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페이스북이 뭐야?
요즘 소셜미디어의 총아는 페이스북이다. 예전에 싸이월드가 그랬고, 다음 카페가 그랬듯, 요즘 대세는 페이스북이다.
인터넷 속도가 빨라지고, 저장 용량이 늘어나는 소셜 미디어의 발달 과정으로 보면 페이스북의 등장은 텍스트를 올리는 카페나 싸이월드의 다음 단계다. 사진을 올리는 페이스북에서 동영상을 올리는 유튜브로 넘어갈 것 같긴 한데, 동영상 보다는 아직은 셀카가 대세인지라 페이스북의 인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 같다.
페이스북은 말 그대로 ‘얼굴책’이다. 셀카 얼굴 사진을 올리는 곳인데, 셀카도 너무 잦으면 질리니까, 맛집 음식 사진도 올리고, 풍경 사진도 올리고, 아기나 강아지 사진도 올리는 거다. 사진에 곁들여 이런 저런 사는 이야기를 올려 고시랑 고시랑 수다 떠는 거다. 이런 저런 수다도 좋지만, 페이스북의 최고 기능은 잊었던 친구들을 찾아내주는 것이다.
얼마 전 내 페이스북 친구가 이런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 네 덕에 잊고 살았던 친구들을 다시 만날 수 있었어. 고마워, 주커버그.’ 미국에 간 후 소식이 끊겼던 친구 페이스북을 찾아가면 새로 태어난 아기 사진을 볼 수 있고, 최근 친구가 즐겨다니는 여행지의 사진도 볼 수 있다. 풍경 사진 속 배나오고 머리가 벗겨지는 친구의 모습은 덤이다.
내가 페이스북을 즐겨 사용한 건 실은 블로그 때문이다.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 방문자가 몇 명 되지 않아 글에 반응이 없었다. 메아리 없는 혼자말도 계속하면 싫증난다. 그래서 주위 친구들의 반응을 살펴보려고 페이스북에 블로그 글을 올렸다. 그랬더니 페이스북 친구들이 블로그를 하나 둘 찾아왔다.
페이스북이 좋은 점? 여기저기 블로그나 트위터로 쓴 글도 한 곳에서 댓글을 남기고 ‘좋아요’를 누를 수 있다는 거다. 여기저기 널려있는 나의 흔적을 친구들에게 진열하고 친구들에게 칭찬해주세요, 토닥토닥 해주세요, 하는 거다. 블로그 초기, 찾아오는 사람이 없을 때, 페이스북에서 매일같이 ‘좋아요’를 눌러주는 친구가 있어, 아침에 눈을 뜨면 그 친구에게 편지 쓰는 기분으로 글을 쓸 수 있었다.
페이스북, 나의 삶을 친구들에게 알리는 데 최고의 공간이다.
WHY NOT? 페이스북에 글을 많이 올리지 않는 이유?
내 페이스북에는 블로그나 트위터에서 발행한 글 말고 페이스북에 직접 올리는 사적인 이야기는 별로 없다. 왜? 페이스북이 완전히 사적인 공간은 아니니까.
한때 조선일보가 페이스북에 올린 판사들의 글을 문제 삼은 적이 있다. 페이스북은 어디까지나 사적인 공간이다. 친구에게 투덜거리듯이 세상 불평을 늘어놓을 수도 있는데 사적인 공간에서 한 소리를 공적인 프레임으로 걸어 법원의 권위에 흠집을 내려고 했다. 이거 좀 치사한 거 아닌가? 이를테면 누군가 내 페이스북을 들여다보고 그걸 가져가 ‘MBC PD, 대통령에게 감히 이런 소리를?’ 하고 포털 메인에 올린다고 생각하면, 모골이 송연하다.
나는 페이스북보다는 블로그로 이야기하는 게 편하다. 블로그는 발행을 누르기 전까지는 수정을 통해 글을 다듬을 수 있으니까. 괜히 흥분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 썼다가 불순한 의도를 가진 이들에게 빌미를 제공하고 싶지는 않다.
페이스북에 세상을 비판하는 글을 쓰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고, 그냥 소소한 사는 이야기만 하지 그러냐고 물을 수 있다. 글쎄... 난 내 소중한 인생 10분을 들여 글을 쓴다면, 적어도 그 글은 세상을 바꾸려는 목적에 종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털끝 하나 바꿀 수 없다면, 적어도 나 자신을 옭아매는 말의 감옥이 되어야한다. 지금 나의 글은 적어도 미래 나의 행동을 끌어내는 도구여야 한다. 세상을 바꾸진 못해도 나라도 바꿔야 할 것 아닌가?
안다. 날 선 글만 쓰고 살기에는 팍팍한 인생이라는 거. 영화 뒷담화도 하고, 상사 뒷담화도 하고, 남친 뒷담화도 해야 된다. 그런 여유를 위해서라면 페이스북 즐길 만 하다.
다만 페이스북에서 나누는 사이버 위로에 익숙해지다 보면 내가 현실에서 해야 할 일을 놓치는 수가 있다. 다만 그걸 경계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