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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로봇의 부상', 그 이후의 세상

by 김민식pd 2017. 3. 28.

'이제까지의 자동화 기술은 특정한 부분에 한정되어 있어서 한 번에 한 분야에만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근로자들은 일터를 잃어도 새롭게 부상하는 타 업종으로 전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상황은 다르다. 정보 기술의 범용성 때문에 모든 산업의 노동 집약도가 줄어들고 있으며, 새로운 산업도 그 구상 단계부터 강력한 노동 절약 기술을 정착하고 등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우리는 일자리를 지키고 또 찾아낼 수 있을까?‘

<로봇의 부상> (마틴 포드 / 이창희 / 세종서적) 책표지에서

 

미래의 변화를 읽으려면 과거에서 현재까지 이어지는 트렌드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책에서 눈에 띈 그래프가 두 장 있습니다.

 

미국 국민소득 중 근로자에게 가는 부분 (1947~2014)

 

 

 

같은 기간 동안 GDP에서 차지하는 기업 이윤의 비중

 

 

 

노동자의 비중은 갈수록 줄고 기업의 이윤은 갈수록 늡니다. 기업 이윤의 경우, 불황기에 큰 폭으로 떨어지기는 하지만 위기를 넘기고 나면 이전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개인은, 경제 위기가 있을 때마다 하류층으로 전락합니다. 회복은 쉽지 않고요.

 

'범세계적으로 근로자의 몫이 축소되는 이유가 "자본 생산 부문에서의 생산성 향상"이라고 결론지으면서 "이는 주로 정보 기술의 발달과 컴퓨터 시대의 도래에 기인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소득에서 근로자의 몫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거시 경제 모델의 기본 요소"임도 지적했다.'

 

산업 사회에서 기술이 발달할수록 기업에 유리하지, 노동자에게는 불리하다는 겁니다. 요즘 잘 나가는 회사는 포털 기업입니다. 구글이나 네이버가 하는 일은,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게 아니라, 사회 전체가 생산한 지식이나 콘텐츠를 검색을 통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는 것입니다. 에어비앤비가 하는 일도 그래요. 기존에 있던 주택, 기존에 있던 역사 문화 등의 관광자원, 기존에 집을 꾸미는데 들어가는 가족의 노동력을 온라인 공간에 모아놓고 한자리에서 쉽게 주문 결제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합니다. 요즘 잘 나가는 IT 기업의 특징은 이제껏 인류가 공동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 온 자원에 정보 기술의 편리함을 더해 시장을 독점한다는 것이지요. 페이스북 대주주는 주커버그 한 사람이지만, 페이스북의 효용은 수십억의 사용자가 매일 자발적으로 올리는 콘텐츠에서 나오거든요.

 

'소수의 엘리트가 오랜 시간 누적된 사회의 기술 자본을 사실상 독점해도 되는가 하는 윤리적 의문에 더하여, 소득 불균형이 극단을 향해 가는 경제가 전체적으로 과연 건강한가 하는 실질적인 문제가 제기된다. 어떤 분야든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시장이 활발해야 혁신을 지속할 수 있는데, 그러려면 구매력이 적절히 배분되어 있어야 한다.'

(135)

 

책의 전반부는 자동화 물결이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 무엇도 함부로 상상하지 말라. 상상하는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라는 영화 카피가 생각납니다. 정보 기술 혁명은 이전의 산업 혁명과는 다른 양상의 변화를 가져옵니다. MOOC의 등장을 통해 대학 교육에도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이고, 인공지능이 가장 활발히 사용될 분야 중 하나가 의료 산업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로봇의 부상으로 어떤 일자리가 사라질 것인가?'를 고민하는 게 의미없이 느껴집니다. '일자리를 로봇이 가져간다면 우리는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 그게 더 중요한 질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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