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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PD 스쿨/딴따라 글쓰기 교실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줄이는 공부

by 김민식pd 2020. 2. 17.

박사를 따고도 교수가 되지 못해 비정규직 (자발적) 인문학 강사로 살아가시는 고미숙 선생님. 대학에서 제자를 기르는 대신, 세상에 나와 수많은 이들을 만납니다. 청년백수부터, 중년백수, 노년백수까지 만나, '대학만이 지식을 탐구하는 곳이 아니다!'라는 믿음을 설파합니다. 전국 곳곳의 인문학 공간을 주유하던 고미숙 선생님은 어느날 새로운 깨달음을 얻습니다. 

'새로운 모순을 목격하게 되었다. 사회적으로는 정규직/비정규직, 노년층/청년층, 상류층/중하층 등의 격차가 심화되고 있지만, 더 근본적인 장벽은 말하는 자와 듣는 자의 분할이다. 강사는 영원히 강사고, 청중은 영원히 청중이다(무슨 해병대 정신도 아니고^^) (...)

무엇 때문인가? 간단하다. 우리 시대 교육이 읽기와 쓰기의 동시성이라는 이치를 외면한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쓰기를 배제한 채 읽기만 하기 때문이다. 글쓰기가 배움의 핵심이자 정점이라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게 많은 배움터에서 쓰기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건 참 놀라운 일이다. (...)

읽으면 써야 한다. 들으면 전해야 한다. 공부도, 학습도, 지성도 최종심급은 글쓰기다. 다른 무엇일 수 없다.'

(<고미숙의 글쓰기 특강 : 읽고 쓴다는 것, 그 거룩함과 통쾌함에 대하여> (고미숙 / 북드라망) 106쪽)

오랜 세월 독자로 살아온 저는 선생님의 가르침을 통해, 읽는 이에서 글쓰는 이로 변신이 중요함을 깨닫습니다. 그것이 궁극의 공부니까요. 이 책은 오랜 세월 글쓰기를 가르친 선생님의 핵심 노하우가 녹아있는 책입니다. 1부 이론편에서는 '글쓰기의 존재론', 즉 나라는 존재를 위해 글쓰기를 해야하는 이유에 대해 말씀하시고요. 2부 실전편에서는 '대중지성의 향연', 즉 남산강학원에서 진행한 글쓰기 강좌에서 행한 강연을 모았습니다.

칼럼쓰기, 리뷰의 달인, 에세이 하라, 여행기의 비결' 4개 편입니다. 칼럼, 리뷰, 에세이, 리뷰 등 4개 강좌를 들어가는 글부터 실전 팁까지 모았습니다.  

(201쪽)

'윤리의 기준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예요. 전자를 욕망이라고 한다면 후자는 능력이죠. 욕망과 능력의 함수가 나의 행동을 결정합니다 욕망과 능력이 딱 맞으면 좋겠지만 대부분은 어긋나 있죠. 원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이 정반대인 경우도 있고요. 그 간극 속에서 우리는 갈등과 괴로움 번뇌를 겪습니다.'

(243쪽)

 

얼마 전 강원도 인제군에 가서 평생학습에 대한 강연을 했는데요. 어떤 분이 질의응답 시간에 "피디님도 고민이 있나요?"라고 물으셨는데요. "죄송하지만, 지금 저는 별 고민이 없습니다." 라고 했어요. 나중에 그 답변이 걸리더군요. 왜 저라고 고민이 없겠어요. 저는 고민이 생길 때마다 글을 씁니다. 글을 쓰다보면 고민이 사라져요. 고민은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서 오는데요. 글쓰기를 통해 현실 파악을 하고, 나의 이상을 현실에 붙들어맬 수 있어요. 글을 쓰다보니 이상 (전업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과 현실 (매일 글을 쓰면 작가다)을 일치시킬 수 있었어요. 제가 만약 스타 피디가 꿈이라면 고민이 많겠지요. 다음 작품은 언제 하나, 어떤 작가와 하나, 캐스팅을 어떻게 하나. 그런데요, 글쓰기는 그런 고민이 없어요. 그냥 앉아서 쓰고 싶은 글을 마냥 씁니다. 욕망과 능력을 일치시켜 가는 것이 수행이고, 공부라면 제게는 글쓰기가 바로 그렇습니다. 

'누구와 경쟁하지 않아도 되고, 특별한 재능이 필요하지도 않다. 중년, 노년은 물론이고 죽음이 도래하는 그 순간까지 할 수 있다. 이보다 더 좋은 삶의 비전도 없지 않을까. 하여, 나는 굳게 믿는다. 이것이야말로 21세기가 간절히 원하는 글쓰기의 비전이라고.'

(318쪽)

평생 글쓰기를 정진하며 사는 것, 이것이 제가 꿈꾸는 노후이며 삶입니다.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는 여러분이 저의 숙제를 검사해주시는 선생님이며, 매일 댓글을 달아주시는 여러분이 저와 함께 공부하는 동창 친구들입니다. 고맙습니다. 이번 한 주도 즐겁게 달려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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