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디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판을 읽는 능력이다.
 
나는 나름 판을 잘 읽는다고 자부한다. 며칠 전 필기시험 예상문제를 뽑을 때도, 내 나름 최선을 다해 판도를 읽었다. 내 생각에 올해 대중 문화계 판도 변화는 4가지로 요약된다.

1. 나꼼수로 대두되는 소셜 미디어의 약진.
2. 피디들의 잇따른 종편행, 그럼에도 부활한 개그콘서트.
3. 케이팝 아이돌 전성시대를 가져온 한류의 새로운 물결.
4. '나는 OO다'로 정의되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진화.

그래서 며칠 전 내가 블로그에 올렸던 예상 문제는 다음 4가지였다.
    
'나는 꼼수다'
'MBC 판 개그콘서트'
'케이팝 아이돌 활용 방안'
'나는 OO다'에서 빈칸을 채워 프로그램 기획안을 만드시오.

사실, 위 4가지 작문 주제에 대한 답변은 프로그램으로 바로 활용가능하다. MBC 예능의 기회는 코미디, 새로운 오디션 프로, 그리고 케이팝 한류 활용에 있다고 생각한다. 공채도 하고, 기획안도 받고, 나름 1석2조라고 생각해서 뽑아본 예상문제다.

그랬는데, 2011 MBC 공채 필기시험 예능 작문주제는... '한류'였단다.

그 얘기를 듣고, 무릎을 탁 쳤다. '아, 내가 한 수 밀렸구나.'
케이팝 보다는 한류가 더 포괄적인 주제니, 작문 과제로는 한 수 위다.

완벽히 수를 읽지는 못했지만, 며칠전 내가 낸 주제어 4개로 작문 연습을 해 본 예능 지망생이라면... '한류'라는 주제가 아주 낯설지는 않았을 것이다.  

방송 피디는 허공에 대고 활을 쏘는 사람이다. 과녁은 마음속에만 있다. 허공으로 쏘아보낸 전파가 누군가의 가슴에 감동의 화살을 박아넣기를 바랄 뿐이다. 블로그를 통해 내가 허공에 대고 쏘는 화살 중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과녁을 명중시키는 필살의 일발이 되기를 바랄뿐이다.

자, 이제 필기는 끝났다. 수험생 여러분은 무조건 마음 편하게 놀기 바란다. 지나간 시험 결과를 가지고 고민해봤자, 수심만 늘어간다. 다가올 면접을 고민해봤자 걱정만 늘어간다. 지금 필요한 자세는... 그냥 마음 편히 노는거다.

내가 오디션 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건, 여유있는 자세다. 오디션에서 긴장하는 배우는, 카메라 앞에서 100% 긴장한다. 피디 면접도 마찬가지다. 면접에서도 긴장하는 사람을 촬영현장에 감독으로 내보낼 수는 없다. 

평소에 긴장하지 말고, 여유를 길러라. 그 비결은? 잘 놀면 된다. 잘 노는 사람은 항상 얼굴에 여유가 넘친다. 명심하시라. 배우가 긴장하면, 그걸 시청자보다 먼저 알아채야 하는게 피디의 일이다. 면접장에서 쫄면 100% 면접관인 피디에게 읽힌다.

면접에선 무조건 여유를 즐겨라. 

연출이란, 남에게 사랑, 미움, 분노 등을 끄집어내는 사람이다. 스스로에게서 여유도 끌어낼 수 없다면 어떻게 배우에게 연기를 끌어내겠나?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나꼼수 캐롤을 들려드리며 마무리하련다. '쫄면 안돼! 쫄면 안돼!'


 

'공짜 PD 스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민시기의 글밭'  (10) 2012.01.06
한류 드라마가 성공한 이유?  (8) 2012.01.02
한 수 밀렸다...  (11) 2011.12.11
겪은 만큼 느낀다  (8) 2011.12.11
재미냐, 의미냐, 그것이 문제로다  (4) 2011.12.09
PD스쿨 쪽지시험 3. 필기 예상 문제  (4) 2011.12.08
Posted by 김민식pd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MYMBC 2011.12.11 22: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PD님~ 이번 드라마PD 주제는 '드라마는 갈등이다.'였어요!^^ 한류는 예능PD 주제였다고 하네요. 편성PD는 케이팝 or SNS였다고 하구요. 논술 주제로 나올만하다 생각했던것들이 작문 주제로 나와서 신선했습니다. 필기 시험 기다리는 동안 PD님 블로그 보면서 즐겁게 놀았는데 필기 결과 발표날까지도 그래야겠습니다. 매일 매일 업데이트되는 블로그 보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거든요ㅎㅎ

  2. 2011.12.11 23: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김민식pd 2011.12.12 08: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죄송합니다. 가능하면 질문은 댓글로 받고, 답변은 블로그 포스팅으로 할게요. 그래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블로그를 운영하는 나름의 원칙이랍니다. 이해해주세요. 댓글로 질문주시면 답변 드릴게요.

  3. 2011.12.12 01: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즐겨찾기 해놓고 매일 들어오게 됩니다. 특히 오늘 한류가 제시어로 나온 걸 보고 정말 놀랬습니다 ㅎㅎ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4. 김소원 2011.12.12 13: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아직 pd를 꿈꾸고 있는 대학생입니다.그런데 면접에 대한 글귀 정말 마음에 와닿네요..사실 저도 제 자신이 밝고 말도 많은 개구장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창시절에도 그랬구요~그런데 이상하게 면접이나 시험에서는 쫄고 긴장하게 되더라구요.. 평소에 긍정적이고 여유있는 마인드를 가지는게 면접이나 시험장에서도 도움이 되겠죠? 잘 읽고 갑니다! 피디님 최고에요!ㅎㅎ

  5. 새우탕면 2011.12.13 09: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십니까 블로그 구경 잘 했습니다. 특히 동영상으로 강의하신 연애 잘 하는 법이 좋았습니다. 저도 사실 PD 필기시험에 응시한 대학교 4학년 학생입니다. [한류]에 대한 작문은, 그냥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자유롭게 썼습니다. 다만 객관식 문제들은, 좀 힘들더군요. 변명입니다만 제가 외국 생활을 하고 있다 보니, 아무래도 세세한 부분에 대한 정보나 공부가 미흡했던 것 같네요. 그래도 말씀하신 대로 마음 편하게 갖고 결과를 기다려 볼 생각입니다. 앞으로도 블로그의 공짜 강의들로 많은 지도 편달 부탁드립니다.

    • 김민식pd 2011.12.13 20: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연애잘하는법, 반응이 좋군요. 저의 연애잔혹사를 함께 보시면, 그게 다 공부한 결과라는걸 아실 겁니다. 연구많이했죠. 자주 놀러오세요

  6. 뽕순엄니 2011.12.13 15: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블로그로 놀러와 봤어요. 예상문제는 왜... 예능위주이신가요? 드라마도 해주시지~에잉~ㅋㅋ 얼마전에 생일도 지나셨는데ㅠㅠ 전 프로젝트의 늪에 빠져서 문자도 못드렸어요. 외주제작과 관련된 정책 연구하고 있는데 나중에 PD님에게 도움이 되겠죠?? 더 좋은 제작환경을 위해서 뒤에서 움직이는 뽕순엄니입니다ㅋㅋ 얼마전에 좀 방황할 일이 있었는데 또 PD님의 글을 읽고 진정이 되었어요. 언능~ 다음 드라마 부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