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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은 조중동의 해!

by 김민식pd 2011. 12. 24.

가는 한 해를 정리해본다. 올 한 해 나는 무엇을 했나? 올 한 해, 내가 한 일 중 가장 후회되는 일은?

나는 요즘 MBC 노조 부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올 한 해, 언론노조는 조중동 종편 덕에 많이 바빴다. 나도 덩달아 좀 바빴다.

  
한 여름에는 뙤약볕 아래,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시위를 벌였고...
(조중동의 광고 거래 직판매는 언론 생태계를 말살하는 최악의 조치다. 신문의 영향력을 이용해 방송의 광고를 독점하게 되면, 군소 언론사들은 생계까지 위협받게 된다. 시청률은 공중파의 10% 수준이면서 광고료는 70%를 요구한다... 이건 좀 너무하지 않나?)  


겨울이 오자, 광화문에서 경찰의 물대포 협박을 들으며 시위를 벌였다.
(나의 시위 인증샷은 항상 밝은 표정으로 웃거나 V 싸인이다. 난 무엇이든 즐겁게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데모도 즐겁게 하라. 즐겁지 않으면 할 이유가 없다. 내가 데모를 해서, 설사 무엇 하나 바뀌지 않을지라도, 그럼에도 중요한 건 들이대는 자세다.)

연말이 되어 돌아보니, 그 고생스런 순간들 다 후회스럽다. 종편 방송을 막상 보고 나니, 허망하다. 겨우 이 정도 수준의 방송을 막자고 우리가 그 고생을 했단 말인가? 종편 시청률 보고서를 읽으면, 허탈하기만 할 뿐이다. 그냥 열심히 하라고 박수치고 등이나 떠밀어야겠다. 그들은 자신이 지금 벼랑 끝에 서있는 줄도 모르는 듯 하니...

여론 독점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인 신문 방송 겸업 금지를 풀어주고, 케이블에 갖은 압력을 행사해 의무재송신에 황금채널까지 배정해 줬다. 정권이 이 정도로 배려해줬으니, 2011년은 조중동의 해가 되었어야 하는데...

수천억 쏟아부어 만든 조중동 종편은 망하고,
돈 한 푼 안들이고 만든 '나는 꼼수다'가 떴다.

공짜로 만드는 소셜 미디어의 시대, 돈은 열정을 이기지 못한다.

모든 미디어 창작자들이여, 기억할지니...
돈을 위해 일하지 말고, 자신의 신념과 즐거움을 위해 일하라.
그것이 자신에 대한 예의이자, 대중에 대한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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