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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즐기는 세상/2017 MBC 파업일지

숙박왕 김재철이 무한도전 '김태호' PD를 욕보인 이유?

by 김민식pd 2012. 3. 9.
집에 도둑이 들었다. 비싼 국보급 도자기를 훔쳐 달아나려다 깨어난 집 주인과 싸움이 벌어졌다. 어차피 내 것이 되기 어렵겠다 싶자 그 도둑은 갑자기 도자기를 번쩍 내던져 깨뜨리고 만다. 참 심통 사나운 도둑이 아닐 수 없다.

어제 기사가 하나 떴다. 김재철 사장이 어제 방문진에 출석해서 이런 말을 했단다.
"무한도전의 김태호 피디는 회사도 싫고 노조도 싫다더라. 이번 파업은 노조가 주동한 정치 파업으로 대다수 사원들이 이를 반대하고 있다"


(사진은 마이데일리 기사에서 빌려왔습니다.)
http://www.mydaily.co.kr/news/read.html?newsid=201203080810231116&ext=na

김태호는 내가 회사에서 가장 아끼는 후배다. 아니 MBC 전직원이 아끼는 보물같은 친구다. 태호는 예전에 내가 일밤에서 '러브하우스'를 연출할 때, 1년 정도 조연출로 일하며 내게 많은 도움을 줬다. 오래 지켜봐서 그를 잘 안다. 그는 우리 시대의 자유로운 영혼이자, 깨어있는 지식인이다. 딴따라 피디와 행동하는 지식인, 두가지가 상반되어 보이지만, 그 두가지의 결합을 성공적으로 완성시킨 친구가 바로 김태호다.

김태호가 대중에게 사랑받는 이유? 그가 '개념 피디'이기 때문이다. "저희의 밥그릇 싸움이 아닌 미래... 여러분을 위한 밥그릇 싸움입니다." 이런 멋진 말을 남길 줄 아는 그이기 때문에 대중도 그를 사랑하는 것이다. 그런 김태호를 '회사도 싫어하고, 노조도 싫어하는' 기회주의자로 변질시키려한 김재철, 그의 의도는 무엇일까?

방문진은 MBC의 사장을 선임하고 해임하는 기관이다. 사장이 자신의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후배의 충정을 욕보인 것인가? 김재철은 이제 곧 MBC를 떠날 사장이지만, '무한도전'의 김태호는 오래 오래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을 MBC의 최고 자산이다. 1년도 안 남은 자신의 임기 보전하자고, 앞으로 20년 넘게 MBC를 먹여살릴 후배를 죽이자는 심산인가?

하긴, MBC 보도국 현역 기자 166명 기자 전원이 사장 퇴진을 외치며 집단 사직을 결의하자, 오히려 모든 취재기자의 계약직화하겠다고 공언한 분이니, 놀랄 일도 아니다. 파업이 장기화되자 공채를 폐지하고 전 프로그램을 외주화해서 모든 피디를 계약직화하겠다고 공언한다. 그를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공영방송 MBC의 숨통을 끊어놓으라는 MB 정권의 밀지를 받고 파견된 자객이구나.'

미안하지만, 우리, 그렇게 호락 호락 당하지 않는다. 영혼 없는 기자와 돈에 팔려다니는 피디가 되느니, 차라리 해직 기자, 징계 피디가 되겠다.    

숙박왕 김재철이 방문진에 가서 거짓말을 고하기 바로 이틀전, 김태호 피디는 조국 교수와 인터뷰를 통해 이번 파업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김태호와 김재철의 투샷은 어울리지 않는다. 내가 보기에 더 잘 어울리는 투샷은 김태호와 조국이다.
 

  
2012/03/05 - [공짜 PD 스쿨] - 김태호 PD "파업 동참 이유는 가슴이 울어서..."
우리 시대 행동하는 지식인과, 즐길 줄 아는 양심이 만났다. 정말 멋진 두 남자의 투샷에 가슴이 설레인다.

김태호 - 조국 교수의 인터뷰를 못 읽은 분께는 일독을 권한다. 피디 지망생들에게는 연출가의 좋은 자세 하나를 배울 기회라고 생각한다. 

내가 아끼는 후배, 김태호를 욕보인 숙박왕께는 내가 따로 '빅엿'을 준비했다. 그 '빅엿'의 정체는 다음주 수요일 오전에 공개하겠다. 기대하시라~!!! 
 
'MBC 프리덤'의 뮤비가 반응이 좋아서 플래쉬 몹으로도 만들었다. 서울역 대합실에서 전사원이 몰려가 깜짝 시위를 벌였다. 여러분도 함께 즐겨주시길~ "MBC 프리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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