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짜 영어 스쿨

석달을 버텨야하는 이유

by 김민식pd 2016. 4. 2.

(댓글부대 3주차 공지글)

 

종묘에 갔을 때 일입니다. 입장시간마다 한국어나 영어 해설을 해줍니다. 제가 도착한 시간은 11시 10분. 다음 내국인 입장 시간에 잘 맞췄더군요. 그런데 옆에 외국인 여행자가 둘 있었어요. 다음 영어 해설은 12시인데, 그때까지 기다릴 수 없어 그냥 한국어 시간에 같이 들어왔어요. 해설사가 조금 더 기다려서 영어 시간을 이용하길 권했지만 시간이 없어서 어쩔 수 없다고 영어로 말하더군요. 자기들끼리 뭐라뭐라 하는데 옆에서 들어보니 러시아에서 온 관광객 같았어요.   


 

 

 

멀뚱멀뚱 먼 발치서 구경만 하는게 안타까워 같이 다니면서 짬짬이 해설사가 해준 이야기를 영어로 통역해줬어요. 그러다 물어봤죠. "너네 어디서 왔어?" "우리는 스페인의 카나리 제도에서 왔어." 저 그 순간 완전 좌절했어요. 내가 못 알아들은 그들의 말은 바로 스페인어였던 겁니다. 작년 아르헨티나 여행할 때, 나름 한 달 가까이 공부했다고 생각했는데, 하나도 못 알아들은 거예요. 왜 그랬을까요?


남미 여행 중, 엘 칼라파테에서 어느 게스트하우스에서 일본인 여행자를 만났어요. 일본어 공부한 지 5년이 지났지만, 간만에 연습할 요량으로 말을 붙였어요. 그러고 30분 가까이 일어로 수다를 떨었어요. 일본어의 경우, 일단 익혀두면 한국어와 비슷한 단어가 많고 발음이 쉬워서 금세 다 떠올라요. 한창 이야기하는데, 옆에서 어떤 여자분이 와서 일본어로 물었어요. "니혼진 데스까?"

"고노 가타와 니혼진데스께도 와따시와 간꼬꾸까라 키딴데스." 이분은 일본사람이고 저는 한국에서 왔어요."

"에? 한국분이셨어요?"

알고보니 예전에 일본에서 유학한 한국 분이었어요. 저더러 일어를 어디서 배웠냐고 묻기에 회사 다니며 짬짬이 공부했다고 했지요.


스페인어는 하나도 못 알아듣는데, 일본어는 30분 넘게 수다를 떨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일본어는 1년 넘게 공부하면서 책을 두 권이나 외웠습니다. 문법책의 예문과 구문도 다 외우고, 동양문고의 '일본어 첫걸음'도 다 외웠지요. 반면 스페인어의 경우, 한달 정도 외우다 말았지요.

 

외국어 회화 공부에는 문턱이 있어요. 저는 그걸 석 달이라고 봅니다. 세 달 정도 하면서 책 한 권을 외우면 머리속에 기본 회화가 들어섭니다. 그런데 한 달 하다 그만두면, 나중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싹 다 까먹거든요. 


이제 암송 공부 2달째 접어듭니다. 앞으로가 중요해요. 그동안 공부한 거 헛고생하지 않으려면, 여기서 더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영어 공부, 찔끔 하고 말면, 효과가 하나도 없었죠? 원래 외국어 공부가 그런 겁니다. 기본 3개월에서 6개월은 꾸준히 해주셔야 효과가 있어요. 


 

정말 아쉬워요. 종묘에 대해 스페인어로 설명해줬으면, 이 친구들 완전 감동먹었을텐데...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지요?


댓글 부대 여러분, 남은 2달도 가열차게 파이팅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