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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여행예찬385

브뤼헤를 아시나요? 1992년 유럽 배낭여행을 갔을 때, 현지에서 만난 프랑스나 영국 사람들에게 유럽에서 어디를 좋아하느냐고 물었다가 생소한 이름을 들었어요. 영국 사람은 브뤼지스Bruges라고 했고, 프랑스 사람은 브뤼헤라고도 했어요. "응? 난생 처음 들어보는데, 거기가 어디야?" "벨기에의 도시야." "아, 브뤼셀? 오줌싸개 동상?" "아니, 거기는 가지 마. 볼 게 별로 없어. 그 동상 빼고는... 대신 브뤼헤에 꼭 가봐. 가보면 알아. 정말 예쁜 도시야." 그래서 찾아갔다가 완전 반했던 곳이지요. 그 시절에도 저는 자전거 여행을 좋아했는데, 운하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닌 기억이 있어요. 운하와 중세 유럽의 건물이 잘 보존된 도시.이번에 갔을 때는 먼저 Free Walking Tour부터 신청했어요. 도시의 역.. 2024. 3. 27.
인레 호수에서 사귄 친구 지난 2월, 미얀마에 갔다가 인레 호수가 있는 낭쉐에 갔어요. 호텔비가 1박에 12달러.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아침을 주는 곳이라 9일 동안 머물렀어요. 숙소에서 공짜로 빌려주는 자전거를 타고 아침마다 다녔어요. 장이 열리는 날은 이렇게 인근 호숫가 마을에서 배타고 물건 탈러 오는 사람들 구경하기도 하고요. 물길을 따라 논둑을 따라 호수를 찾아 달리기도 했어요. 운하를 따라 가면 호수가 나오는데, 중간에 길이 자꾸 끊겨요. 육로로 인레 호수를 가는 건 쉽지 않아요. 아, 무엇보다 여기는 GPS랑 데이터 로밍이 안 되니까 무작정 페달을 밟아 길을 찾는 건 한계가 있어요. 대신 동네 민속 박물관을 찾아가고요. 마을 근처에 있는 동굴 탐험을 다니기도 했어요. 불심이 깊은 이곳 사람들은 천연동굴을 지하 사원으로 .. 2024. 3. 20.
미얀마 인레 호수 여행 2024년 2월 1일부터 20일까지 미얀마 여행을 다녀왔어요. 저는 여행기를 쓸 때, 도착한 날짜부터 시간순으로 쓰는데요. 문득 깨달았어요. 아, 짝수달마다 여행을 다니는 요즘, 이렇게 기록하다가는 여행 일정의 뒷부분은 한없이 밀리겠구나. 당장 작년 2월 쿠바에 다녀오면서 들른 마드리드나 이스탄불 여행기를 빼먹었고요. 여름에 갔던 유럽 여행의 후반부도 아직 못 올리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제는 방식을 바꾸려고요. 가장 좋았던 도시부터 하나씩 소개하려고요. 3주간의 미얀마 여행 중 가장 좋았던 곳은 낭쉐라는 마을인데요. 그곳에서 샌달우드 호텔에서 묵었어요. 새로 지어진 깨끗한 외관. 방도 넓고 깨끗한데요. 제일 마음에 드는 건 2층에 있는 이 공간... 아침 조식을 먹는 곳인데 낮에는 손님이 없어 여기 앉아.. 2024. 3. 13.
미얀마 바간 여행기 1992년에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온 후, 여행에 꽂혔어요. 이 재미난 해외여행, 좀 더 자주 다닐 방법은 무엇일까? 고민하다 첫 직장에서 사표를 내고 통역대학원에 들어갔어요. 프리랜서 통역사로 일하면,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잖아요? 실제로 1995년 겨울에는 1달 반 동안 호주 배낭여행을 가고요, 1996년 여름방학 기간에는 어머니랑 여동생이랑 셋이서 한 달 동안 캐나다 렌터카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어요. 당시에는 통역사 시급이 높아서 (1995년 기준 1시간에 5만원) 한 달 정도 통역을 하면, 한 달 동안 해외 여행을 다닐 수 있었어요. '그래, 남은 평생 이렇게 일과 여행을 오가며 살자.'라고 마음을 먹었는데요. 생각지도 않게 MBC PD가 되면서 인생이 바뀝니다. 피디로 일하는 게 너무 재밌었어.. 2024. 3.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