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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마감을 지키는 법

by 김민식pd 2018. 7. 16.

방송사에서 피디로 일하면서 제게 몸에 밴 규칙 중 하나는 마감은 반드시 지킨다는 것입니다. 어려서 조연출 때, 선배에게 마감 시간을 좀 연기해달라고 했다가 혼 난 적이 있어요. 

"너 예술하냐? 예술은 집에 가서 네 돈으로 하고, 회사돈 받고 일 할 때는 무조건 시간을 지켜라."

평소에 엄격하게 시간 약속을 지키고, 마감도 지키는 편입니다. 추천사를 부탁한 출판사 편집자분에게 글을 보냈더니 그러시더군요. "선생님은 마감을 잘 지키신다고 들었는데, 역시!" 네, 칭찬받는 작가가 되는 방법, 간단합니다. 마감을 지키면 됩니다. 글을 잘 쓸 자신은 없어요. 이럴 때,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합니다. 시간은 지킬 수 있어요. 글의 품질은 감히 보장할 수 없어도. <꽈배기의 맛>(최민석 / 북스톤)에 마감을 지키는 법이 소개됩니다.

'아니, 아무리 드라마 촬영 때문에 바쁘고, 그래서 책 읽을 시간이 없다 해도 책 한 권에서 너무 많이 우려먹는 거 아니야?' 라고 투덜거릴 독자가 있을 지 모르겠는데, 어쩔 수 없어요. 좋은 건 좋은 거니까요. 좋은 건 나눠야하니까요. 마감을 지키는 요령, 이런 꿀팁은 나눠야지요. 


작가에게 가장 기본이 되는 출발점이자, 동시에 자신의 책을 만들어주는 편집자와 시간을 내어주는 독자에게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예의가 바로 제때 '원고를 마감'하는 것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원고의 질이 나쁠지언정, 그래서 다시 고치는 한이 있을지언정, 일단 약속한 마감 시간은 반드시 지키려 한다. (중략)

어떻게 마감을 지킬 수 있을까. 사실 나는 가급적이면 다음의 두 가지 법칙을 지키고 있는데, 이것은 마감을 지키는 데 매우 중요한 원칙이면서 동시에 읽을 필요가 없을 만큼 간단한 것이다. 첫째는, 가급적이면 글을 일찍 써두는 것이고, 둘째는 글감이 떠오르지 않으면 아무 말이라도 쓴다는 것이다. 

(위의 책 203쪽)  


저도 그래요. 드라마 촬영에 들어가면 아침 7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일을 합니다. 잠시 들어와 5시간 정도 자고 다시 나가면 사무실에 앉기는 커녕 노트북을 펼 시간도 없이 종일 바쁩니다. 그렇기에 촬영 시작 전, 한달치 정도 글을 미리 써뒀어요. 글을 잘 쓰지 못해서, 자꾸자꾸 수정을 해야 하는데, 요즘은 수정을 자주 못해서 가끔 오타가 나기도 하고, 부족한 글도 많이 올라오지요. 그럼에도 뻔뻔하게 올립니다. 이렇게 부족한 글을 보고, 누군가는 용기를 얻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럼, 오늘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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