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여러분, 정말 죄송합니다.
이번주로 예정되었던 '해를 품은 달'의 마지막 회 방송은 나가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는 MBC 최고 드라마의 결말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해품달' 결방의 진짜 이유를 고백합니다.
이번주 해품달이 방송나가지 않는 이유는...
김재철 사장님을 위한 저희 드라마 PD들의 마지막 충정 때문입니다.

2주일 전에 MBC 드라마 피디들은 사장님께 노보를 통해 이런 글을 드렸습니다.

"해품달 좀 그만 파시죠!"

아시다시피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 연일 시청률 고공행진중입니다. 드라마국 구성원들로서 참으로 기쁘고 자랑스런 일이지요. 허나 파업의 와중에 마냥 좋아만 할 수는 없습니다. 더군다나 ‘해품달’의 성과가 김재철 사장의 치적이자 경영 능력의 결과라는 듯 내세우는 걸 보노라면 분노마저 끓어오르는군요. 김재철 사장이 취임 이후 드라마국에 들이댄 칼날, 그로 인해 입은 깊은 상처를 기억하는 우리들로선 말이죠.


 
드라마국이 액받이냐구욧?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드라마국은 1,2국으로 나뉘게 됩니다. ‘경쟁력 강화’라는 모호한 명분으로 나뉜 드라마국은 ‘네 일, 내 일’ 구분하며 분열되었고, 사실상 조직문화가 와해되었습니다. 심지어 사장 지시에 의해 2편의 수목 미니시리즈를 편성국이 담당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일어났었지요. 불행히(?) 편성에서 담당한 ‘넌 내게 반했어’의 참패로 애초 편성 슬롯이었던 1,2월 수목미니가 다시 드라마1국으로 급박하게 배정되었습니다. 드라마국 못 믿겠다며 뺏어갈 땐 언제고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듯 터억, 말이지요. 체할 법도 하건만 저희 드라마국은 수모와 치욕을 접어두고 오로지 드라마와 시청자만 바라보며 수습했습니다. 그런 우여곡절의 결과가 ‘해품달’입니다.


낙하산 사장의 ‘무모한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욕망의 불꽃’을 시작으로 ‘절정’ ‘무신’, 방송예정인 ‘메이퀸’과 ‘신의 그릇’까지, 김재철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낙하산 드라마들이 꽂힙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라’며 내부 심사는 눈 가리고 아웅 식의 형식적인 절차로 전락해 버렸구요. 왜 그런 드라마를 해야 하는지, 기획과 대본의 질은 담보된 것인지, 과연 경쟁력은 있는 것인지…. 질문과 대답 모두 금기시됩니다. 그저, 몇몇 지자체 및 지방사와의 특별한 관계를 그 이유로 미루어 짐작할 따름입니다. 그렇게 드라마국 구성원들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까라면 까는’ 반벙어리 예스맨 혹은 찍새가 되어버렸습니다. 암요, 쪼인트도 까이시며 살신성인하신 분께서 까라면 까야죠! 영혼을 팔고 날밤을 새며 열심히 까야죠~! R세례를 퍼부으셔도 까야죠~!


‘해품달’좀 제대로 보시죠!


보셨다면 ‘피한돌’을 아실텐데. 병들고 굶어 죽어가는 자식들을 두고 강제 노역에 불려갔던 ‘피한돌’ 말입니다. 권력집단인 외척세력들은 백성들의 피같은 세금을 걷고 노역을 강요하고는 정작 사병을 키우고 있었지요. 그렇게 나라는 권력자의 것이 되고, 백성들은 언로가 막힌 채 힘겨운 하루하루를 살아낼 수밖에 없었지요. 그때 홀연히 ‘피한돌!’을 외쳐주고 보호해주는 이가 있었으니, 우리의 멋진 왕 이훤입니다. 이훤이 한 일, 그게 바로 언론의 역할 아닐까요? 권력의 잘잘못을 가리고 ‘피한돌’의 사연을 전하는 것 말이지요. 언로가 막힌 언론은 언론이 아니요, 언로가 막힌 조직은 언론사가 아닙니다. 드라마국 역시 예외일 수 없지요.


 김재철 사장님, MBC는 당신의 액받이가 아닙니다. 드라마국 역시 마찬가지구요. 그러니 여기저기 드라마 좀 그만 파시고, ‘해품달’이 그렇게 좋거든 사장직을 내놓고 한 사람의 시청자로 돌아가 제대로 시청하세요! 종영이 얼마 안 남았으니 서두르시기 바랍니다.

<이상 기사 제공 '파업 채널 M'          http://saveourmbc.tistory.com/298>

2주전에 사장님께 이렇게 간곡한 부탁을 드렸는데도, 사장님은 요지부동이시더군요.
심지어 우리가 사랑하는 선배와 동료에게 해고의 칼날을 휘두르면서까지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법인카드에 연연하는 모습에 우리는 분노했습니다.
그 결과, 어제 날짜로 MBC 드라마 피디 전원이 파업에 동참하게 되었구요.
건국 이래 최초! 방송사 파업으로 드라마가 결방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일어났습니다. 


김재철 사장님! 본인이 그렇게 자랑하던 '해품달'도 이젠 멈췄습니다.
저희가 해품달의 마지막 회 방송을 미룬 이유는 다름이 아니오라,
사장님께 시청자로 돌아갈 일주일의 시간을 더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부디 다음주에는 마음 편히 댁에서 '해를 품은 달' 마지막회를 시청하시기바랍니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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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힘내세요... 2012.03.07 11: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파업을 지지합니다... 힘드시겠지만 시청자들은 드라마pd들의 파업동참을 찬성합니다... 사실 드라마가 결방되어야 사람들의 관심이 증폭되니깐요... 꼭 승리하시길....

  2. 화이팅입니다! 2012.03.07 12: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힘내세요~어떻게 도와야할지 몰르지만 마음으로는 절대적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3. 보헤미안 2012.03.07 12: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게나 말입니다.
    그간 해품달의 성공은 본인에 의해 일어난 일어난 일인양
    하더니 결국 일이 일어나고 말았네요~
    아무튼 화이팅이네요☆

    • 김민식pd 2012.03.08 08: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남의 일은 자기 공인양 말하는 것... 사장님은 절대 그럴 분이 아닌데... 아마 이진숙 홍보국장이 혼자 오바하셔서 그렇게 쓰신 걸거에요. 사장님은 절대 그럴 분이 아니거든요~^^

  4. 초록누리 2012.03.07 14: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해품달 시청자지만 괜찮습니다.
    참고 기다리겠습니다. 파업지지합니다.
    반드시 승리하십시오. 아니 승리합시다!!!

  5. 나비오 2012.03.07 15: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추천과 페이스북과 트위터 모두 날리고 갑니다.
    해품달을 보는 모든 시청자들이
    이글을 봐야 할 것 같네요

    화이팅! 입니다.

  6. coth33 2012.03.07 17: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쩐지..언젠가부터 엠본부 들마가 병맛이고 편성도 그지 같더니..
    사장 하나 바뀌었다고 드라마 질까지 좌지우지 되는 이런 꼬라지가 말이 되나..
    예전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엠본부가..
    지난 40여년간 엠본부 들마만 보다시피 했던 시청자이지만..
    요즘 엠본부 들마는 엠본부만의 색깔이 없어..그냥 뒤범벅이 된 맛이야..
    정작 좋은 들마는 편성을 거지 같게 해서 빛을 못보고..
    에휴..드라마까지 참견하는 재처리는 참 누구 닮아 꼼꼼도 하구만..
    아휴 지겨워..다 싫다는데 쿨하게 좀 떠나주면 안 되겠니..

    • 김민식pd 2012.03.08 08: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곧 내쫓고 참신한 드라마 들고 돌아갈게요. 파업 끝나면 정직 기간 동안 드라마 연출 공부도 새로 하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7. 2012.03.07 22: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김민식pd 2012.03.08 08: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동남아 얼굴이 아프리카 수준으로 진행된다고? 15년만에 찾아와서 한다는 소리가 진짜... 징계 먹고 돈떨어지고 배고프면 연락한다. 밥 사주라~ 파업 이슈는 뭔지 모르지만, 김민식이 한다니까 정당한 이유가 있겠지... 캬! 내가 이제껏 들은 지지 멘트 중 최고다. 역시! 고마우이, 오랜 친구를 찾아와줘서~

  8. 의식있는인생 2012.03.08 04: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낙하산을 해야만 하는 그사람의 개인적인 사정들을 언제까지 우린 들어줘야만 합니까. 참 답답한 정부군요.
    파업참여, 참으로 고귀한 결정이었습니다. 그 의지에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 김민식pd 2012.03.08 07: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불편을 감수하고 지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숙박왕을 무상급식 가능한 국립 호텔로 모신 후,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