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회사 앞에서 '3보 1퍽'이라는 아주 해괴망측한 퍼포먼스를 한 분이 계십니다. 성공회대 탁현민 교수님인데요, 당시 MBC 경영진이 내놓은 '소셜테이너 방송 출연금지법'이라는 해괴망측한 작태에 맞대응으로 가운데 손가락에 힘을 실어 사장실을 향해 크게 주먹 감자를 먹인 분입니다. 그런데 그 해괴망측한 시위가 먹혔는지, 1주일도 안되서 진짜 사장이 사퇴서를 냈습니다. MBC 직원들은 환호하면서 속으로 그런 생각을 했답니다. '그 뻑큐 시위가 통한건가?'
물론 사장은 며칠도 안돼 뻔뻔하게 다시 돌아왔습니다. 자신의 고향인 사천으로 돌아가 국회의원 출마를 하려다 물을 먹었는지, 그냥 3선 사장으로 돌아온거지요. 그래서 직원들 사이에선 이런 농담이 나왔어요. "나갔더니 사천 짜장, 돌아오니 삼선 짜장." 지엄하신 사장님을 웃기는 짜장 취급하다니, 저희 패륜아인가요?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배경으로 한 유대인 농담이 유난히 많은 이유는? 견디기 힘든 고통이나 공포가 오면, 유머라는 방어기제가 작동합니다. '나는 꼼수다'의 성공 역시 가카라는 어마어마한 공포의 대상을 만나, 국민적인 방어기제가 작동한 덕인거죠. '무섭지 않다, 우습다. 우습다...' 온 국민이 그런 주문을 외우며 공포에서 벗어났습니다. 무서운 대상을 웃어 넘기려는 지혜... 약하고 가진 것 없는 이들의 유일한 무기 아닌가요?
어제 탁현민 교수님께 '3보1퍽의 주술적 효과'에 대한 전투력 증강 특강을 들었습니다. 얼마전 탁교수님은 최시중 방통위원장에게 '3보1퍽'을 날렸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최시중 방통대군이 사퇴했습니다. '탁교수님의 가운데 손가락은 정말 영험하구나!'
(파업중인 MBC 조합원을 상대로 전투력 증강 특훈을 강의중이신 탁현민 교수님~)
MBC 파업이 시작되었습니다.
'남극의 눈물' 펭귄에게 배우겠습니다. '허들링'의 지혜.
사장퇴진 그 하나를 위해 '무한도전!'하겠습니다.
'해를 품은 달'처럼 '시청자를 품은 MBC'로 거듭나겠습니다.
'불만제로'에 제보하렵니다. 고장난 낙하산 사장, 반품해주세요.
정권의 하수인, 그 빵꾸똥꼬를 향해 '거침없이 하이킥!'
'정오의 희망곡' 첫 곡은 사장님께 바칩니다. '우리 이제 그만 헤어져.'
즐겁고 유쾌하게 싸우겠습니다.
우리의 염원이 우주적 기운과 만나 주술적 효과를 발휘하는 그날까지~
응원해주시는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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