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짠돌이입니다. 돈 한 푼 아낄 때마다 희열을 느끼지요. 여행을 참 좋아하는데, 가급적 돈 안들이고 다니는 방법을 찾다가, 서울 근처 자전거 여행을 다녔어요. 당일치기 자전거 여행이라면, 숙박비, 교통비, 입장료가 전혀 안 듭니다. 심지어 집에서 아침 먹고 남은 거 도시락으로 싸가면(이건 좀 심한가요?^^) 땡전 한 푼 안 들지요. 그렇게 놀러 다니는 게 너무 좋아 글을 썼더니, 어떤 포럼 운영자가 그 글을  사이트에 게재하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무려 5만원이라는 원고료까지 주시면서!

저는 술 담배 커피를 하지 않습니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읽고 새벽에 일어나 출근 전에 글을 한 편 씩 씁니다. 글쓰기가 재미있어요. 가끔 잡지사에서 칼럼 청탁이 오고 출판사에서 출간 의뢰가 옵니다. 돈 한 푼 안 받고 재미로 글을 쓰는데, 심지어 고료랑 지면까지 주신다니 얼마나 감사한지! 생각할수록 글쓰기처럼 남는 장사도 없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 한 대목.


'만일 당신이 소설을 쓰기로 마음먹었다면 주위를 주의 깊게 둘러보십시오-라는 것이 이번 이야기의 결론입니다. 세계는 따분하고 시시한 듯 보이면서도 실로 수많은 매력적이고 수수께끼 같은 원석이 가득합니다. 소설가란 그것을 알아보는 눈을 가진 사람을 말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멋진 것은 그런 게 기본적으로 공짜라는 점입니다. 당신이 올바른 한 쌍의 눈만 갖고 있다면 그런 귀중한 원석은 무엇이든 선택 무제한, 채집 무제한입니다.

이런 멋진 직업, 이거 말고는 별로 없는 거 아닌가요?'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140쪽)


하루키의 말처럼 주위를 관찰하고 경험을 수집하는 행위에는 돈 한 푼 안 듭니다. 이만한 취미도 없어요. 문득, 글쓰기를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 본격적으로 공부해보고 싶어졌어요.


무엇을 공부하는데 있어 가장 좋은 방법은 글로 쓰는 것입니다. 머릿속 생각을 글로 옮기면 정리가 되고 앎이 단단해지거든요. 그동안 PD라는 직업에 대해 글을 많이 썼습니다. 그건 제 나름의 공부였어요. 공대를 나와서 영업 사원으로 일 하다 mbc 입사한 후, 고민이 많았어요. '어떻게 하면 PD란 직업을 잘 수행할 수 있을까?' 그 고민을 해결하려고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책장에 꽂힌 책들을 보면 제 글이 실린 초기의 책들은 PD라는 직업에 대한 책들입니다. 원고 청탁이 왔을 때 부끄러웠어요. '겨우 나 정도 되는 사람이 피디에 대한 글을 써도 좋을까?' 하지만 결국 쓰기로 했어요. '겨우 나 정도 되는 사람도 피디가 될 수있다는 얘기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몇 년 전 신입PD 한 명이 와서 그러더군요. "신방과 전공이 아니라서 피디 시험 지원을 망설였는데, 대학 시절 선배님 글을 읽고 용기를 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용기를 주는 글을 쓰고 싶어요. (저의 연애 스쿨은 특히 많은 분들께 용기를 주지요. ^^) 그런데 여전히 글쓰기는 자신없습니다. 글쓰기를 좋아하긴 하는데, 잘 하지는 못해요. 글을 잘 못 써서 고민이라고 했더니 편집자가 그러셨어요.

"피디님, 말하듯이 글을 써 보세요. 말하기는 쉽잖아요?"

그래서 블로그 글도 말하듯 쓰고 있습니다. 무엇을 잘 하고 싶을 때, 잘 할 수 있는 길은 매일 꾸준히 하는 것 입니다. 어학이든 작문이든. 그래서 매일 아침 고시랑 고시랑 수다 떨듯이 글을 씁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가론을 읽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 하루키같은 유명한 작가가 아니라도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는 얘기를 해보면 어떨까? 공대를 나온 딴따라 피디가 말하는 글쓰기 요령.

그래서 문을 엽니다.

딴따라 글쓰기 교실, 무료 개강합니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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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게리 2016.07.26 08: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대됩니다 피디님의 맛깔나는 글쓰기의 노하우 전수받고싶어요

  2. 동우 2016.07.26 09: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무언가 읽거나 보고 나중에 다시보면 정리가 안되서 잘 정리해두고 나중에 봐야겠다는 생각을해서 여러책을 찾아보고있었는데
    먼저 글쓰기교실로 입문해야겠어요

  3. Grace 2016.07.26 09: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의 글은 언제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듭니다. 하루에 한 편의 글을 쓴다는 건 정말 대단한 거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글쓰기 교실도 너무너무 기대됩니다^^

  4. 푸랄랄라 2016.07.26 10: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짜로 즐기는 세상>에 또 하나의 카테고리가 생겼네요~~
    저도 글 잘 쓰는 노하우 전수받고 싶네요~~^^
    하루에 글 하나 쓰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 대단하세요~~

  5. 첨밀밀88 2016.07.26 11: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글쓰기라면 두드러기부터 나는 스타일인데 딱 저같은 사람에게 필요한 내용이 되겠군요. 엄청 기대됩니다.^^

  6. 섭섭이 2016.07.26 12: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은 새벽에 글이 없으셔서 언제 올리니사 궁금했는데, 너무 반가운 글이 올라왔네요.
    저도 요즘 글쓰기를 시도하려고 블로그 개설하고, 수첩, 팬만 잔뜩 사놓고 시작도 못했네요.
    PD님이 강의들으면서 바로 시작해야겠어요.

    그리고, 이번 글쓰기도 영어암송 댓글부대처럼 어느정도 강의가 진행되면
    다른 분들도 같이 참여하는 방법으로 진행해도 재미있을거 같네요.

    글쓰기 강의 기대됩니다.






  7. 얀얀 2016.07.26 19: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머 반가운 소식이에요 영어에 이어 글쓰기까지 !!!저에게 촉매역할 해주심에 감사드려요 :)

  8. 장경운 2016.07.27 08: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쓰기 강의 기대 됩니다 ^^

  9. 양갱 2017.05.09 00: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작가님이 쓰신 '영어책 한권 외워봤니?'를 보고 블로그를 찾아 들어오게 됬어요~
    저는 하던 일을 그만두고 정신적으로 힘들어 그저 좋아하는 책만 골라 읽어가며 매일 같은 하루를 보내는 한달 째 되는 오늘. 우연히 오빠의 책꽂이에서 호기심을 유발하는 제목이라 보게됬는데 엉덩이 아픈줄 모르고 다 읽었네요.
    넋놓고 살던 제가 정신이 번뜩여져요~ 뭔가 하고싶다는 생각도 들고요. 늦은 나이라 생각하지 않고 용기내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주셔서 감사합니다😊꾸벅!!

  10. 핑크 2018.04.24 16: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쓰기에 관한 글을 검색하다가 발견하였네요

    가장 아쉽고 필요한 일이 글쓰기 아닌가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