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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즐기는 세상

서울시 도서관 여행 베스트3

by 김민식pd 2016. 5. 25.

'짠돌이 도서관에 가다 2'

 

내일 모레 나이 쉰이다. 벌써... ㅠㅠ

50대는 은퇴를 준비하는 시기다. 노후의 취미 활동을 미리 준비하는 시간. 몸으로 익혀야할 것이 있다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배우고, 돈을 들여 배워야할 것이 있다면 돈을 버는 현역 시절에 배워야한다.

100세 시대, 노후 취미의 키워드는 지속가능성이다. 돈이 없어도 할 수 있고, 힘이 없어도 할 수 있고, 친구가 없어도 할 수 있을 것. 내게 그런 취미가 바로 도서관 나들이다. 돈 한 푼 안 들고, 언제 어디서나 혼자라도 즐길 수 있다. 언젠가 은퇴하면 서울 시내 전망 좋은 도서관을 찾아다니며 책을 읽으며 사는 게 꿈이다. 틀어박혀 책만 읽기보다 주변에 걷기 여행을 겸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더 좋겠지. 요즘 나는 그런 도서관을 찾아서 답사 여행을 다닌다.

내 맘대로 뽑아본 서울시 도서관 여행 베스트3.

 

1. 이진아 기념 도서관과 안산 자락길

 

연세대 뒤에 있는 안산은 예전에 MTB로 즐겨가던 곳이다. 그러다 산에서 구른 다음부터 산악 자전거는 접었다. (요즘은 출퇴근용으로^^) 어깨에 침을 맞으려고 한의원을 찾았더니 의사분이 그러시더라. "선생님 나이에는 위험한 운동하시면 안 됩니다. 뼈가 잘 안 붙어요."

한때 마운틴 바이크 족들의 성지였던 안산이 이제는 서울 시내 도보 여행의 명소로 거듭났다. 안산 자락길이라고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순환 도보 코스가 생겼다. 연세대 뒷편에서 올라가기도 하고, 서대문보건소에서 가기도 하는데 나는 독립문역에서 오르는 걸 좋아한다. 

3호선 독립문 역 4번 출구로 나오면 독립공원이다. 그 이름에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연을 지닌 '이진아 기념 도서관'이 있다. 건축상을 받을 정도로 디자인이 뛰어난 도서관라는데 찾아간 날이 휴관일이라 밖에서만 봤다. 소장 도서도 많고 이용도 편하다고 입소문이 난 도서관이다. 언젠가 다시 찾아와야지. 

도서관 뒤로 샛길을 오르면 안산 자락길로 이어진다. 자락길의 특징은 나무 데크로 계속 길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7km 길인데, 휄체어나 유모차로도 갈 수 있는 전국 최초의 순환형 무장애길이란다. 굳이 등산화가 아니라도, 가벼운 운동화 차림으로 다녀도 발이 아프지 않다. 도서관 나들이를 겸해 오기에 참 좋은 코스가 아닌가.

2시간에 걸쳐 전체 순환 코스를 걸어도 좋고, 잠깐 도서관에서 책읽다 머리 식힐 겸 뒷편으로 나와서 걸어도 좋다. 아까시숲, 메타세콰이어숲, 가문비나무숲 등 다양한 숲을 즐길 수 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서울 시내 한 가운데 이런 숲길이 있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다. 전철로 다닐 수 있는 숲길 나들이. 노후 취미 생활로 이만한 게 또 어디 있으랴! 젊어서는 코스를 발굴하고, 늙어서는 여유롭게 누릴 것이다. 당분간은 빨빨거리며 돌아다니면서 이런 명소를 더 찾아내야지.

 

2. 국립 도서관과 서리풀길

강남에 있는 걷기 코스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고속 터미널역 3번 출구에서 시작한다. 구름다리를 건너 성모병원 쪽에 다다르면 바로 서리풀 공원이 나온다. 계속 걸어 몽마르뜨 공원으로 건너가다보면 오른쪽 아래 국립 도서관이 보인다.

국립도서관은 이용이 불편한 편이다. 가방을 사물함에 넣어야하고, 반드시 등록증을 만들어야한다. 나는 도서관의 가장 중요한 미덕이 접근성이라 생각하는데, 국립 도서관은 이래라저래라 요구사항이 많다. 아마도 '국립'이라는 권위 때문인 것 같은데... 아쉽다. 권위보다는 친근함이 더 필요한 시대인데 말이다.

 

3. 광진구 정보 도서관과 한강 시민 공원

자전거를 타고 도서관 나들이를 간다면, 광진구 정보 도서관도 좋다. 한강 시민 공원 서울숲에서 광진교 가는 방향에 있다. 열람실 창밖으로 한강을 조망할 수 있다. 공짜로 누리는 도서관 좌석 중 최고가의 프리미엄을 자랑하는 곳이 아닐런지... ^^

 

예전에 분당 살 때는 율동 공원 북카페도 좋아했고, 일산 출퇴근할 때는 호수공원과 정발산 공원에서 가까운 아람누리 도서관도 즐겨찾았다. 

가장 좋은 도서관은 역시 동네 도서관이다.  

 

요즘 나는 서울 둘레길을 걷고 있다. 남들은 산티아고도 가고, 올레길도 가지만, 나에게는 서울 둘레길이 완소 도보 여행 코스다. 쉬는 날, 틈날 때마다 한 코스 씩 걷고 있다. 며칠전에는 3코스 고덕 일자산 코스를 걷다가 길 옆에 생긴 도서관을 봤다.

송파 글마루 도서관이라... 동네마다 좋은 도서관이 늘어난다. 언젠가 시간이 난다면 여기도 한번 들러봐야겠다. 은퇴하고 하고 싶은 일 중 하나가, 서울시 도서관 여행 가이드북을 쓰는 일이다. 일단 블로그 연재부터 시작해야지. 아, 생각만해도 막 설렌다. 가만... 그럼 은퇴만 손꼽아 기다려야 하나?

 

좋아하는 게 있다면 미룰 수 없다고 생각한다. 미룰 수 있는 일이라면 진짜 좋아하는 게 아닐지도... 은퇴 후에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지금 즐겨야한다고 생각한다.

내일은 없다는 생각으로 오늘 하루도 즐기고 볼 일이다. 

 

여러분의 동네 근처에 좋은 도서관이 있다면 추천 부탁 드린다. 혼자 걸어서 찾는데는 한계가 있으니, 귓동냥도 필요하다. 은퇴후에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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