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네, 에버랜드.

 

 

처음이다. 너랑 T-익스프레스를 타는 건.

무섭다고 한번도 안 타더니, 친구들이랑 같이 오니까 용기를 내는구나.

너랑 오면 늘 드래곤만 탔지. 어린이용 롤러코스터.

레일이 짧아서 2바퀴를 도는 드래곤.

T-익스프레스가 끝나갈 무렵, 너는 물었지.

"아빠, 설마 이것도 2번 도는 거야?"

너의 겁먹은 표정에 아빠가 웃음을 터뜨렸지. 미안...

 

 

너는 친구들이랑 썬더폴즈를 타러간다고 했다.

셋이서 놀다오라고 등을 떠밀었지.

중학생이 되었으니 아빠보다 친구가 더 좋을 때란 걸 안다.

 

 

네 언니가 어렸을 때부터 다녔으니 벌써 20년 가까이 단골이다.

풍광은 크게 달라지지 않지만, 아빠는 매번 올 때마다 재밌단다.

동행이 달라지거든.

세 살난 민지에서, 열 살난 민지, 다시 다섯 살 민서에서, 열 두 살 민서까지.

같은 장소지만, 한 살 한 살 더 먹을 때마다 여기와서 보는 풍광은 바뀌어.

오늘만 해도 민서랑 T-익스프레스를 탄 건 처음이잖아?

 

 


너는 친구들이랑 놀고,

아빠는 인적이 드문 에버랜드를 혼자 걷는다.

 

 


포시즌스 옆 테라스 식당이다.

예전에 여기서 자리를 잡느라고,

한 손에 식판을 들고 한 손에 너를 잡고 한참을 헤맸다.

그때는 빈자리가 드문드문 나듯,

이제는 사람이 드문드문 있다.

일요일 아침, T-익스프레스 대기시간이 10분이라니,

이렇게 한적한 테마파크라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기분이다.

 

 


옛날에 에버랜드 왔을 땐,

네가 잠시만 보이지않아도 불안했단다.

이제는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놀라고 보내준다.

네가 자란 걸까,

내가 자란 걸까?


#6월에 다녀온 에버랜드 후기.

#미국에서 온 민서 친구들이 에버랜드 가고 싶다고 해서, 일일 운전사/인솔교사를 했어요.

#아빠랑 다니면 마냥 어린 아이가 친구랑 함께 가면 더 어른스러워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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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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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리랑 2020.08.27 06: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막내를 보는 짠한듯 애틋한 마음이 느껴지네요. 민서양은 아빠 마음을 녹이는 애교 덩어리일 것 같아요. 가끔요 ㅎㅎ

  2. 섭섭이짱 2020.08.27 07: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왜 제가 더 마음이 찡하죠.. 히잉~~🥺😭
    아이에서 청소년이 되어가는 걸 보며 대견함과
    동시에 같이 할 수 있는것이 점점 없어진다는
    허전함 또는 아쉬움이 느껴지시나봐요.
    피디님 아마도 딸 시집갈때 많이 우시지 않을까하는 ^^

    이제 민서는 친구들과 놀라하고
    피디님은 공즐세 학생들과
    취향 친구하며 즐겁게 놀아보아요

    그러고보니 오랫만에 육아일기 주제 글이 올라온거 같네요
    과연 피디님 마음속 육아는 언제까지일지~~~
    언제까지 육아일기가 올라올지 궁금하네요.

    • 섭섭이짱 2020.08.27 07: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빠와 딸하니 방송에서 최불암 선생님이 부른
      이 노래가 생각나네요.
      가사 하나하니가 제 마음을 울렸는데
      오늘은 피디님을 위해 이 노래를 선택해봅니다.
      피디님 설탕맨에서 부른 이 노래 영상도 꼭 같이 보세요.


      <아빠의 말씀>
      by (최불암) & 정여진


      아빠 언제 어른이 되나요
      나는 정말 꿈이커요 빨리 어른이 되야지
      (그래 아가 아주 큰 꿈을 가져라)
      (안된다는 생각은 하지 말아요)
      (암 되고 말고 넌 지금 막 시작하는 거니까)

      빨리 어른이 되야지

      나는 누가 이끌어 주나요
      그냥 어른이 되나요 나는 어쩌면 되나요
      (음 그래 정직하게 열심히 살아야돼)
      (그러면 착한 엄마가 되구 훌륭한 아빠가 되는거야)

      내가 쓰러지면 그냥 놔두세요
      나도 내힘으로 일어서야죠
      (그래 아가 용기를 가져라)
      (누구나 어른은 쉽게 되지만)
      (혼자 일어서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아요)

      나는 희망이 있어요

      (자 아빠를 봐 올바르게 열심히 살았지)
      (이제 이 아름다운 세상은 네것이야)
      (넌 지금 막 시작하는 거란다)

      내가 쓰러지면 그냥 놔두세요
      나도 내힘으로 일어서야죠

      나는 지금 시작 이니까요 아빠 내곁에 있어줘요
      빨리 어른이 될거야
      (그리고 기억해다오 너를 사랑하는 이 아빠를)

      나는 지금 시작이니까요 아빠 내곁에 있어줘요
      빨리 어른이 될거야 될거야 될거야


  3. 아프리칸바이올렛 2020.08.27 08: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친구네 가족들과 약속잡고
    서너 집의 아이들이 모이면 파워가 울트라로
    바꿔진 아이들 하루 종일 쫓아다니고
    특히 사파리 줄서다 지치고
    아이들이 신나는 만큼 파김치가 되었던
    에버랜드
    이젠 친구들과 가는 아이를 보며
    그 때 좀 더 같이 신나게 놀아줄걸
    이런 날 올 줄 모르고
    그리고 에버랜드 의 한적한 식당 자리가
    저 역시 굉장히 낯설게 다가옵니다

  4. 달빛마리 2020.08.27 09: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등학교 때 소풍을 마지막으로 한번도 간 적이 없어요 . 돈을 내고 공포를 즐기는 것을 이해 못하는 가족들로 구성되어 있거든요 ^^; 추억의 에버랜드, 친구들 생각이 나네요. 고맙습니다 :)

  5. 아리아리짱 2020.08.27 13: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피디님 아리아리!

    에버랜드 사진 중 가장 한가한 사진인듯합니다.

    얘들을 위해 다니던 놀이공원을
    자식들이 부모를 위해 동행해주는 에버랜드를
    작년에 체험했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는 것입니다. ^^

  6. 아빠관장님 2020.08.27 14: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책이지요.. 왜 눈물이 나려고 할까요? ㅜㅡ
    커가는 자식들에 대한 아버지의 마음이 너무 잘 전해지며, 격하게 공감합니다!
    지금이야 9 7 4 살 애들이지만.. 금방 19 17 14.... 29 27 24.... 39 37 34 (그 이상은 상상불가 입니다. 제가 40이니까요 ㅎㅎ)되겠지요.
    사람뿐이 안 보이는 식당가에서 식판 들고 민서 손 잡고 빈 차리 찾아 두리번 거리는 피디님의 모습이 선하며, 그리워집니다...

  7. 꿈트리숲 2020.08.27 16: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익숙한 에버랜드 사진!!!
    이렇게 사람이 없을 수가 있나요?^^
    누가보면 드라마에서 보는 것처럼
    놀이공원 통째로 빌린 줄 알겠어요 ㅎㅎ
    '오늘 제대로 사치 좀 부려보겠어~~'

    아이가 커 가면서 부모의 역할이 점점
    바뀌어 감을 느낍니다.
    역할이 바뀌면서 서 있는 위치도 달라져요.
    어릴 땐 항상 아이 옆에 강제로 붙어 있어야
    했는데, 이제는 혼자서 드넓은 에버랜드를
    배회할 시간도 생기니 격세지감입니다^^

    #나는지금육아의언저리에서있습니다

  8. 오달자 2020.08.27 17: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에버랜드...
    가까운 곳에 있지만 심적으로는 멀어진 에버랜드~~

    아이들 어렸을 적에는 연간회원권 끊어서 질리도록 다녔었는데요.
    아이들이 중학교때부터는 친구들이랑 가게 되면서부터 전 에버랜드 구경한지가 어언 5~6 년이 되어가네요.
    한적한 에버랜드 사진이 현실을 깨우처 주네요.
    언제쯤 마음 놓고 어디든 갈 수 있는 날들이 올른지...답답하기만 한 요즘이네요

  9. 오경진 2020.08.27 17: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늙은아비라뇨... 한창이십니다😍

  10. 김주이 2020.08.27 19: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사진만으로도 힐링되네요. 아이들과 가고 싶어요.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친구들과 노는 딸의 모습을 보면서 왠지 모르게 흐뭇해 하셨을 것 같습니다.
    언제 저렇게 컸지?? 그런 생각들....
    저도 늘 친구랑 노는 아들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
    언제 저렇게 컸지...

  11. 알짜선생 2020.08.27 20: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기도 광주살때 어린아들이 엄청 좋아해서 퇴근하고 자주 갔었는데 그때 기억이 나네여...^^
    포스팅 잘 보고갑니다.
    건강조심하시고 공감 누르고 갑니다. ^^

  12. 보라코치 2020.08.28 09: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희 집이랑 멀지 않은 에버랜드!

    다음에 PD님 저와 함께가요 ㅎㅎ

    마음 따뜻한 글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13. 새벽부터 횡설수설 2020.08.30 12: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에버랜드 가본 지 언 1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난 것 같아요.
    코로나 때문에 모든 일상이 제한되고 있지만 갈 수 없기에 더욱 가고 싶어진다는 장점도 있네요.^^
    감사합니다~!

  14. 슬아맘 2020.08.31 10: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마음이 찡하네요.
    다큰 아이랑은 아직 가보지 못한 에버랜드
    얼렁 코로나가 잠잠해 지면 올해 버킷리스트에 담아봐야겠습니다.

  15. 바람처럼 2020.09.02 13: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림 같은 풍경이네요~~^^
    매년 동행인이 다르다는 말에
    새삼.... 아이들이 달라 보입니다..
    3살때부터 다녔는데..이제 11살...
    12살엔 에버랜드 갈 수 있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