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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영어 스쿨

영어 원서 읽기라는 취미 생활

by 김민식pd 2019. 8. 26.

<나를 잃기 싫어서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이정민, 이윤경/위즈덤하우스)

책의 3줄 요약.

영어 원서 읽기는 영어 공부의 세계를 깊고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누구나 책은 언제 어디서든 읽을 수 있다. 재미난 영어 원서 읽기로 독서라는 취미와 영어라는 특기를 잡아보시길.

<나를 잃기 싫어서 영어공부를 시작했다>

제목을 읽고 이건 내 얘긴가 했어요. <영어공부를 시작했다가 새로운 나를 찾았다> 이게 제 인생의 스토리거든요. 1980년대 말 적성에 맞지 않는 공대를 다니며 우울해하던 저는 영어 공부를 시작하며, 새로운 인생을 만납니다. 회화 책 한 권을 외운 덕에 외국인을 만났을 때 말문이 쉽게 트였고요. 영어 소설을 많이 읽은 덕에 어휘력과 독해력이 쑥쑥 늘어 토익 고득점도 어렵지 않았어요.
이 책의 저자는 미국 생활을 하면서 아이를 낳고 기르는데요. 육아에 지쳐 삶의 주체성을 잃어가던 시절, 문득 읽은 책에서 낙원을 발견합니다. 지친 몸과 마음을 영어 원서 읽기라는 취미로 달래고요. 영어 원서 읽기는 육아 짬짬이 꿀맛 같은 재미를 안겨줍니다.  

'말하기도, 듣기도, 작문도 아닌 읽기, 즉 원서 리딩을 선택한 첫 번째 이유는 손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원서 한 권과 사전만 있으면 언제라도 시작할 수 있다는 점과 따로 시간을 내 강좌나 기관을 찾아다닐 필요 없이 앉을 곳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또 다른 이유는 대학교 시절 영문학과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 때문이었다. 교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읽어야 들을 수 있고, 들을 수 있어야 말을 할 수 있다. 또한 많이 읽어야 잘 쓸 수 있다.”  

(...)원서 리딩이 엄마의 자존감을 하루아침에 바로 세워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잃어버렸던 나 자신을 되찾는 데 있어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는 작은 시작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위의 책 12쪽)

많은 분들이 미국에서 살면 영어가 절로 느는 줄 아는데요. 꼭 그렇지는 않아요. 교환학생이나 어학연수를 다녀온 분들이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를 읽고 그래요. 영어 사용 환경에 노출되면 저절로 영어가 느는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더라고. 한국에서도 영어 몰입 환경을 만들면, 미국 유학 못지않은 효과를 누릴 수 있어요. 수동적인 노출보다 더 중요한 건 능동적인 학습이거든요. 
기초 회화를 외우고 머릿속에 영어 문장의 구조가 틀이 잡히면, 이제는 독해를 통해 영어의 폭과 깊이를 더해줘야 해요. 어차피 아는 단어만 들리고, 모르는 단어는 죽어도 안 들립니다. 어휘나 표현의 양을 늘려주는 가장 좋은 방법이 원서 읽기에요. 시간 대비 노출량으로 보면 책읽기가 최고지요. 미국 생활을 하던 저자가 책읽는 시터를 만난 이야기도 나옵니다.

'시터는 아이가 낮잠을 자면 1층으로 내려와 준비해온 도시락을 먹은 뒤 늘 말없이 책을 읽었다. 어느 날은 함께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었는데, 시터는 “책을 참 많이 보시네요”라는 나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제 아이를 볼 때 책이 제게는 유일한 탈출구였어요.” 
실례가 될까 싶어 조금 망설이며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물어보았다. 시터는 아이가 어렸을 때 이혼을 했고, 두 아이를 도맡아 키우면서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아 힘든 생활을 했다. 그때 돈을 들이지 않으면서 아이들과 오래 함께 놀 수 있는 곳이 어딜까 고민하다 도서관을 떠올렸다. 그래서 매일 아이들과 도서관에 다니며 책을 읽어주고, 자신도 책을 빌려와 읽기 시작했다. (...) 

책과 도서관을 좋아하는 시터 덕분에 내 아이는 거부감 없이 책을 가까이하는 아이로 성장했고, 매주 도서관에 가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이제 아이에게 책은 하나의 놀이가 되었다. 시간이 날 때면 휴대폰을 집어 드는 시터만 봐오다 책을 집어 드는 시터를 보니 너무나 신기했고, 대화를 나누며 훨씬 더 신뢰하게 되었다. 하다못해 시터도 이러한데, 엄마가 늘 책을 가까이하고, 함께 도서관에 다니고, 매일 책을 읽어준다면 아이에게도, 엄마에게도 이 세상 무엇보다 값진 습관이 자리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오늘부터라도 휴대폰을 손에서 내려놓고, 원서 한 권을 손에 들고 아이와 함께 놀아보는 건 어떨까. 
(위의 책, 175쪽)


이혼으로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든 시절, 가족이 도서관을 찾으며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었다는 시터의 사연이 놀라웠어요. 저도 20대 괴로울 때 책 읽는 습관을 기른 덕에 인생이 바뀌었거든요. 인생은 언제 바뀔까요? 우리가 간절한 마음으로 습관을 바꿀 때, 인생은 바뀝니다. 미국에 사는 육아 맘도 영어 원서를 읽으며 공부하잖아요? 영어 원서 읽기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학습 방법입니다.
아이들에게 영어 공부하라고 채근하기보다, 그 좋은 영어 공부, 부모가 직접 했으면 좋겠어요. 억지로 시킨 공부가 아이를 행복하게 만들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스스로 공부하는 부모는 분명 더 행복해집니다. 20대 시절, 인생이 괴로워 재미난 영문소설에 빠져들었어요. 스티븐 킹, 시드니 셀던, 마이클 크라이튼을 읽다보니 어느새 영어의 고수가 되어있더군요. 영어 원서 읽기, 독서라는 취미와 영어라는 특기를 둘 다 잡는 길입니다. 즐거운 원서 읽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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