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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즐기는 세상/2017 MBC 파업일지

사장님이 부끄러워요~

by 김민식pd 2012. 2. 4.
왜 파업 하니?

라고 물으신다면...

저는 쪽 팔려서...라고 답하렵니다.

부끄러워서... 사는 게 참 염치 없어서, 파업을 합니다.

언젠가부터 MBC 직원이라는 게 부끄러웠습니다.
 
뉴스데스크가 부끄럽고, 피디 수첩이 창피했어요.

어떤 분은 묻더군요.

'보도가 공정하지 못하다면, 뉴스만 파업을 하면 되지 않느냐?'

'식빵에서 쥐가 나왔는데, 쥐만 빼고 빵을 먹으면 되나요?'

또 누군가는 묻습니다.

'당신들의 소임이 방송인데, 왜 맡은 바 책임을 다하지 않는거냐?'

'상한 음식인 줄 알면서도 계속 만드는 게 요리사의 책임인가요?'

저희는 싸울 것입니다.

올바른 보도를 하기 위해, 올바른 방송을 만들기 위해, 싸울 것입니다.

엉망이된 보도도, 망가진 교양도 부끄럽지만,

무엇보다 전 김재철 사장이 부끄러워 견딜 수가 없습니다.

왜 그렇게 사장이 부끄럽냐구요?

그 분은 부끄러움을 모르니까요.

부끄러움을 모르고 사는 그 분이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김재철을 모르신다면,
문학중년 김재철의 낭독의 발견,
10 아시아 기사를 추천합니다.
http://10.asiae.co.kr/Articles/new_view.htm?a_id=2011080304570009821)


저는 내일, 제9회 한강 동계 마라톤 대회에 나갑니다.
사진 속 조끼 입고, 10킬로 단축 코스를 뛸 겁니다.
많이 부끄럽겠지요?
참 별의 별 퍼포먼스를 다하는구나 싶을 겁니다.
부끄럽지만 참을 겁니다.
쪽팔리는 걸 모르는 김재철 사장을 보며 배웠어요.
"쪽팔리면 지는거다."
앞으론 MBC라는 세 글자로 인해 쪽팔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싸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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