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쓸 때, 저만의 원칙이 있습니다.
'초고는 나의 것, 수정은 독자의 것'
저에게 글쓰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취미입니다. 블로그에서 초고를 쓸 때는 무엇이든 마음이 내키는 대로, 내가 쓰고 싶은 내용을 마음껏 씁니다. 글을 처음 쓸 때, 다른 사람의 눈치는 보지 않습니다. 오로지 내 마음 가는데로 키보드를 두드려야 글쓰기가 즐겁습니다. 나의 욕망에 충실하게 글을 쓰고, 그 글은 비공개로 남겨둡니다. 그냥 혼자 보면서 즐거워하는거죠.
비공개 글을 공개로 돌리기 전에는 반드시 수정을 합니다. 글을 쓸 때는 쓰는 이의 것이지만, 읽을 때는 읽는 이의 것입니다. 누구나 자신의 방식으로 글을 해석합니다. 그게 글의 숙명이에요. 그렇기에 글을 공개로 돌리기 전에는, 읽는 이의 입장에서 글을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글을 읽고 불편할 사람은 없을까? 괜한 오해는 없는가? 독자의 입장에서 읽고 글을 다듬고 수정합니다. 독자의 반응을 보고, '어? 나는 그런 의도로 쓴 게 아닌데?' 해도 어쩔 수가 없어요. 공개된 글쓰기를 하는 사람이 짊어져야할 책임이 있으니까요.
'나는 이렇게 멋진 사람이거든요?'하고 자신있게 자신을 어필하는 사람이 돋보입니다. 기가 죽어 심사위원 눈치만 살피는 글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요. 비슷비슷한 글을 너무 많이 읽어서 차별화가 되지 않거든요. 자기소개서든, 회사 업무상 서류든, 비즈니스 이메일이든, 읽는 사람 눈치만 살피면 글의 알맹이가 없어집니다. 말하고자 하는 바가 분명하지 않거든요. 모든 글을 쓸 때, 글을 쓰는 입장이 먼저 담겨야하고, 그런 다음 수정과정에서 읽는 이(심사위원, 직장 상사)가 배려되어야 합니다.
'초고는 나를 위해, 수정은 독자를 위해' 이게 인생을 사는 방법 아닐까요? 항상 나의 즐거움이 우선입니다. 그런다음, 나의 즐거움이 다른 사람에게 걸림이 없는지 살펴 볼 뿐입니다. 남의 시선에 내 인생이 어떻게 비칠까, 그걸 먼저 살피면 재미가 없어져요. 글이든, 인생이든.
(해녀가 가슴속에 바다를 품고 살듯이, 누구나 가슴속에는 쓰고 싶은 글을 품고 삽니다.)
예전에 PD 공채 서류 전형 심사를 보면서 비슷비슷한 글을 읽으며 헷갈릴 때가 많았어요. 글을 쓴 사람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겁니다. 자기소개서를 쓰는 데도 비슷한 원칙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게 우선입니다. 자기소개서를 쓰는 사람이 심사위원의 눈만 심하게 의식하면 글이 재미가 없어요. 모범답안이라고 생각하고 쓴 글은 읽어도 개성이 느껴지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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