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입니다. 100세 인생은 이전에 누구도 살아본 적이 없는 시대입니다. 수십만년을 살아온 인류가 처음으로 장수의 축복을 누리게 되었어요. 준비되지 않은 장수는 자칫 고령화의 저주가 될 수 있어요. 일본은 우리보다 고령화 사회가 빨리 왔고요. 유교문화권이라 비슷한 정서를 가지고 있어요. 일본의 노후 설계사는 책에서 이런 예언을 합니다.
'56세, 황혼이혼 위기에 봉착하다.
60세, 연봉은 반으로 줄어들고, 일은 신입사원급으로 돌아간다.
66세, 암 선고를 받다.
70세, 의료비 지출이 증가해 평생 모은 돈이 사라진다.
77세, 집을 싼값에 급매로 내놓다가 손해만 본다.
82세, 치매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다.
90세, 시설 입원 후 제대로 걷지 못하고 누워만 있다.'
<나이 드는 게 두렵지 않습니다> (요코테 쇼타 지음 / 윤경희 옮김 / 중앙북스)
제 나이가 쉰 다섯인데요. 이런 말이 남의 일 같지 않아요. 제가 주위에서 흔히 접한 사례거든요. MBC는 정년퇴직이 보장된 회사입니다. 61세에 퇴직 후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아요. 살이 심하게 빠져 '혹시 암에 걸린거 아닌가?'하는 걱정을 했는데 알고 보니 우울증에 불면증이 겹쳐 그렇다고요. 책에 나온 60대 환자의 사례가 있어요.
'그의 아내는 갱년기 증상을 겪고 있는 탓에 매일같이 스트레스를 남편인 자신에게 푼다고 했다. 19세 딸은 최근 학교에서 있었던 사소한 일로 SNS 왕따를 당해 등교를 거부하며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고향에 계신 어머니가 치매에 걸려 그는 장거리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를 돌보기 시작했고, 금전적인 불안과 익숙하지 않은 간호 활동에 체력이 바닥났는지 몸 여기저기가 쑤시고 아프다고 호소했다. 그러고는 끝내 '이제는 사는 게 괴롭다'며 눈물까지 흘렸다고 한다. 아내, 딸, 어머니 세 사람을 원인으로 한 노인성 우울증이 나타난 것이다.'
(72쪽)
퇴직을 하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족과 갈등이 심해지고요. 90대가 된 부모님을 돌보다 몸과 마음이 지칩니다. 퇴사했으니 이제 가족과 시간을 더 보내야지, 싶은데요. 그러다 우울이 심해집니다. 아이들이 출가하고, 배우자를 떠나 보내고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노후의 우울증은 치매로 발전합니다. 치매는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노인에게 더 빨리 찾아오거든요.
노인성 우울증이 위험한 이유는, 발견이 어렵기 때문이지요. 젊은 사람의 우울증은 쉽게 발견됩니다. 학교에 가지 않거나, 출근하지 않는 경우, 이상 신호가 동료나 가족에게 전달되거든요. 그러나 퇴직하고 혼자 사는 노인의 경우, 우울증이 발병해도 발견이 어려워요. 치매보다 더 두려운 건 극단적 선택이지요. 일본의 고령자 자살자 중 65%는 우울증을 앓고 있었답니다.
오늘의 질문 : 우울증을 피하려면 어떻게 할까요?
'우울증을 유발하는 여러 요인 중 하나로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감소가 있다. 세로토닌은 이른바 '행복 호르몬'이라고도 불린다. 세로토닌이 증가하면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오전에 쏟아지는 태양 빛을 받으며 산책을 하면 세로토닌이 분비된다. 평온함과 편안함을 얻을 수 있고 기분이 좋아지며 활력이 나온다. 한편 세로토닌이 줄면 불안, 걱정, 예민함, 신경질, 초조 상태가 되고 만성화하면 우울증이 된다. 실제로 기상청과 후생노동성이 함께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동북 지방인 일본해 방면과 니가타 현의 경우, 겨울 일조시간이 짧아지는 동시에 자살률도 높아졌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82쪽)
2021년 1월, 저는 무척 우울했습니다. 24년을 다닌 MBC에 사표를 쓰고 나왔고요. 제가 좋아한 드라마 피디라는 커리어는 끝이 났지요. 아침에 눈을 뜨면 무조건 나가서 걸었습니다. 제주도 올레든, 속초 해파랑길이든, 양재천 산책로든, 아침에 일어나면 나가서 3시간씩 걸었습니다. 저자는 노인성 우울증을 피하는 습관으로 아침 15분 산책을 권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단 15분이라도 햇빛을 맞으며 동네를 산책하라고 권합니다.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오래 하는 것, 그 안에 노후의 행복이 있다고요.
어제 아침 일어나니 눈이 왔더군요.
신분당선을 타고 청계산입구역으로 가서 청계산을 올랐습니다.
원터골 쉼터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원터골 쉼터를 지나 갈림길에서 매봉 대신 진달래 능선으로 내려오면 1시간 반 정도면 산행을 마치고 집으로 갈 수 있어요.
맑으면 맑아서 좋고, 눈이 오면, 눈이 와서 좋은~
산에서 만난 길냥이가 인사하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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