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이 또 도졌다.

 

나는 활자 중독이다. 항상 무언가 글을 읽어야한다. 혼잡한 전철에서 가장 쉽게 글을 읽는 방법이 스마트폰으로 블로그를 읽는 것이다. 그렇게 다른 이들의 블로그를 읽다, 어느 날 나만의 블로그를 시작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만든 게 블로그 '공짜로 즐기는 세상'이다.

 

나는 강연 마니아다. 짬만 나면 TED를 보거나, 요즘은 다음팟으로 '세상을 바꾸는 시간'을 본다. 다른 이들의 재미난 강연을 보다, 나도 저런 온라인 강연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만든 게 유튜브 '공짜로 즐기는 세상'이다.

 

나는 20자평 마니아다. 씨네21을 볼 때마다 20자평을 제일 먼저 펼친다. 2시간 짜리 영화를 20자로 함축하는 평론가들의 센스에는 매번 탄복한다. 나도 실시간 영화평을 올리고 싶다는 생각에 시작한 게 트위터 '공짜로 즐기는 세상'이다.  

 

나는 팟캐스트를 즐겨 듣는다. 아이튠즈 유에서 강의도 듣고, 나는 꼼수다도 즐겨 듣고, 김영하의 책읽는 시간도 좋아한다. 그래서 파업채널 M’에서 간담이 서늘해지는 토크쇼 - 서늘한 간담회 진행을 시작했다. 라디오 피디들이 연출하고 편집을 도맡아 해준다. 재밌긴 한데, 뭔가 아쉽다.  

 

아뿔싸... 병이 또 도졌구나...

 

나는 무엇을 좋아하면, 미친듯이 좋아하고, 꼭 내 손으로 만들어봐야 되는 성미가 풀린다. 그럼 팟캐스트 직접 만들기에 도전해야 할텐데... 블로그, 유튜브, 트위터와 달리, 이 놈은 만만치가 않다. 왜? 강력한 진입장벽이 있다. 바로 서버 비용이다.

 

나같은 짠돌이는 나는 꼼수다를 듣다가 서버 비용이 천만 원 어쩌고 하는 대목이 나오면 기겁한다. 블로그나 유튜브는 운영에 있어 전혀 금전적 부담이 없다. 심지어 원하면 광고를 달아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팟캐스트는 수익과 관계없이 일단 서버 비용을 내야한다. 젠장! 돈 들이는 건 질색인데!

 

그래서 열심히 뒤졌다. 무료 호스팅 서비스. 있다. 팟빵에서 정액제 호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3개월 무료 체험 이벤트를 한다. 앗싸! 공짜다, 공짜! 아내가 늘 흉본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들이킬 인간이라고. ^^

http://www.ssenhosting.com/hosting/pod

 

 

 

팟캐스트를 직접 만들어보니 무척 민망하다. 음악도 없고, 편집도 없다. 그냥 2만원 짜리 마이크 하나 사서 피씨에 연결해서 혼자 30분간 떠들었다. 그래도 이런 식으로 나만의 방송이 만들어진다는 게 마냥 신기하다. 팟캐스트를 만들고 싶은 분이라면 한번 들어보시라. 아마 자신감이 팍 생길 것이다. '방송사 피디가 이 정도 밖에 못 만든다면, 나라면!' 그런 효과를 노린 것이니 퀄리티가 후지다고 너무 흉보지는 마시길.^^

 

사람들이 가끔 궁금해한다. '어떻게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다 할 수 있나요? 난 하고 싶은 게 있어도 잘 안되던데...' 남한테 신경끄고 살면 된다. 잘해야한다는 강박을 버리면 된다. 한마디로 겁없이 저지르고 살면 된다.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못하는 이유는, 잘해야한다는 강박 때문에 시도조차 못하기 때문이다. 

 

무식하면 용감하다. 실패의 두려움, 사람들의 비웃음은 신경쓰지 않는다. '잘하고 못하고는, 일단 시작해보기 전에는 모른다.'

 

그래서 시작했다. 팟캐스트 '공짜로 즐기는 세상'

http://www.podbbang.com/ch/3925

아이튠즈에서도 '공짜로 즐기는 세상'을 검색하면 된다.

 

팟캐스트 월드를 만들어주신 잡스님께 감사드린다.

Stay Hungry, Stay Foolish!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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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rdragonfly1234 2012.06.09 08: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피디님, 덕분에 좋으거 많이 배웁니다...

    제가 20대 때에는 뭔가 할말이 많이 있었는데, 점점 나이를 먹어갈수록 말을 사리게 되네요... 감각이 떨어진다는거 겠죠. 김피디님 얘기를 들으니 좀 늦었지만 저도 팟 캐스트 한번 도전해보고 싶군요.

  2. 슈란 2012.06.09 08: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하고 못하고는 시작해 보지 읺고는 모른다.
    용기 주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3. 맛돌이 2012.06.09 08: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끝없는 도전
    그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

  4. prism_K 2012.06.09 10: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엠비씨 파업 덕분에 피디님 알게되고, 팬까지 되어서 피디님의 공개된 모든 행적!에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는데 오늘은 팻캐스트까지 !!! ㅎㅎ 재밌게 잘 듣겠습니다~

  5. 김하연 2012.06.09 14: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pd님 지금 잘 듣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감사하게 잘 듣겠습니다. 그런데 음량이 조금만 더 컸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작게 들려서 집중해서 듣고 있습니다. 최대한 으로 설정해야 들을만 해요 ^^;

    • 김민식pd 2012.06.10 06: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흑흑... 공짜 프로그램인 곰 녹음기로 녹음하는데 아직 작동법이 서툴러서 음량 조절을 못하고 있어요.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주먹 불끈!

  6. Jane 2012.06.09 15: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맙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언제나 새로운것에 도전하는 정신 부럽습니다. 이번팟캐스트도 대박나세요!

  7. 재처리꺼져 2012.06.09 20: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5월 중순에 등록하셨네요. 일찍 좀 알려 주시지.ㅋㅋㅋㅋㅋ

    방금 mp3로 다운했습니다.

    마봉춘 김민식pd님 화이팅!

  8. mrdragonfly1234 2012.06.11 01: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생각이 하나 났는데,, 김피디님, 그동안 책을 엄청 읽으셨는데, 그냥 매회 한권/두권씩 책의 요약 ( 스포일러라 생각하지 마시고, 어차피 안읽을사람들 위해 적선하는 기분으로) 및, 김피디님 특유의 비평을 특징있는 자세로 (목소리, 또는 말투) 연재를 하면 어떨까요? 물론 표준어도 중요하겠습니다마는 상품기획성 차원에서 뭔가 특색이 있어야 하니까, 약간 사투리 섞어서 구성지게 도올처럼...어떨까요?

    다른 아이디어는, 아시는분 한분을 데리고 조용한데 그냥 앉아서 편하게 인터뷰식으로 서로 묻고 대답하는 겁니다. 너무 중구난방 들어가지 않게 (물론 자연스레 나오는것은 상관없지만) 몇가지 주제에 한정해서 김피디님이 묻고, 그사람이 얘기하면, 김피디님이 가차없이 비판을 해서 깍아내리는거라든지... 아니면 붕 띄워주시던지....

    김피디님의 편하게 얘기하시는 걸 들어보는것도 좋을것 같군요.

  9. mrdragonfly1234 2012.06.11 02: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또 한가지 아이디어는 옛날 데이빗 레터맨이 해서 인기를 끌었던 방식인데, 김피디님의 더미 역할을 할사람을 한번씩 섭외를 해서, (철수라고 한다면) 귀에 작은 무선 이어폰을 끼게 만들고, 가슴에는 무선 마이크를 설치한후, 철수로 하여금 이사실을 전혀 모르는 친구를 만나게 합니다. 심각한 주제를 놓고 토론을 하게 해놓고, 갑자기 엉뚱한 말을 하면서 상대를 비비꼬게 만드는 것입니다. 철수는 그냥 김피디님이 귀에다 대고 말하는대로 연기하듯 따라하게 만들고, 김피디님은 조금 떨어진 장소에 숨어서 마이크로 듣고, 뭐라고 말할지 지시를 내리면, 철수가 그대로 앵무새처럼 따라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알리없는 철수의 친구는 당황하여 상황이 재미있어집니다.

    무선 마이크 값이 좀 문제가 될것 같읍니다마는, 순발력있게 잘 말하는 사람이 지시하면,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10. 유레카 2012.07.08 19: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쓰시는 마이크 모델명 좀 알 수 있을까요?
    2만원짜리인데 음질이 참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