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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즐기는 세상/짠돌이 강연 수강일지

가보지 않은 길

by 김민식pd 2021. 12. 6.

'가보지 않은 길'이라고 하면, 여러분은 인생에서 어떤 장면이 떠오르나요? 저는 2011년의 어느날이 생각납니다. 피디가 걸어가는 직업 경로는 AD - PD - CP입니다. 조연출 - 연출 - 기획이라고도 하지요. 나이 마흔이 넘어가면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현장 연출가로 남아 계속 드라마를 만들것인가, 아니면 기획이라 불리는 책임 피디가 되어 후배들의 제작을 도울 것인가. 전문직이냐, 관리직이냐, 길이 갈립니다. 물론 둘 다 하기도 해요. 직접 자신의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하고, 작품이 끝나면 관리자로 후배들의 기획을 돕기도 하고요. 

2011년에 신임 드라마 국장님이 부르셨어요. 

"민식씨, 현장 연출도 재밌겠지만, 책임 피디로 일해보는 건 어때요? 민식씨가 CP를 맡아 부서 관리를 해주면 좋겠는데."

국장 아래 4개의 부서가 있고, 그 장이 CP입니다. 부장 승진을 제안하신 거죠. 예능에서 넘어온 지 몇 년 되지 않아 아직 부장이 되기엔 어렵지 않겠냐고 말씀드렸더니, 그러셨어요.

"민식씨는 혼자 일하는 독불장군보다, 협업을 잘하는 관리자가 더 어울려요. 일단 나랑 한번 해보고, 1년 쯤 지나고 다시 현장 업무가 그리우면, 그때 돌아가도 되고."

그 국장님은 제가 주말연속극을 연출할 때, 모시고 일하던 책임 피디셨어요. 제가 일하는 걸 6개월 넘게 옆에서 지켜보신 분이 그런 말씀을 하시니 용기가 생기더군요. 어려운 자리지만 한번 해보겠노라고 말씀드렸어요. 노조 회의에 가서 그 얘기를 했더니 다들 펄쩍 뛰더군요. 노조 부위원장은 직원 대표인데, CP는 상급 관리자라 이해충돌이 생긴다고요. 노조 임기가 끝나야 부장을 맡을 수 있다고 해서, 국장님을 찾아가 1년 뒤에 다시 불러주십사 했습니다. 

네, 노조 임기가 끝나고 부장 승진은 어려워졌죠. 승진은커녕 정직 6개월에 대기발령이 났으니까요. 결국 피디의 커리어 중 기획자의 역할을 한번도 못해보고, 2020년말에 회사를 나왔습니다.  

명퇴를 하니 일에는 미련이 없는데, 부족한 공부는 이어가고 싶었어요. 퇴사한 다음달부터 숭례문학당을 찾아 독서 수업을 신청했어요. 선생님의 지도를 받으며 함께 책을 읽었지요. 출근할 회사는 없어도, 공부하러 다닐 곳이 있어 행복합니다.

얼마 전 블로그 활동을 재개하자 글을 본 숭례문학당 대표님이 연락을 주셨어요.

'작가님, 잠수 후 상륙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학당에서 모임 한번 하시죠? ^^ 4주차 줌으로요.'

'김민식 PD의 <소셜 미디어로 인플루언서 되기>'라는 수업을 제안해주셨어요. 잠시 고민을 하다, 제안을 받아들였어요. 은퇴하고 1년쯤 되니, 나를 불러주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 달려가고 싶어요. 소셜미디어 창작자 과정이라는 말에 문득 가보지 못한 길이 떠올랐어요. 바로 기획 피디의 길입니다. 직접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좋지만, 다른 이들이 창작자가 될 수 있도록 돕는 일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내가 CP가 되었다 생각하고, 콘텐츠 기획의 길잡이가 되면 어떨까? 그래서 준비한 수업입니다. 



우리 모두 미디어가 되자!

100세 인생의 시대, 수십 년의 기대 수명이 내게 선물처럼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저는 여러분에게 미디어 창작자의 길을 안내하고 싶습니다. 1980년대 공대를 다니던 제가 영업사원으로 일하다 외대 통역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1990년대 말 동시통역사는 고수익 전문직이었습니다. 하지만 남의 말을 옮기기보다 나의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어 1996년 MBC PD 공채에 도전했습니다. 


예능과 드라마 프로그램을 제작하던 저는 오랜 시간 대학에서 피디 지망생들을 가르쳐 왔습니다. 신문사 기자나 방송사 피디의 취업 문은 바늘구멍입니다. 좌절하는 청춘들에게 매스 미디어가 아니라 소셜미디어에서 길을 찾아보자고 권했습니다. 방송사 피디가 되어야만 영상을 만드는 게 아니다. 유튜브에서는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요. 하지만 언론사 정규직 입사를 꿈꾸는 20대에게 소셜미디어는 대안이 될 수 없었습니다.


소셜미디어 창작자의 길을 몸소 체험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2011년에 블로그를 열고, 매일 아침 글을 쓴 결과, 2012년 ‘다음Daum’에서 선정한 베스트 블로거가 되었습니다. 블로그에 쓴 원고를 모아 낸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가 2017년에 종합 베스트셀러 10위에 올랐습니다. 블로그로 저자가 된 경험에 대해 쓴 <매일 아침 써봤니?>도 화제의 책이 되었습니다. 책 소개 유튜브 채널 진행을 맡아 1년 만에 구독자 6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소셜미디어를 시작한 덕분에 저의 노후대비는 든든해졌습니다. 무엇보다 저의 노후에는 이제 일과 공부와 놀이가 함께 합니다. 미디어 창작자에게는 하루에도 공부와 일과 놀이가 순환합니다. 재미난 콘텐츠를 찾아보는 건 놀이입니다. 직접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공부를 하고요. 그 결과 직접 작업물을 만들어 내놓는 일의 즐거움까지 맛보게 됩니다.


어려서 TV를 보며 연예인을 꿈꾸지만, 화려한 무대의 삶은 무지개 너머 저 멀리에 있는 것 같아요. 커서 영화를 보며 은막의 삶을 꿈꾸기도 하지만, 그 역시 쉽지는 않지요. 소셜미디어의 시대, 인플루언서는 누구나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삶에서 얻은 깨달음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고 위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은퇴 후의 세컨드 커리어, 미디어 창작자에 도전하지 않으시렵니까?

 

https://shdang.kr/programDetail/4oYAxgnA79SDXfv34

 

김민식 PD의 <소셜미디어로 인플루언서 되기>

김민식 PD의 <소셜미디어로 인플루언서 되기>우리 모두 미디어가 되자!  100세 인생의 시대, 수십 년의 기대 수명이 내게 선물처럼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저는 여... 클릭하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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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있으신 분은 위 링크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1월에 줌 수업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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