. 인공지능도 마찬가지입니다. 챗지피티를 써보고 '뭐야, 별 거 없네. 시시하네' 라고 반응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 사람은 하고 싶은 일이 없는 사람입니다. 무언가 이루고 싶은 사람이 인공지능이라는 도구를 만나면 잘 쓰게 됩니다.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에게 붓과 물감은 창작의 도구지만, 그냥 어린아이에게는 벽에 낙서를 하는 장난감에 불과합니다. 즉, 인공지능이 도구로서 역할을 하려면, 우선 내게 전문성이 있어야 합니다. 나의 업에 깊이가 없다면, 인공지능은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자, 그렇다면 AI 시대, 무엇이 중요해질까요? 답은 창의성입니다.
인공지능은 주어진 답을 찾아내는 데 최적화된 도구입니다. 이제 사람은 답이 있는 문제가 아니라 답이 없는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해야하고요, 그걸 길러주는 능력이 바로 창의성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정답이 있는 문제를, 더 빨리, 더 많이 푸는 연습을 공부라고 여겼어요. 이제 이 영역은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더 뛰어납니다. 이제 우리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연습이 필요한데요. 한번도 가지 않은 길을 가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혼자 가는 것보다 여럿이 함께 가는 것입니다.
창의성을 기르는 데 있어 중요한 건 피드백입니다. 그러기에 앞으로는 협업의 중요성이 더 커지는 시대가 옵니다. 혼자 실행하는 것보다, 다른 이들에게 나의 생각을 보여주고 피드백을 주고 받으면서 더욱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거든요.
누군가 아이디어를 낼 때 꼭 필요한 태도가 있습니다.
"No, but..."이 아니라 "Yes, and!"의 자세.
누군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때, "아니야, 그러면 안 되고..." 하는 대신, "그래, 좋아, 거기에다 이렇게 덧붙여보면 어떨까?"라고 하는 거지요. 여럿이 둘러 앉아 회의를 해요. 누군가 아무리 엉뚱한 아이디어를 내도 무조건 긍정하는 겁니다. 심지어 거기에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덧붙이기 까지 해요. 그럼 옆사람이 보면 황당하지요. 어라? 저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네? 게다가 거기에 더 엉뚱하게 가네? 에라, 모르겠다, 그럼 나도... 이렇게 계속 순서가 돌아가다보면 그 사이에서 무언가 새로운 결과물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 내놓은 아이디어에 대해 그냥 한방에 "에이, 그게 되겠어? 다른 거 없어?"하고 넘어가버리면 몇번 차례가 돌기 전에 아이디어는 바닥이 나고 말테지만요.
AI 시대에는 3가지 능력이 중요합니다.
1. 질문하고 답을 끌어내는 소통능력.
2. 아이디어를 실천으로 옮기는 도전 정신과 실행력.
3. 다른 사람과 함께 협업하는 능력.
이제 저는 챗GPT도 협업의 대상으로 여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이 많아야 합니다. 그래야 자꾸 물어보고 답을 찾게 되거든요. 인공지능의 시대, 어떻게 살 것인가?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과는 좀 달라야 할 것 같아요. 정답만 졸졸 외우는 학습 방식이나 협업보다는 경쟁에 치중하는 삶의 태도로는 창의성을 키우기 어렵거든요.
비행기에서 밤을 새우고 강의를 들어 정리가 좀 부족할 수 있습니다. 나중에 '함께학교' 유튜브 영상에 본 강연이 올라오면 그때 찾아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아 오늘도 행복한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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