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현대인들에게 블로그를 권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요. 그런데 어떤 면에서는 바쁠 수록 블로그가 필요한 것 같아요. 일본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 하나가 츠타야 서점을 만든 CCC그룹의 마스다 무네아키 사장입니다. 혁신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사람인데요, 그는 2007년 2월에 CCC 그룹 사원을 대상으로 블로그를 시작했어요. 회사의 비전과 가치관을 직접 공유하고 싶어서지요. 10년 동안 1500건 가까운 포스팅을 올리고요, 그 중에서 엄선한 글을 책으로 묶은 것이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 (마스다 무네아키 / 장은주 / 위즈덤하우스)입니다. 일본 원제는 <마스다의 블로그>에요. 

마스다는 1982년 음반 대여점을 내는 걸로 사업을 시작합니다. 그러다 <문화편의점>(Culture Convenience Club: 약칭 CCC)이라는 상호를 내걸고 츠타야 서점을 시작하지요. 일본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콘텐츠 그룹을 키우면서 언젠가부터 마스다는 고민을 합니다. 조직이 너무 커진 게 아닐까. 친구와 둘이서 시작한 사업이 어느 순간 그룹이 되었어요. 아마 10년 전 블로그를 시작한 게 그런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블로그란 그러니까 나란 사람의 분신을 인터넷에 만든 겁니다. 블로그에 올려둔 글이 나를 대신해서 나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해요. CCC 그룹 사원을 하나하나 만나서 회사의 비전을 공유하고 가치를 나누면 좋겠지만, 현장을 다 다니고 전국에 있는 지점을 다 찾을 수는 없지요. 그는 블로그를 통해 사원들과 자신의 생각을 공유합니다.


이를테면, 마스다는 블로그에 직원들에게 권하는 추천도서도 올립니다.


부하 직원이 생기면 

가장 먼저 읽어야 할 책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데일 카네기가 쓴 명저. <카네기 처세술>


길에 누운 소가 통행에 방해가 되면

어떤 사람은 과감하게 밧줄을 잡아당긴다.

하지만 아무리 잡아당겨도 소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 광경을 본 어떤 사람은 

소가 좋아하는 먹을거리를 코앞에 내밀어 

소를 물러나게 했다.


즉 사람을 움직이려면

이 같은 지식이나 기술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쓰여 있다. 

(중략)


사람은 명령이 아니라

꿈에 의해 움직이는 존재임을 알고

꿈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는 생각에 

일부러 부탁했던 글귀다.


리더는 

사람을 통합하고 움직이는 힘을

갖춰야 하지만,

기술력도 물론이거니와

그 집단이 가져야 할 꿈을 그리는 힘이 더 중요하다.


'세계 최고의 기획회사'

그것이 CCC를 시작한 이래의 꿈이다.


2014년 9월.




자신의 경영철학을 블로그를 통해 사원들과 공유하는 사람. 이런 사장을 만난다면, 신나게 꿈을 그려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가 있어요. 저는 기본적으로 피디가 사람을 모으는 사람이라 생각해요. 작가와, 배우와, 스태프와,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시청자를 모으는 사람. 작가나 배우나 시청자 중에서는 저에 대해 궁금한 마음에 검색을 하거나 제가 쓴 블로그를 보는 사람도 있겠지요. 제가 쓴 책을 읽기도 하고요. 내가 책을 읽거나 잠이 들었을 때도, 제가 쓴 글은 누군가를 만나 저 대신 이야기를 건네고 있을 겁니다. 

우리 시대, 분신술의 대가는 바로 스타들이에요. 그들이 만든 음악이나 드라마나 영화가 디지털 복제를 통해 무수한 분신을 만들고 우리는 그 분신들이 들려주는 노래나 보여주는 연기에 매료됩니다. 

블로그도 분신술의 도구입니다. 

바빠서 블로그를 못한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바쁠수록 블로그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 내가 쉴 때도 나의 글은 누군가를 만나 설득할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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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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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강철토끼 2018.01.22 06: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가 꿈이 딸아이에게 꼭 알려줘
    야 겠어요 늘 좋은 글 감사드려요

  2. 섭섭이짱 2018.01.22 08: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블로그는 분신술' 이건 정말 팍 와닿는 표현인데요. 블로그에서 본 김민식과 실제 만나본 김민식이 똑같았는데 말이죠, ^^ 그러고보니 PD님을 알게 된게 블로그 통해서였네요. 만약 블로그를 안하셨다면 아직까지도 PD님을 알지 못했거나 나중에 방송 통해서나 알게 되었을수도 있었겠어요.
    저에게는 블로그를 하신게 정말 큰 행운입니다. 블로그가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줬으니까요.

    근데 블로그 시작해보니 분신 만들기 싶기 않네요. 상당한 내공이 필요한걸 다시 한번 느낍니다. 그래도 내 분신을 만들면서 여러가지 배우는게 많아 즐겁습니다.

    오늘도 제 분신 만들러 블로그로 고고고 ^^

  3. 아리아리짱 2018.01.22 10: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초대해주신 덕분에 드디어 tistory 블로그 개설 했습니다!
    무척 떨리고, 많이 미약하고 두렵지만 감히 용기내어 시작해보렵니다.
    Pd님의<매일 아침 써봤니?>의 엄청난 응원으로 글쓰기세상으로 go go!
    '꾸준한 오늘이 있기에 내일은 무한하다.'
    '어떠한 일이든 잘하고 싶으면 매일같이 하라!'
    -김민식pd-

  4. 2018.01.22 10: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5. 2018.01.22 15: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6. 2018.01.22 15: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7. Oki 2018.01.23 01: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은 누구보다 읽기 편한 글쓰기로 설득하는
    장기를 갖고 있으신 것 같습니다. 작년 이맘때 무라카미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보고 나만의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에 겨우 단막극 하나를 써보고 뿌듯했습니다. 그러다 바쁘니 글쓰기의 마음은 잊고 있었습니다만, <매일 아침 글써봤니?> 를 보고 나서 꾸준함과 끈기로 다시 글쓰기를 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8. 최고씨 2018.01.23 19: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읽고 갑니다!!!

  9. ezrabible 2018.01.24 09: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갑니다^_^

  10. 이혜리 2018.01.24 18: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목이 정말 와닿는 비유네요!! ㅎㅎ 바쁠수록 블로그를 해야한다는 말씀도요! 저도 네이버 블로그가 있지만 가끔 이벤트 스크랩만 하지, 글을 매일 쓰는 건 쉽지 않더라고요ㅠㅠ 소소한 일이라도 부담없이 적으면서 매일 글쓰는 걸 시작해야겠어요 :)

  11. 프라우지니 2018.01.24 20: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람들과 소통하려고 블로그를 시작한 저와는 완전 차원이 다른 시작이네요.^^;

  12. 2018.02.07 05: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3. asd 2019.01.30 21: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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