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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나이 50에 아직도 사춘기

by 김민식pd 2017. 6. 2.

<후회할거야> (강신주 외 / 우리학교)라는 책을 읽었어요. 

 

살면서 후회하지 않기를 바랄 수는 없지요. 후회가 없는 삶은, 욕심이 없는 삶, 발전이 없는 삶인지도 몰라요. 청소년들에게 들려주는 선배들의 조언입니다. 어른이 되어 후회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책에서 찾은 귀한 글을 모아봅니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가슴을 울리는 이 구절은 류시화 시인의 잠언 시집 제목이기도 합니다. 철학자로서 저는 이 구절을 가끔 다음과 같이 바꾸어 표현하곤 합니다. “내가 나중에 알게 될 것을 지금 알 수만 있다면.....” 저는 철학을 포함한 모든 인문학, 그리고 문학과 음악을 포함한 예술이 가진 힘을 이 구절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2쪽 강신주 -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젊은 친구들을 보면 어른들은 흔히 부럽다며 뭐든지 할 수 있는 나이라고 말하지만 그것도 죄다 거짓말이다. 그 말을 그대로 믿으면 반드시 후회한다.

뭐든지 할 수 있는 나이 따위는 없다. 단지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알아볼 여유가 주어지는 나이가 있을 뿐이다. 그게 청춘이다.

 

(60쪽 김현진 - 꼭 맑고 밝고 활기차야 해?)

 

미친 듯 좋아서 거기 푹 빠져 열중하는 것, 그것은 심장을 세차게 뛰게 하고 모든 세포에 불을 켜 우리를 자라게 한다. 좋아하는 일과 함께 젊음은 성장할 수 있다. 집착과 의존, 강박의 중독이 아니라 모든 생활에 힘을 줄 수 있는 동력이 되는 매진과 몰두 그것이 취미건 운동이건 공부건 사랑이건 살아 있음을 증명해 주는 어떤 것이 있다면 거기에 중독되시라. 열광이 없는 청춘, 하고 싶은 것도 좋아하는 것도 없는 무기력한 청춘만큼 슬픈 존재를 본 적이 없다.

(73쪽 홍경님 중독의 추억)

 

 

내 나이 50, 나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의 삶을 살고 있다고 믿습니다. 오늘 내가 하는 일들이, 내일의 나를 만든다고 믿어요. 아내는 나에게 늘 철이없다고 말합니다.

어떻게 당신은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그렇게 살려고 해?”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면, 누구의 의지대로 살아야 하는 걸까요? 아내는 나더러 중학생 아들같다고 합니다. 마님은 어쩌면 막내 아들을 키우는 걸지도 몰라요. 걸핏하면 집을 나가고 (혼자 배낭여행) 툭하면 남이랑 싸우는 (회사에 시비를 걸고), 그런 남편을 보듬고 사는 마님은 어쩌면 관세음보살의 현신일지도... ^^ (모든 어머니가 그렇지요.)

 

아내에게는 정말 미안한 일이지만, 나는 아직도 사춘기 아이처럼 많이 설렙니다. 아내를 볼 때 설레기도 하지만, 내 인생을 두고도 늘 설레요.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요, 읽고 싶은 책도 너무 많고, 쓰고 싶은 글도 너무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너무 많아요. 100세 시대에요, 나이 50은, 아직도 꿈많은 사춘기라고 생각합니다. 늘 설레는 삶을 지향합니다. 후회하지 않으려고요. 전철에서 80된 할머니들의 수다를 우연히 들었어요.

"요즘은 마실 다니는 게 그렇게 힘들어. 허리 다리, 안 아픈데가 없어."

"아유, 딱 10년만 젊었으면 좋겠다."

80 노인은 70 노인을 부러워하더군요. 

남은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이 오늘이에요. 내일 후회하지 않으려면, 오늘을 충실하게 살아야겠어요. 다들 즐거운 주말 맞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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