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블로그에 댓글을 달아주시는 섭섭이님. 벌써 몇년 째, 제 블로그를 지켜주시는 단골 손님인데요. 제게는 친구같고, 선배같고, 스승같은 분이지요. 얼마 전, <방구석에서 돈벌기> 카페에서 온라인 강의를 했어요. 말 그대로 '방구석에서 돈벌기'였어요. 방에서 줌으로 강의를 했거든요. 회원을 상대로 한 유료 강의였는데, 덜컥 겁이 나더군요. '처음이라 방송 중 실수를 하면 어떡하지?' 섭섭이님에게 살짝 부탁을 드렸어요. "줌 강의 때 문제가 있으면 톡으로 살짝살짝 알려주세요~^^"
온라인 강의는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코로나로 인해 한동안 강의를 못해 좀이 쑤시던 참이었거든요. 도서관 초청 특강에 가면, 저자 강연을 1시간을 하고, Q&A 시간을 1시간정도 해요. 답변보다 질문이 더 중요하다고 믿어요. 자신의 고민을 타인 앞에서 말로 표현하는 것 자체가 때로는 답이 되기도 합니다. 제게도 보람찬 시간입니다. 책을 읽어 배운 것을 현실에 적용해보는 시간이니까요. 그날 온라인 특강에서도 질의 응답 시간이 길어졌는데요.
섭섭이님이 문자를 보냈어요.
"질문이 많으니 답변은 짧게 해주셔도 좋을 듯 합니다."
그날은 평소보다 제가 질문 하나에 답변하는 시간이 길었어요. 답이 길어지는 이유가 뭘까요?
네, 제가 답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저는 답을 아는 사람이 아니에요. 다만 질문을 주시면, 책에서 배운 것들 중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해봅니다. 계속 질문자의 표정을 살펴요. 어느 순간, 질문하신 분이 '아!'하고 만족스런 표정을 지으면, 슬슬 마무리를 합니다. 그런데 온라인 댓글 창에 올라온 질문에 대해 답을 하다보니, 질문자가 누구인지 모르겠더라고요. 수십개의 비디오 창에서 질문자를 찾아내는 것도 쉽지 않고요. 상대의 반응을 알 수 없으니, 답이 되었는지 아닌지 알 수가 없어 말이 자꾸 길어졌어요.
사실 세상에 쉬운 고민은 없어요.
'서울과 지역의 부동산 격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교육을 안 시킬 수는 없고, 시키자니 돈이 들고, 어떻게 해야 하지요?'
'전업주부로 10년 넘게 살았는데, 다시 사회 진출할 수 있을까요?'
제가 답하기 난감한 문제도 많아요. 이럴 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질문하신 분의 어려움을 살피는 일입니다. 상대적 박탈감, 경제적 어려움, 정신적 부담감... 그 고민에 최대한 공감하면서 답을 함께 찾아보는 겁니다. 한마디로 탁! 정리할 수 없기에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다 얻어걸리기를 소망합니다.
살아보니 인생이 그래요. 답이 없어요. 답 없는 인생이라고 그냥 탁 끊어야 할까요? 아닙니다. 그냥 계속 살아야 합니다. 그러다보면, 얻어걸리는 때가 옵니다. '아, 이럴려고 내가 오래 살았구나!' 싶을 때가 와요. 그때까지 견디는 겁니다. 인생이란 시험지에 출제된 문제들이 너무 어려워요. 기왕이면 시간이라도 넉넉하게 주어졌으면 좋겠어요. 당장 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고, 여유롭게 문제를 고민할 겁니다. 앞으로도 한 50년만 더? ^^
오늘 저녁 8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구독> 유튜브 채널에서 오랜만에 라이브 방송을 합니다.
퇴근 후 , 육아 후, 수업 후, 수다 떠는 시간~
집에서, 회사에서, 스트레스 받는 이야기들도 좋고요. 고민싱담도 좋습니다~
시간 되시는 분들 놀러오세요~
인생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고민을 유쾌한 수다로 풀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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