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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사적인 감정이 우선이다.

by 김민식pd 2011. 12. 30.
어떤 일을 열심히 하는 비결? 간단하다. 커다란 사명감이 아니라, 아주 작은 사적인 감정으로 시작해야 한다.

 

블로그도 마찬가지다. 세상을 바꾸겠다는 사명감, 이런걸로 블로그 시작하지 마라. 금세 지칠 것이다. ? 세상은 절대로 호락호락 바뀌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몇 번 포스팅하고, 반응이 없으면, 곧 지치고 머지않아 접어버리게 된다. 사명감의 무게가 크면 클수록, 처음에 들인 노력이 크면 클수록, 오래 가기 힘들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 깃털같이 가벼운 이유로 시작하라. 그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하라. 큰 욕심 내지 말고. 그래야 오래 간다. 미디어를 만드는 첫 비결이다. 어찌 보면 소심하고 쪼잔한 이유로 시작해야 한다. 내가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 모시고 사는 마님에 대한 소심한 반항의 결과이다.

 

어느 날 아내가 아침을 먹다 전날 밤에 갔던 회사 회식 얘기를 했다. 1차로 밥을 먹고, 2차를 가는데 여자 동료인 자신을 안 끼워주려고 머뭇거리는데 눈치 없는 마님이 쫓아간 모양이다. 갔더니 술값만 수십만원하는 가라오케에서 40대 아저씨들이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노래를 하는데, 그 자리 술값으로 1인당 30만원이 넘는 돈을 갹출하더란다. 그 모습을 보고, 아내가 한심한 표정을 짓자 누군가 그랬단다. “한국 남자들 참 불쌍하지 않아? 이런데 와서 이렇게 놀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풀 길이 없잖아.” 그 얘기 듣고 내가 한마디 했다. “무슨 소리야. 비싼 술집 가서 노는 것만 잘 노는 건가? 돈 한 푼 안들이고도 재미난 놀이가 얼마나 많은데. 나 봐. , 담배, 커피, 이런 거 하나도 안 하지만 잘만 놀잖아.” 마님의 일격. “그건 당신이 찌질해서 그런 거고.”

........

 

난 노는게 좀 찌질한 게 사실이다. 드라마 피디가 된 이유는, 실은 나는 전형적인 오타쿠이기 때문이다. 만화에 빠져 살고, SF 소설 매니아에, 시트콤이나 드라마 폐인으로 지낸다. 그래서 바깥에 잘 안 나가고 집에서 폐인 놀이 하며 지낸다. 그런데... 막상 마님 입에서 찌질하다는 소리가 나오자 기분이 팍 상했다. ? 이렇게 노는 게 찌질하다고? 오냐, 이렇게 사는 거 절대 찌질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마. 그래 인터넷에다 블로그를 만드는 거야. ‘공짜로 즐기는 세상이란 블로그를 만들어, 세상에 공짜로 즐길 만한 게 얼마나 많은지 보여주마.

 

그게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였다.

 

블로그, 공짜 미디어다. 오로지 그대 자신의 열정만이 자본이요 방송용 장비다. 사소한 감정 하나를 열정으로 불태울 수 있다면, 지극히 개인적인 블로그 만들 수 있다. 세상을 바꾸는 건 먼 훗날의 일이다. 시작은, 당신 바로 곁에 있는 사람 보라고 하는 것이고, 그보다 전에 당신 자신을 위한 자기 위로이자 변명인 것이다.

 

블로그를 들여다보라. 세상을 바꾸겠다는 거창한 이유로 하는 블로그보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늘어놓는 블로그가 더 많다. 그리고 그런 블로그가 실제로 더 잘 만들고 공도 많이 들여 볼만한다. 블로그란 결국 간단하다. 내가 얼마나 맛있는 음식을 먹었고, 얼마나 멋있는 공간을 찾았는지, 그 하나를 자랑하기 위해 하는게 블로그다. 결국 모든 블로거가 포스팅하는 이유는 나와 다 똑같지 않은가? “내가 사는 것 절대 찌질하지 않아!” 그 하나를 외치기 위해, 오늘도 블로거 백만 대군은 까만 밤을 하얗게 샌다.

 

거창한 사명감, 버려라. 작고 개인적인 이유 그 하나로 시작하는 게 미디어다.


아내다. 내가 드라마를 연출할 때 생각하는 건 딱 하나다. 
이 드라마 대박내서 마님에게 인정받는 삼돌이가 되자!
아직 목표를 달성하진 못했다. 하지만 언젠가는!!!  ^^ 

 

이상, 공짜 미디어 스쿨 제1강 블로그 강좌 다섯번째 시간이었슴당~~~^^
(어제 올린 유튜브 영상이 밤사이 대박났어요! 자고 일어나보니 댓글이 와르르르르!



이제 곧 제2강 유튜브 강좌 시작해야겠어요!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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