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MBC 파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MBC 방송대학'이라는 행사를 했어요. MBC의 기자, 피디, 아나운서들이 언론인 지망생들을 만나 자신의 방송사 입사 수기를 들려주는 시간이었어요.

(아래는 당시 관련 기사.)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1731452

예능의 김태호 피디, 드라마 박홍균 피디등 MBC 간판들이 총출동했는데, 당시 보도국에서는 뉴스 앵커로 일하던 김수진 기자가 나왔어요. 파업이 끝난 후, 김수진 기자가 파업 프로그램에 나갔다는 이유로 부당전보에 시달린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 미안했어요. 프로그램 기획 및 연출자로서...

그런데 그 김수진 기자가 부당 전보 된 곳이 하필 드라마 마케팅 부서였어요. 뉴스 앵커로 일하던 기자를, 드라마 홍보팀으로 발령을 내어,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돌리고, 제작발표회 행사 진행 업무를 시킨 거죠.

드라마 사무실에 앉아있는 김기자의 모습, 너무 민망하더군요. 낯선 사무실에 앉아있는 거 불편하지 않냐고 물었더니, 아무 일도 시키지 않아 보도국에 앉아서 벽보고 있는 것보다는, 그래도 낫다고 했어요. 보도국 간부들과 얼굴 마주칠 일이 없어 마음은 편하다고.


김수진 기자에게 물어봤어요. 지난 몇 년, 힘든 시간이 이어지고 있는데, (당시로서는 언제 끝날지 기약도 없는...) 하루하루를 견디는 비결이 뭐냐고. 김기자는 마라톤 풀코스를 뛴다고 했어요. 머리가 복잡할 때는 달리는 게 최고라며, 취미삼아 시작한 마라톤에 빠져서 이제는 세계 4대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연습중이라고. 휴가를 내고 시카고와 베를린 마라톤 대회에 나가 풀코스를 뛰고 그랬어요. 

아침이나 저녁에는 한강변을 따라 10킬로씩 달린다는 이야기에 입이 쩍 벌어졌어요. 겨울이나 여름이나 한결같이 뛴다는 얘기에 물어봤어요.

"매일 10킬로씩 뛰면, 언제가 제일 힘들어요?"

"마라톤을 할 때, 가장 힘든 순간은 운동화 끈 맬 때입니다."

엥? 저는 5킬로 구간이나, 10킬로 끝나기 직전, 이럴 때가 힘든 줄 알았거든요? 아니래요. 아침에 일어나 현관에 나가 운동화 끈을 묶는 순간이 가장 힘들답니다. 일단 신발 신면 나가서 뛰는 건 문제가 아니래요. 다만 일어나서 현관까지 가서 신을 신기 까지가 가장 어렵답니다.

 

아, 확 와닿더군요.

공부도 그렇거든요. 자리에 앉아 책을 펴기까지가 힘이 들어요. 침대에서 밍기적거리고, 쇼파에서 티비 채널을 돌리고, 휴대폰을 만지작거리지요. 일단 책을 펴면 그다음에 공부는 절로 되거든요. 어떤 일이든, 시작이 가장 어렵습니다.

 

김수진 기자가 페이스북에 올린 마라톤 풀코스 완주 인증샷을 볼 때마다 감탄합니다. 아마추어 러너 가운데 기록도 출중한 편이에요. 내가 아는 이 중, 가장 멋있는 사람 중 하나가 김수진 기자인데요. 그가, 내일 저녁 12월 30일 8시, MBC 뉴스데스크, 주말 단독 앵커로 복귀합니다.


그녀가 운동화의 끈을 질끈 묶는 모습을 떠올려봅니다.

새로운 출발선에 선 김수진 기자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모질고 힘든 시간, 잘 견뎌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보도국에서 예고 촬영 섭외가 왔어요. 처음에는 못하겠다고 손사래를 쳤어요. 내가 뭐라고 뉴스 예고에 출연하나 하고, 그러다 김수진 기자가 앵커라는 얘기에 마음을 바꿨습니다. '뭐라도 해야지', 하고요.

부끄럽지만, 예고를 공유합니다.

제가 한 멘트는, 제가 한 애드리브입니다. 

어떤 대사를 했는지는 직접 영상으로 확인해보세요~^^


http://imnews.imbc.com/replay/2017/nwdesk/article/4482831_21408.html?menuid=nwdesk



6년간 보도국에서 쫓겨났던 기자가, 메인 뉴스 앵커로 복귀하는 장면,

2017년이라는 한 해 동안 일어난 기적을 단적으로 증명하는 순간이라 생각합니다. 


돌이켜보면, 2017년은 하루하루가 다 선물같은 나날이었습니다.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17년 한 해, 수고많으셨습니다.

새해에도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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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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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ikbluesky 2017.12.29 07: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엠비씨 정상화 되는 과정보는게 참 흐뭇합니다. 인사나 개편 속도도 시원시원해서 최승호 사장님하에 달라질 엠비씨가 무척 기대되고, 온라인상의 홍보도 강화시키는게 느껴져서 뉴스타파에 계시면서 달라지는 언론환경을 잘 체득하셨구나 라고 생각이 들구요. 암튼 바로 서는 언론이 많아지길 비랍니다. 올 한해 김민식 피디님도 참 많이 애쓰셨어요. 버텨주셔서 감사하고 내년에도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 김민식pd 2018.01.02 07: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맙습니다.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풍경이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일줄 몰랐어요. 2018년이 더욱 기대됩니다. 고맙습니다!

  2. 섭섭이 2017.12.29 08: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애드리브까지... ㅋㅋㅋ 이제 PD님은 연기자나 출연자로 더 친숙하네요.
    엠빅뉴스의 SNS 버전 예고편도 재미있던데. ^^
    https://www.facebook.com/mbicnews/videos/1648109555249330/

    2017년은 정말 다사다난해 였던거 같아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PD님 블로그를 알게된게 아이러니하게 드라마국에서 쫓겨난 후 올리신 글들 때문이었는데.... 이렇게 바뀐 MBC 뉴스를 볼게 될날이 올줄이야.. ^^
    초여름 PD님의 "김장겸은 물러나라" 외침은 정말 신발끈과 같은 존재였어요.
    언론에 대해 잘 몰라던 저도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언론을 망가뜨린 공범자들.., 그리고, 내부에서 고통받던 분들 얘기 들으며 화도 나고 마음도 아팠습니다.
    이제 모두들 제자리로 돌아와서 방송하시는 모습들을 보니 좋네요. ^^

    PD님.. 그 동안 많이 힘드셨을텐데 잘 버텨주시고, 끝까지 싸워주셔서 고맙습니다.
    올 한해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내년 출간할 새책도 베스트셀러 되실거고, 연출하실 드라마도 대박 나실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몸 아프시지 말고... 건강하세요.

    올 한해 블로그를 통해 많은 깨달음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내년에 또 뵙겠습니다.

    2018년 황금개띠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김민식 주식회사 파이팅!!!

    • 김민식pd 2018.01.02 07: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2017년, 한 해 동안 섭섭이님의 꾸준한 응원 덕분에 여기까지 왔어요. 액션보다 중요한 건 리액션이라 생각합니다. 액션은 내가 마음을 내어 하는 건데, 리액션은 타인의 행동에 대한 공감이거든요. 그런 점에서 소중하고도 귀한 인연, 섭섭이님의 행복한 한 해를 소망합니다. 2018년,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3. 정지영 2017.12.29 12: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의 예고 영상도 봤으니
    간만에 내일 뉴스를 함 봐야겠네요.^^
    올해 1월에 만난 책으로 한 해 알차게
    보낸것 같아요. 소기의 목적(1권 누적 암송)도
    달성하고, 독서도 꾸준히 했구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오게 한 원동력은
    영어책 한권 외우는 사람이 저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게해준 정모였던것 같아요.
    책 써주신거, 정모에 귀한 시간 내주신거
    다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활기차게 활동하시는 모습
    기대하겠습니다~~^^

  4. 보리보리 2017.12.29 13: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사회에서 우시는 영상 보고
    저도 울었네요
    "불의를 보고 그냥 지나치는 것은
    동조하는 것이다"
    저는 20년을 그렇게 살아왔네요ㅠ

  5. pkj1220 2017.12.29 19: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화요일부터 뉴스데스크 보고 있어요
    5년만에 고정하면서 보는데 제가 왜
    흐뭇하죠? ㅋㅋ
    초심 잃지 마시고 만나면 좋은친구
    진면목을 보여주세요~~~~^^

  6. 아리아리 2017.12.29 22: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올해 '영어책 한권 외워봤니?'를 통해 피디님을 만나고 블로그를 통해 mbc 사태를 제대로 알게되어 언론의 공정성에 대해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피디님 덕분에 영어 공부와 함께 독서와 글쓰기를 다시 비중있게 시작하게 되어 노후의 삶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생겼습니다.
    김pd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래서
    올해의 나의 인물에 김pd님이 선정되었답니다. ^^

  7. 저녁노을함께 2017.12.30 16: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의 외침으로 시작된 mbc 파업과 kbs의 파업. 우리 방송계 정상화에 정말 큰 일을 하셨어요. 국민의 한사람으로 정말 무한 감사드려요.
    내년에는 많이 바빠지시겠죠? 미리 축하드립니다. 바빠지셔도 건강 잘 챙기셔서 오래 오래 좋은 글 써주세요~~ 해피뉴이얼~~

    • 김민식pd 2018.01.02 06: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랜 세월, 블로그에서 함께하는 고마운 인연. 감사합니다. 덕분에 힘든 시간 잘 버틸 수 있었어요. 앞으로도 블로그에서 자주 뵐게요!

  8. Jason 2018.01.30 11: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침에 운동화 끈 매는게 제일 힘들다...--> 확 와닸습니다.
    저도 18년에 독서 1권/2일, 180권 도전과 매일 아침 108배 인데요.. 일어나지지가 않아서 그렇지 일어나기만 하면 108배하고 출근을 하거든요..
    김PD는 화이팅과 책을 보고 블로그 둘러봅니다. 자주 들르고, 곧 저도 블로그 하려고 하는데, 그럼 많이 퍼다 나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9. 이혜영 2018.02.11 21: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상 이란?
    산따위의 맨 꼭대기
    특별한 변동이나 탈이 없이 제대로인 상태
    있는 그대로의 사정과 형편
    정상의 상태
    누군가는 정상을 꼭대기에서 조정을 하는 사람
    누군가는 특별한 변동이나 탈이 없이 제대로인 상태
    누군가는 있는 그대로의 사정과 형편
    당신은 특별한 변도이나 탈이 없이 제대로인 상태를 원하는 분 이신것 같습니다 .
    함께 하고 싶습니다.

지난 8월에 쓴, 동경 서머소닉 2일차 여행기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호텔 근처 24시간 영업하는 코코이치반야에서 카레로 아침을 먹었습니다. 전날 아침엔 소바를 먹었는데, 너무 짜더라고요. 한국 음식이 매운 게 특징이라면, 일본 음식은 짠 맛이 강합니다. 이럴 땐 평소 한국에서 자주 먹어 익숙한 맛을 찾아가요.

동경 반나절 여행, 오늘은 요요기와 하라주쿠로 갑니다. 전철 타고 요요기 역에 가서 메이지신궁으로 갑니다. 제가 동경에서 좋아하는 산책 코스 중 또 하나에요.

 


저는 이렇게 아름드리 나무 숲길을 걷는게 좋습니다. 사찰이 있는 곳은 어디나 자연 경관이 잘 보존되어 있어요. 

울창한 숲을 따라 걷습니다. 아무래도 신사로 향하는 길이다보니 주변이 조용해서 고즈넉한 산책을 즐길 수 있어요.  

동일본 지진 이후, 한동안 일본 여행을 못 왔어요. 간만에 와서 느낀 점은, 그 사이 중국인 여행자들이 정말 많이 늘었다는 거죠. 여행은, 사람들이 의식주를 해결하고 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인가봐요. 우리도 7,80년대 가난하던 시절에는 해외 여행은 그냥 꿈이었지요. 90년대 이후 해외 여행이 붐이 되었고요. 지금 중국이 그런 시기인가 봐요. 

그래도 동남아 관광지에 비하면 일본 내 중국인 단체 여행객은 적은 편입니다. 아무래도 동남아에 비해서는 일본이 물가도 비싸고, 국가 간 감정이 좋지 않아 그런가 봐요.

메이지 신궁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하라주쿠역. 

젊음의 거리 하라주쿠와 오모테산도로 이어지지요.

젊은이들 인파에 섞여 패션의 거리를 걷습니다. 

당시 저는 회사에서 한창 싸우고 있는 중이었어요. 힘들게 싸울 때일수록 스스로에게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싸움만 하면 지칩니다. 그 와중에도 쉴 때는 쉬면서 한숨을 돌리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이제 다시 도쿄역으로 게이오선 타러 갑니다. 오래된 동경의 지하철, 여행을 다니면 이런게 반가워요. 변하는 풍광도 있고, 변하지 않는 모습도 있거든요.

한참을 걸었으니 달달한 음료로 목을 축입니다. 자판기에서 '이치고 앤 미루꾸 (딸기 우유)를 뽑아요. 전 어딜 가든, 그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걸 먹으려고 합니다. 대만에 가면 달달한 밀크티나 수박 우유를 마시고요. 태국에 가면 길거리에서 코코넛 주스를 마셔요. 일본에서는 딸기 우유를 좋아합니다.

옛날에 일본 여행 오면 길거리 자판기에서 우롱차를 즐겨마셨는데요. 이젠 인생의 쓴맛을 많이 본 지라, 음료라도 달달한 걸로 즐기려 합니다. ^^

간만에 일본 여행 와서 느낀 점. 첫째는, 카드 결제가 안 되는 곳이 너무 많아요. 현찰을 여유롭게 준비해와야겠어요. 갑자기 떠난 여행인지라 환전을 안하고 왔습니다. 작년에 아버지 모시고 오키나와 여행갔을 때 남은 돈 2만엔으로 버티는 중입니다. 해외여행 다녀오면 남는 달러나 엔화는 항상 따로 보관합니다. 언제든 다음 여행 갈 때, 쓰면 되니까요. 이번처럼 갑자기 여행을 떠날 땐 그런 비상금이 요긴하게 쓰여요. 

둘째는, 일본어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욕심. 회화책을 외운 후로, 기초 회화는 가능합니다. 다만 가타카나가 아직 서투네요. 일본어 문자는 히라가나와 가타카나, 두가지가 있는데요. 흔히 회화를 배울 때, 교재는 히라가나로 쓰여 있습니다. 가타카나는 고유명사의 표기에 쓰이는데, 그러다보니 길거리 간판을 읽는 게 여전히 어렵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일본에 몇 달 와서 장기 체류를 하고 싶어요. 미국에서 오래 살고 싶다는 생각은 별로 한 적이 없어요. 하지만 이곳에서는, 조용히 묻혀서 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단기유학 온 것처럼 일본어 사용 몰입 환경에 빠져 살고 싶습니다. 회화책 한 권을 외워 입이 근질거린다면 여행을 떠나보시길.


자, 이제 서머소닉 뮤직 페스티벌을 보러 갑니다. 2일차 관람기는 다음 시간에~


2017/12/18 - [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세계여행] - 진심으로 부러워하는 것이 여행의 시작

2017/12/19 - [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세계여행] - 서머소닉 가는 길

2017/12/20 - [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세계여행] - 2017 서머소닉 1일차 관람기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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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 2017.12.28 07: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글 읽으니 오랫만에 도쿄 거리 산책한 느낌 드네요.내년에 일본 여행 생각중이었는데, 하루라도 빨리 여행 가고 싶네요. 일본어 회화 공부도 다시 시작해야겠어요. 이번엔 번역앱 안쓰기 도전 ㅋㅋㅋ

    서머소닉 여행기 기대할께요 ^^

  2. 아리아리 2017.12.28 11: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Pd님 일본여행도 한번 꿈꾸게 됩니다.

  3. 영어책 한권 외우는중 2017.12.28 14: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일본여행 가고 싶습니다
    영어책 한권 외우고 일본어책도
    외워 일본가서 자유롭게 회화하는게
    내년 목표입니다.

  4. 몽산포정다운 2017.12.28 16: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꺄 일본은 정말 가도가도 질리지 않더라구요..
    음식도 입에 잘 맞구요!!
    요번에 친구랑 둘이 가기로 했는데 기대됩니다!!!

  5. 아직도성장중 2017.12.28 20: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글을 읽으니 2006년 언니 동생과 함께했던 동경여행이 생각납니다. 기록으로 남긴다는것은 참 좋은일인데 그러질 못했네요~~ 매일 글을 쓰시는 pd님 존경합니데이~

  6. June 2017.12.29 00: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피디님 혹시 강다솜님 라디오에 나오신 분이 여기 블로그 주인 김민식 피디님 맞으신가요?? 제가 진짜 오랜만에 라디오라는걸 방금 들었는데 누군지 모르고 들으면서 말도 잘하고 목소리도 좋고 너무 좋다.. 듣고 있는데 마지막에 다음주에 봬요 김민식 피디님 이러길래요...!!! 이 블로그 몇년간 틈틈히 보면서 책도 구입하고 그랬는데 목소리 심야에 들으니 너무 좋더라구요! 말씀을 너무 잘하시고 듣고 있으니 기분 좋아지더라구요. 너무 짧아서 아쉬웠어요ㅠ ( 고등학교 때 별명... 저한테만 알려주세요 ㅋㅋㅋㅋㅋㅋ )

    • 김민식pd 2018.01.02 07: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 별명은요... 비밀! ^^
      라디오 청취자시군요. 맞아요, 요즘은 블로그랑 라디오 게스트랑 겸업 중이어요. 라디오도 종종들어주세요. 시간이 안 맞으면 팟캐스트로도 나옵니당~ 고맙습니다!

우리 시대 가장 필요한 적정 기술이 아닐까 싶습니다. 

적당히 벌고 잘 살기.


소득 격차의 시대, 적당히 벌기도 쉽지 않고,

욕망 과다의 시대, 잘 살기는 더더욱 어렵습니다.


10년 후, 퇴직을 하면 일을 좀 줄이고,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고 싶은데요.

언제나 그렇듯 답을 지금 이 순간 현실에서 찾는 사람들이 있어요.


오늘도 책 속에서 답을 구합니다. 

적당히 벌고 잘 사는 방법, 그 내용이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에서 리뷰 본문을 만나보세요~


http://www.bizhankook.com/bk/article/14569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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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 2017.12.27 06: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오호~~ 피디님과 어쩜 이리 맘이 잘 통하는지 ^^ 제목부터가 제가 찾던 책이네요. 책속에 답이 있다는걸 다시 한번 느낍니다. 이 책도 읽을 목록에 추가합니다. 고맙습니다.

  2. 저녁노을함께 2017.12.27 09: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 도서관에 있는데 이 책이 있네요. 오늘은 이 책을 읽어봐야겠어요. 저도 pd님과 은퇴 후 생각이 비숫하네요. 소박하게 살며 공짜 책 읽고 도서관에서 dvd 발려 영화도 보고 더 바랄게 없어요~~

  3. 아직도성장중 2017.12.27 14: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 덕분에 다시 독서와 영어와 함께 하는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부터 댓글부대 가입합니다~ ^^

  4. 아리아리 2017.12.27 17: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Pd님을 나침반으로 오늘도 정진합니다! ^^

  5. 윤보미 2017.12.30 10: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요즘, 작가님 책 '공짜로 즐기는 세상' 읽으면서
    '에잇. 나도 재미나게 막 살아볼래' 다짐하고 있어요.
    그러다 유투브에서 공짜pd특강도 찾아보고, mbc프리덤도 이제야 보고.. ' 말해줘' 랩하시는 것도, 영화시사회에서 눈물흘리시는 것도...

    여튼, 응원합니다. 좋은 에너지 받아갑니다.
    2018년은 김민식을 롤모델로~

어느 고등학생이 블로그에 남긴 사연입니다. 


Q: 

제가 내성적인 성격이라 학교에서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말을 더듬어서 친구들한테 말을 하면 말더듬이라는 것이 탄로날까 그랬습니다. 학교에서는 공부 잘하고 모범적이고 매우 내성적인 사람으로 알려져 있지만, 집에 와서는 팝송을 신나게 부르고 매우 활발한 사람이라 도대체 어느 면이 진짜 나인지 궁금합니다.

제가 초등학교 때 말을 안하다보니 학교폭력도 당하고 그랬습니다. 그때의 트라우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의 담임 선생님은 학교에서 말을 한마디라도 하라며, 지금 말을 안하면 대학이나 직장에서도 외롭게 살거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말을 하자니 말더듬이인 것이 들킬까봐 두렵고, 말을 안하자니 이대로 가면 평생 친구 한명도 없이 외롭게 살 것 같습니다. 

저는 정치인이 되어 세상을 바꾸고 싶은데, 제 성격이 앞에 나서기를 꺼려하다 보니 적성에 맞는가하고 고민입니다. 부모님은 의대를 권하시지만, 의대를 가기에는 성적이 못미치고, 그렇다고 계속 이과에 있자니 가기 싫은 공대에 가야하니 고민이 됩니다. 관심있는 정치, 사회 분야보다 자신이 잘하는 분야를 골라야 하나 고민이 됩니다.

(글쓴이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글을 각색했습니다.)


A:

요즘 라디오 고민 상담 프로에서 게스트로 출연하면서 느낀 점이 있어요. '세상에는 세상 사람 수 만큼이나 많은 고민이 있구나.' 오늘 고교생이 올린 사연을 보니, 어린 시절 저의 고민과 똑같네요. 저도 따돌림을 당하며 사람들과 어울리는 데 트라우마가 있어요. 나이 50이 된 지금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휴일 일과는 아침에 일어나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리고 글을 쓰는 것입니다.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책을 읽는 게 훨씬 더 마음 편해요.

물론 그렇다고 제가 내성적인 사람인 것만은 아닙니다. 사람은 누구나 양면성을 가지고 있어요. 때로는 혼자 있는 게 편하고, 때로는 함께 있는 게 편해요. 고교생 시절, 내성적이라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그 시절에는 내가 속한 집단과 내가 원하는 집단의 불일치가 있어요. 학교나 교실 배정에서 나의 의사가 반영되지는 안잖아요? 선생님도, 친구도, 다 우연히 한 곳에 모인 사람들인거죠. 

이런 성격이 바뀌는 건 대학 입학 후부터입니다. 그때부터는 자신의 선택에 따라 갈 수 있는 모임이 많아져요. 동아리가 그렇고, 학과도 어쩌면 선택에 따라 모인 공간이지요. 저의 경우, 개인주의적 성격이 강한데, 대학 동아리 활동과 야학 교사 활동을 통해 사회성이 많이 발달했어요. 동아리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여럿이 같이 하면 더 즐겁다는 걸 배웠고요. 야학 활동을 통해, 내가 가진 게 부족하지만, 그래도 그 부족한 것도 나눌 수 있다는 것을 배웠어요. 

MBC 입사하고 예능 피디로 살면서, 저의 오랜 약점을 사랑하게 되었어요. 코미디 피디들은 남을 웃기는 걸 좋아하는데요. 풍자를 자칫 잘못하면 타인에게 의도치 않은 상처를 줄 수 있거든요. 외모 비하나 정치 풍자가 그래서 어려워요. 제게는 필살기가 있었어요. 타고난 저의 외모는 자학 개그를 할 때, 최고의 소재였지요. 어려서는 못생긴 외모로 아이들에게 놀림도 당하고, 연애할 때 상처도 많이 받았는데요. 어른이 되고 보니, 오히려 그걸 내가 갖고 놀 수 있게 되더라고요. 

피디들 중에 말 더듬는 사람도 많아요. 작가 중에 악필이 많다고들 하지요? 말을 더듬거나 필체가 나쁜 건 머리가 그만큼 빨리 돌아가기 때문이에요. 혀나 손의 움직임이 두뇌회전을 못 따라가는 탓이지요. 괜찮아요. 어린 시절엔 사소한 일에 신경이 쓰이는데요, 어른이 되고 나면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그것도 나의 개성이 됩니다.

내가 좋아하는 평론가 분이 있는데, 그분도 약간 말을 더듬거든요. 그분이 팟캐스트 출연을 하면, 더 열심히 듣게 되어요. 그 분의 말에 묘한 힘이 있어요. 리듬도 엇박이라 듣는 이가 더 집중하게 되지요. 이제는 그분이 말을 더듬는다는 느낌보다, 호소력이 강한 말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사람 중에 머리는 좋은데 영어가 유독 안 느는 사람이 있어요. 왜 그럴까요? 자부심이 독이 되기 때문입니다. 외국인을 만나면 뭐라도 영어를 해야 하는데, 어설픈 기초회화만 하는 자신이 싫은 거에요. 더듬거리며 말하는 게 싫어 그냥 입을 꾹 다뭅니다. 우리말로하면 유창한데, 괜히 영어를 해서 남 앞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이는 게 싫은 거예요. 

자, 이럴 땐 선택을 해야 합니다. 영영 영어를 안 하고 말 것인가, 부족해도 일단 시도해 볼 것인가. 서툰 영어로라도 자꾸 말을 해야 늡니다. 입 꾹 다물고 있는데 절로 머릿속에서 영어가 완성되지는 않아요. 언어는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몸으로 합니다. 혀와 성대와 입술을 무의식적으로 놀려 소리를 내어요. 반복 훈련을 통해 익숙해집니다. 말이란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몸의 근육을 이용해서 하기 때문에 자꾸 해야 늡니다.


'고슴도치의 딜레마'입니다. 그냥 몸을 웅크리고 있으면 상처받을 일은 없어요. 다만 그러고 있으면 어디로도 갈 수가 없고 그 자리에만 있게 되지요. 성장한다는 것은 결국 상처를 무릅쓰고 어디론가 가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첫째, 고교생 시절은 아직 선택권이 없어 가고 싶은 곳이 없어 그럴 수도 있어요. 그걸 너무 자책하지 말아요. 때가 되면 자연스레 가고 싶은 곳,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생길 거예요. 

둘째, 말을 더듬는 게 나의 특성 중 하나라면, 그것 역시 나의 모습이라 생각하고 안아줘야 해요. 자존심보다 중요한 건 자존감입니다. 어떻게 하면 자존심을 상하지 않을까 하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자존감을 키울까 고민해봐요.

셋째,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 그걸 찾는 건 평생가는 숙제입니다. 저는 아직도 나이 50에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책을 읽고 여행을 다니면서 자아를 찾고 있어요. 아직 모른다고 좌절하지 말아요. 그걸 계속 찾는 게 인생을 사는 과정이에요.


학생의 신분을 숨기려고 글을 줄였는데요. 원문을 보니, 공부도 잘 하고, 책도 많이 읽고,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는, 멋있는 친구라는 느낌이 팍팍 왔어요. 잘 살고 있어요. 걱정하지 말아요. 

'킹스 스피치'라는 영화가 생각났어요.

언젠가 세계를 구하고 싶어지는 순간, 님은 멋진 정치가가 될 거예요. 그날을 기다려봅니다.  


        

 http://www.imbc.com/broad/radio/fm/sleeplessnight/life/index.html


'잠 못 드는 이유' 코너에 사연을 올려주시면, 강다솜 디제이와 함께 고민해볼게요~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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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나가던 이 2017.12.24 19: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슷한 고민 갖고 있어 특성 중 하나라면 그것 역시 나의 모습이라 생각하고 안아줘야 한다 조언해주신 것에 머리 한 대 맞은 기분입니다. 속으로 움츠러있는데 자존감을 키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 아리아리 2017.12.26 07: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자존심보다 중요한것이 자존감입니다.'
    이 말씀 깊이 공감 합니다.
    날마다 자존감 키우는 날들 되도록 노력합니다.

  3. 섭섭이 2017.12.26 11: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PD님의 조언을 고등학생 친구가 읽는다면 정말 큰 힘이 될거 같네요. ^^ 고등학생 친구의 꿈인 정치인이 꼭 되었으면 좋겠네요.
    '인생 어디까지 살아봤니?' 방송 듣고 있는데 사연 들으면서 많은걸 배우고 있습니다. 이런 코너는 내년에도 계속하면 좋겠어요. ^^

  4. 남쪽바다 2017.12.26 14: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공감가는 글입니다.

    저도 어릴때부터 말 더듬는 습관이 있었거든요
    초등학교때 책읽기를 하거나 발표를 할 때, 정말 힘들고 창피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웃음거리가 된 적도 있었구요. 하지만 우연히 듣게 된 담임 선생님의 격려가 어린 저에겐 많은 힘이 됐습니다. 말을 더듬더라도 계속 시도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라는...
    중, 고등학교때도 말 더듬는 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았지만, 계속 시도하고 노력했습니다.
    남들이 비웃든 말든.. 수업 중 발표시간에도 말이죠

    직장인이 된 지금도 말 더듬는 습관은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조금 나아질 뿐이죠.
    뭔가 이 말을 꼭 하고 싶은데 타이밍을 놓칠까봐 조바심을 내면, 혀, 성대, 입술이 잘 따라주지 않을 때가 있더라구요. 그럴때마다, 천천히 다시 말하려고 시도하면서, 마무리를 하곤 합니다.
    그리고 남들 앞에서 발표나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마다, 위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조바심을 내지 않게 마음을 차분히 다지곤 합니다.

    PD님 말씀처럼 우선 말하는 것을 꾸준히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그 고등학생은 원하든 원치않든 여러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말할 기회가 많이 있을텐데, 지금부터 꾸준히 말하는 걸 시도하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자신을 컨트롤 할 줄 알아야 말더듬는 실수를 줄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용기를 가지고 차분히 말하려고 노력했으면 좋겠네요



  5. 영어책 한권 외우는중 2017.12.26 19: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우연히 mbc라디오(잠못드는이유) 켰는데 김pd님 나오시는거 보고 문자로 블로그에 글 좀 올려 달라고 사연보내니깐 오늘 새벽에 바로 올려주시는 센스^^

  6. 2018.01.01 17: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김민식pd 2018.01.02 06: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말 훌륭한 학생이네요. 보통 고민 상담하고 감사 인사까지 남기는 경우는 드문데... 멋진 어른이 될 거라고 믿어요. 언젠가 사회에서 만나요. 그리고 '원더'는 꼭 볼게요. 추천 고맙습니다!

예전에 소개한 <인생학교 : 일>에서 읽은 글귀를 소개합니다.

2017/12/13 - [공짜 PD 스쿨/짠돌이 독서 일기] - '가슴 뛰는 일'을 찾아서


<인생학교 ; >은 행복한 일을 찾고 싶어 하는 이직 희망자를 위한 책입니다. 지금 하는 일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데, 왜 여전히 이직을 두려워할까요? 대학에서 법학을 열심히 공부해서, 막상 변호사가 되고 보니, 그 일이 적성에 안 맞아요. 그럼 그 일을 그만두나요? 못합니다. 그동안 투자한 시간과 노력을 생각하면 힘들어요경제학자들이 말하는 매몰비용의 함정입니다.

 

매몰비용이란 투자나 지출을 했을 때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을 말하는데, 예를 들어 비싸게 산 신발이 엄청 불편한데도 들인 돈이 아까워 내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변호사라는 직업에서 아무런 성취감을 느낄 수 없지만, 거기에 들인 10년이라는 시간이 아까워서 쉽게 포기하지 못했다. 인생에서 10년 세월은 그냥 접어버리기에는 너무 큰 비용이므로.

지금까지 애써 일궈놓은 업적이 시간낭비가 된다는 생각은, 우리가 직업을 바꾸지 못하도록 하는 가장 커다란 심리적 장벽이다.

(<인생학교 : > 63)

 

지난 10년의 세월이 아까워서 남은 인생 50년도 불행한 상태로 살아가야 하나요? 고민이 필요합니다. 지금 상황이 힘든 것은 일시적인 현상인가, 아니면 지속적인 현상인가. 일시적 현상이라면 버티면 좋아지고요. 지속적 현상이라면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봐야 합니다.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내는 건 물론 쉽지 않습니다. 다들 주위에서 겁을 주거든요. “직장에서 나가면 너는 굶어죽는다.” 1994, 영업사원으로 일하던 첫 직장에 사표를 던졌을 때, 모든 가족과 동료와 친구들이 이구동성으로 한 말이에요. 그 순간이 제 인생의 행복이 시작된 시점인데 말이지요.

 

첫 직장에 사표를 내고, 20년 넘게 살면서 느낀 점은 굶어죽기 쉽지 않다는 거예요. 직업을 바꾸거나 노조 집행부를 하며 싸움에 나설 때나, 사람들은 저를 걱정해줍니다. 그러다 망하면 어쩌려고?’ 왜 용기를 내는 것보다 겁이 먼저 날까요? 우리는 상황을 판단할 때, 긍정적 이익보다 부정적 손실을 더 크게 평가하는데. 이건 진화를 통해 내재된 심리 탓입니다.

 

심리학자 아모스 트버스키와 대니얼 카너먼은 1970년대에 인간이 잠재적 손실과 이익을 평가하는 방식에 대한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인간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을 2배 더 싫어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도박에서든 직업 진로를 바꿀 때든 똑같았다. 트버스키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은 긍정적인 자극보다 부정적인 자극에 훨씬 더 민감하다. (...) 우리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것들은 한정돼 있지만, 나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무궁무진하다.”

진화생물학자들은 인간이 부정적인 선입견에 치우치는 이유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들은 이렇게 추정한다. 험난한 아프리카 초원 지대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초기 인류는 위험을 민감하게 감지하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었다. 그 결과 위험에 대한 민감성은 중요한 생존 도구가 되어, 시간이 갈수록 그것을 더 집중적으로 발달시켰다는 것이다.

요컨대 우리 현대인이 겪는 불안은 조상들이 경험한 태곳적 공포의 산물인 셈이다.

(같은 책 135)


우리의 마음은 '오래된 연장통'이에요.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행동을 본능이라는 도구로 만들어 왔어요. 문제는 수십만 년 전 사바나 초원에서 수렵채취로 살아가며 겨우겨우 굶어죽는 걸 면하고 버틴 원시인의 마음이 아직 그대로 남아있다는 거지요.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단 것을 보면 입맛이 동하고, 다이어트가 필요한 시점에도 여전히 맛난 고기에 구미가 당깁니다. 굶어죽기 쉽지 않은 시대가 되었는데도 굶어죽을 수 있다는 우리 속의 공포는 여전해요. 문명의 발달에 아직 적응하지 못한 거지요

인생을 즐겁게 살려면, 두려움을 무릅쓰고 용기를 더 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스스로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용기인지도 모릅니다. 내 안의 원시인이 내는 소리, ‘그러다 굶어죽는다!’는 외침에 코웃음 치고, “아니, 90까지 사는 세상에, 재미도 없는 일을 하며 평생을 살라는 말이야?”하고 길을 찾아 나서야 해요. 즐거운 일을 찾아 떠날 수 있는 용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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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 2017.12.22 11: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인생을 즐겁게 살려면, 두려움을 무릅쓰고 용기를 더 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에 새기고 싶은 말씀이네요. 즐거운 일을 찾아 떠날 수 있는 용기.. 이게 정말 필요하죠. ^^ 고맙습니다.


  2. 아리아리 2017.12.22 19: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스스로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 용기일지도 모릅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용기내기가 힘듭니다만 그래도 용기를 내어 나아 가야겠지요!

  3. 2017.12.23 01: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책을 읽으면 궁금증이 해결되어야 하는데요, 저는 미욱한 탓인지 책을 읽을수록 호기심이 늘어갑니다. 사람들이 사라지는 이야기 '야행'을 읽으면서 계속 궁금했어요. 실종을 다루는 이야기가 판타지로 성립하려면, 실제 생활에서도 실종이 빈번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러다 이어 읽은 르포가 '인간 증발'입니다.

사람들이 말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에 대해 말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약자의 목소리를 대신 내는 일에 대해서도요. 

오늘의 리뷰 본문을 보시려면, 아래 링크로~

 

http://www.bizhankook.com/bk/article/14530

 

모리미 도미히코의 '야행', 참 매력적인 소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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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 2017.12.21 06: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헉.. 실종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나..... 슬프면서도 오싹하네요. 우리가 일본을 몇십년 차이로 닮아간다는데 이런 모습은 닮지 않았으면 하네요.<인간증발> 책 제목부터 내용이 궁금해지는데 오늘 바로 읽어 봐야겠어요.

  2. 경수 2017.12.21 17: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일 서점가는데 참고하겠습니다.

  3. 아리아리 2017.12.21 21: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독서 목록 추가입니다. ^^

  4. jshin86 2017.12.22 06: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리뷰 본문을 읽고 문득 든 생각...
    한국은 아이들이. .청소년들..살기에 너무 힘든거 같아요.

자, 이제 본격적인 서머소닉 나들이에 나섭니다. 동경 외곽에 지바 마린 스타디움과 마쿠하리 메세, 2곳에서 동시에 열리는 음악 축제입니다. 





무대가 여러곳이에요. 스타디움에는 메인 무대인 마린 스테이지가 있고, 킨텍스 전시장 같은 대형 전시장 안에는 마운틴 스테이지와 소닉 스테이지가 있어요. 동시에 여러 밴드들이 공연을 하고 있어,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찾아다니면서 볼 수 있어요. 




2017 라인업입니다. 



손목 밴드를 차고 있으면 어느 무대든 볼 수 있어요. 소싯적 한창 춤추러 다니던 시절 생각나네요. 그때는 클럽에 가면 저런 밴드를 채워줬는데... 요즘은 나이트에 가서 춤을 추지 않는데요, 대신 오늘 객석에서 실컷 추고 가렵니다. 





제일 먼저, '투애니원'의 씨엘, 공연을 봤어요. 일본의 젊은이들이 무대를 가리키며 "네가 제일 잘 나가!"를 연호하는 모습, 감동이군요. 일본에서 씨엘이 이렇게 인기가 많은 줄 몰랐어요. 



바닷가에 있는 대형 경기장과 전시장을 활용해 여는 음악축제, 세계적으로 유명한 밴드들이 많이 찾는다는군요. 



바닷가 모래 사장에 조성된 비치 스테이지. 목에 서머소닉 기념 타월 두른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8월, 한 여름에 왜 목에 수건을 두르고 다니나 했는데요. 무대 앞에서 뛰다보니 알겠어요. 땀이 줄줄 흐르더군요. 저도 다음엔 꼭 수건을 챙겨와야겠어요. 



마린 스타디움을 나와 전시장으로 가는 길입니다. 이곳에서는 '혁오 밴드'의 공연이 있대요. 



혁오의 공연을 보고 완전 반했어요. 와우, 이 친구들, 정말 잘하네요. 혁오가 몇 년 전, 처음 서머소닉에 왔을 때는 주차장 옆 간이 무대에서 데뷔했답니다. 그 다음엔 해변 무대로 옮겨갔고요. 올해엔 본무대에 올랐어요. 축제 주최측으로서는 이럴 때 아주 뿌듯하지요. 자신들이 발굴한 신인이 스타로 커가는 것. 처음부터 무조건 큰 무대만 욕심내다가 텅 빈 객석에 괜히 주눅 들 수도 있어요. 혁오처럼 작은 무대에서 시작해서 조금씩 키워가는 것도 좋은 전략일듯.




다시 마린 스테이지로 왔어요. 제가 이곳에 온 이유입니다. '블랙 아이드 피스'!

Boom Boom Pow, I gotta feeling. 예전부터 혼자 춤출 때 즐겨 듣던 음악이거든요.

한참 신나게 달리던 가수가 물어봐요.


Do you like pop music? 

객석에서 환호가 터져 나옵니다. 

Yeah!


Do you like rock music? 

Yeah! 

Do you like jazz music?

Yeah!


무슨 말을 하려고 저러나 싶은데...

Do you like K-pop? 

객석에서 역시 환호가 이어집니다. 

Yeah!


I like K-Pop. K-pop is K-hot! Hot K-pop star, CL!


씨엘을 소개하려고 저런 거군요. 몇 시간 전 같은 무대에 올라 솔로 공연을 펼친 투애니원의 씨엘이 무대에 올라 블랙 아이드 피스와 함께 Where is the love?를 불러요. 원래 비욘세가 불렀던 파트지요. 다른 사람의 파트를 피처링하러 무대에 오르는 가수를 배려하기 위해 추임새를 넣었군요. 센스 짱! 




블랙 아이드 피스와 한 무대에 올라 좌중을 압도하는 씨엘, 와우, 완전 멋있었어요. 




블랙 아이드 피스가 마지막 메인 공연인줄 알았더니, 캘빈 해리스의 디제잉 공연이 이어졌어요. 함께 공연을 본 남태정 라디오 피디가 그러더군요. 요즘 유럽 EDM (Electronic Dance Music) 시장의 최강자라고. 옛날에 '런던 보이스'나 '모던 토킹'은 즐겨 들었는데 요즘 EDM은 좀 낯설군요. 아, 나도 이제 감각이 떨어지나봐요. 


일본 관객의 반응을 지켜보던 남태정 피디 말로는 일본 시장에서는 EDM  먹히는 편이라고 ... 관객 반응은 한국이 더 뜨겁다고. 놀기는 역시 한국사람들이 화끈하게  노는 것 같아요. 




블랙 아이드 피스의 노래에 따라 춤을 추고 구르고 뜁니다.


밤을 새워 춤을 추고 싶지만, 이제는 나이가 나이인지라 라디오 피디들과 맥주 한 잔하러 돌아갑니다. 내일 어떤 공연을 봐야할지 추천도 받아 볼 겸. 축제와 함께 동경의 여름밤은 깊어 가네요.


다음엔 2일차 여행기로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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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 2017.12.20 09: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라인업에 있는 가수들은 잘 모르지만, 열기만큼은 전해집니다. 저런 곳에서 맘껏 놀고 싶네요. ^^혁오랑 씨엘도 무대에 서다니 반갑네요. 블랙 아이드 피스나 캘빈 해리스를 첨 알게 되었는데.. 이번기회에 다양한 음악을 들어봐야겠어요.

    소리질러~~~~~~~~

  2. 옥이님 2017.12.20 14: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pd님은 멋진 인생을 사시네요^^
    여행이 고픈데....
    시간을 내기 어려운 직업이라.....
    멋진인생을 사시는 pd님을 보며 여행의 꿈도꿔보고
    틈틈히 영어책한권도 외우며 나를 성장시키고 있는 1인입니다
    pd님의 삶을 엿보며 요즘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3. 아리아리 2017.12.20 16: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언제나 청춘! 언제나 젊음!
    김pd님 forever!

  4. 남쪽바다 2017.12.20 16: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디어~ 썸머소닉 1일차가 시작됐군요!

    항상 작은 아이패드의 액정을 통해, 유투브에 올려진 여러 밴들들의 공연실황을 보곤 했었는데
    사진으로 느낄 수 없는 뜨거운 공연현장을 체험하셔서 많은 영감과 열정을 듬뿍 받고 오셨겠네요

    다음 편도 정말 기대됩니다

  5. 정지영 2017.12.21 08: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블랙 아이드 피스 where is the love
    좋아하는데,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는
    기분은 어떨까요?
    심장이 바운스 바운스 하겠죠^^

  6. 성공할끄야 2017.12.21 13: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정으로 삶을 즐길 줄 아십니다~! 씨엘 넘 멋있네요

  7. 18기 2017.12.21 22: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너무 웃겨요 ㅎㅎㅎㅎㅎㅎㅎㅎ 이런 건 여름에 미리 올리시지.
    "너 죽어봐" 하고 눈 벌겋게 뜨고 설치던 놈들이 발악할 때, "니들이 그래도 난 재밌게 놀지롱"하고
    올렸으면 걔들이 얼마나 분통 터졌겠어요. 아까비~~~
    진짜 부럽습니다. 다음엔 저도 한 번 도전해봐야겠다 불끈~!

동경 서머소닉 1일차 여행기


2017년 8월 17일 저녁, 인사위 결과가 나왔어요. 출근 정지 20일. 회사 나오지 말라는 얘기네요. 바로 비행기를 타고 떠났습니다. '너 일하지 마!' 하면, '네, 잘 놀다 올게요~' 합니다. 


2017년 8월 19일, 동경 서머소닉 축제가 열리는 날입니다. 일본으로 날아갔어요. (표를 구하게 된 사연은 어제 글에서~) 


2017/12/18 - [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세계여행] - 진심으로 부러워하는 것이 여행의 시작



아침에 일어나 동경역으로 갑니다. 서머소닉이 열리는 지바 마린스타디움까지 가려면 JR 동경역에서 전철을 타야합니다. 오후에 공연 시작이니, 오전에는 잠시 산책을 즐겨도 좋겠네요. 마침 제가 좋아하는 동경 산책코스 중 하나가 동경역 근처에 있는 황궁의 히가시교엔이거든요. 




오랜만에 왔네요, 동경역. 



황궁의 히가시교엔. 무료입장인지라, 제가 즐겨 찾는 곳입니다. ^^


황궁 안 휴게실에 앉아 잠시 쉬어가는데, 앞에 있는 소지품 분실 주의 문구가 눈에 띕니다.


 


일본어로는 '잃어버린 물건에 주의해주세요.' 즉, '분실물 주의'입니다. 그런데 이걸 구글 번역기로 돌렸나봐요. 잃어버린 물건, 조심하세요... Please be careful something forgetten. 누가 뭘 잃어버렸는데, 폭발물인지 모르니 조심하라는 건가?

 

Take care of your belongings. 나 Take care of your stuff. 가 더 자연스러울 텐데 말이지요. 단어를 떠올려 문법에 따라 조립하면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영어 문장을 통으로 외워야 자연스러운 회화가 가능해요.



신년 결심으로 영어 공부를 생각중이시라면,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를 검색해보세요~^^


일본어 기초 회화 책 한 권을 외웠더니, 혼자 자유여행을 해도 불편함이 없어요.


회화 암기,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아기자기한 풍광을 지닌 일본식 정원을 거니는 건 언제나 즐거워요. 




황궁의 주위를 둘러싼 해자와 웅장한 석벽입니다. 말타고 활쏘며 싸우던 시절의 유산이지요. 말이 뛰어넘지 못하게 깊은 웅덩이를 파고 물을 채웁니다. 화살이 뚫지 못하게 석벽을 높이 올리고요. 하지만 전투기와 폭격기의 시대에 이런 성은 의미가 없어요.


동경 여행을 오기 전, 영화 '덩케르크'를 보았어요. 2차 대전 초반에 프랑스가 독일군에게 맥없이 밀린 이유가 있어요. 1차 대전 이후, 독일의 진격을 막기 위해 마지노선을 축조합니다. 탱크 방어선을 열심히 쌓느라 공군 전력을 보강하는데 실패하지요. 공중을 장악하지 못한 탓에 고전을 합니다. 




승승장구하던 독일이 2차 대전에서 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 탓에 명분을 잃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명분을 잃은 순간, 전쟁의 기세를 빼앗깁니다. 독일 군대가 민간인 학살범이 되는 순간, 독일을 무찌르는 것은 정의를 위한 싸움이 되거든요. 상대편의 기세를 올려주는 일이지요.


최근 완간된 <춘추전국 이야기> 시리즈를 재미나게 읽고 있어요, 1권의 주인공 춘추의 설계자 관중은 제환공이 전쟁에 나설 때마다 말고삐를 붙잡고 물어봅니다. 


"왕이시여. 지금 이 싸움에 명분이 있나요?"


명분이 없는 싸움이라면, 이겨도 지는 싸움이라고요. 괜히 백성들의 피를 흘리고 약소국을 괴롭힌 포악한 군주라는 오명을 얻을 뿐이라고요. 상대방 군대의 기세만 올려줄 뿐이지요. 

 

싸움에 나서기 전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지금 이 싸움, 나에게 명분이 있는가?'


황궁의 높은 성벽을 보니, 이전 정권의 방송 장악이 떠오릅니다. 공중파만 장악하면 권력에 대한 견제나 감시는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요. 세상은 이미 매스미디어가 아니라 소셜미디어의 시대로 변해가는 데 말이지요. 소셜미디어를 가지고 매스미디어와 싸우는 방법은 무엇일까? 계속 고민합니다.


황궁을 거닐면서도 머릿속에는 싸움 생각이 떠나지 않네요. 이제 다시 즐거운 에너지를 충전하러 축제의 공간으로 이동합니다.  본격적인 서머소닉 관람후기는 다음에 이어 올릴게요~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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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리아리 2017.12.19 08: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출근정지후 바로 동경행!
    김pd님의 무한 긍정 멘탈 존경합니다.
    명분 있는 싸움의 승리!
    '명분' 있는 날마다를 만들려고 애쓰렵니다.

  2. 섭섭이 2017.12.19 08: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인사위 얘기를 들으니 페북 라이브 중계하시며 얘기하시던 모습이 다시 떠오르네요. 그일이 벌써 4개월이나 지나다니 시간 정말 빠르네요. 서머소닉 사진만 봐도 그때 그 열기가 느껴지네요. 본편 기대할께요..


  3. 정지영 2017.12.19 08: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행기가 시작되는가 싶은데, 자연스레
    영어 얘기로 넘어가서 일본 건축 + 세계 전쟁사 까지 버무리고 미디어 얘기로 마무리.
    어쩜 이리 눈녹듯 물흐르듯 자연스러울까요?
    그냥 술술 읽어집니다. 내일 얘기 기대할께요^^

지난 여름, 인사위에 불려다니며 징계를 앞둔 어느날의 일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회사 선배님과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오셔서는 약속을 미루자고 하시더군요. 

"그래요, 선배님. 무슨 일 있으세요?"

"그날 내가 어디 가기로 했던 걸 까먹고 약속을 잡았어."

"어디 가시는데요?"
"일본 동경에서 서머소닉이라는 뮤직 페스티벌이 있는데 거기 가기로 했거든."

이럴 때 저의 눈은 완전 똥그래집니다. 탄성이 절로 터져나와요.

"우와앙! 좋겠다! 그런 일이라면 당연히 약속은 미뤄야지요. 와, 진짜 부럽습니다. 동경 서머소닉이라니!"

"서머소닉 알아?"

"아, 옛날부터 듣기만 했었죠. 꼭 한번 가고 싶은 곳이거든요."

"그럼 자기도 갈래?"

"네?"

"응, 마침 표가 한 장 남거든. 같이 가자."


그길로 집에 달려와 아내에게 물어봤어요.  

"이게 말이야, 진짜 죽이는 기회거든. 표를 구하기도 쉽지 않고. 당장 다음주 주말이야, 갔다 와도 돼?"

아내의 표정이 미지근합니다. 이럴 때, 필살기 들어갑니다. 동정표 작전!

"나 엊그제 인사위 갔다가 본부장들한테 조리돌림 당하고 지금 완전 멘탈 바닥인데, 여기 가서 노래 듣고 춤도 좀 추고 오고 싶다. 그럼 갔다 와서 완전 충성할 것 같은데. 당신 혹시 면세점에서 뭐 필요한 거 없어?' 

마님, 그제야 피식 웃습니다. 

"알았어. 갔다 와."


앗싸!

바로 항공권을 사고 숙박을 예매한 후, 예전에 외운 일본어 기초 회화책을 꺼냅니다. 동일본 지진 이후 진짜 오랜만의 일본 여행이네요.


저는 다른 사람의 행복을 진심으로 부러워합니다. 아내는 미국 유학하던 시절, 방학을 맞아 남미 파타고니아로 여행을 갔어요. 아내가 찍어온 사진들이 다 죽이더라고요. '우와아앙! 부럽다.' 제가 하도 부러워하니까 아내가 그러더군요. '여기 진짜 좋아. 당신도 나중에 꼭 가봐.'

2015년 회사에서 난데없이 발령이 났어요. 2012년 파업에 대한 인사 보복을 2015년에도 하더군요. 주조정실 송출 근무를 하라기에 '에이, 진짜, 이 참에 확 때려치워?'했어요. 득달같이 달려가 사직서를 던지고 싶었지만..... 소심한 저는 일단 1달 휴가를 냈습니다. 어차피 그만 둘 거라면 실컷 놀아나보고 그만 두지 뭐. 사표 쓸 생각도 했는데, 굳이 부장 눈치 볼 필요도 없잖아요? 장기 휴가를 내고 퇴직 후 삶을 예행연습 해봅니다. 아내에게는 이렇게 구슬렀죠. 

"당신이 옛날에 나보고 파타고니아 꼭 가보라고 했던 거 기억 나? 나 이번에 거기 가고 싶은데..."




(그 파타고니아 여행을 하며, 영어 공부 방법에 대해 블로그에 글을 올렸고, 그 글이 반응이 좋아 책으로도 나왔어요. '음... 드라마 연출을 못해도 블로그 하는 재미로 살아도 괜찮겠는 걸? 그럼 회사에서 좀더 버텨보지 뭐...'했지요.)



저는 타인의 행복을 진심으로 부러워합니다. 대학 다닐 때, 누군가 영어를 잘 하면, 그게 그렇게 부러웠어요. '아, 저 사람은 유학 다녀와서 영어를 잘 하는 구나. 그럼 나는 한국에서 혼자 유학 온 것처럼 살아볼까?' 남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나도 할 수 있다고 믿어요. 될 때까지 하면 되니까요. 살아있는 한, 포기하지 않는 한, 반드시 기회는 온다고 믿습니다.


여행의 시작은 진심으로 부러워하는 일에서 시작합니다.


'무엇인가 하고 싶은 사람은 방법을 찾아내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사람은 구실을 찾아낸다.'

- 아랍 속담.


진심으로 부러워서 떠난 여행, 도쿄 서머소닉 관람기, 내일부터 연재 시작입니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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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쏘이스키 2017.12.18 07: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 글 너무 좋아요^^ 타인의 행복을 진심으로 부러워한다.. 너무나 긍정적이고 솔직하고 좋은 표현같아요^^ 다음글을 계속 기다려봅니다

  2. 김수정 2017.12.18 07: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 사진, 피디님의 표정 정말로 즐거워 보이십니다! 포즈도 멋지셔요. 저런 포즈는 연구 하시는건지? ^^ 사진을 보는 저도 아침부터 기분이 좋아지네요ㅎㅎ

  3. 섭섭이 2017.12.18 08: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와우~~~ 도쿄 서머소닉이라... 정말 부러워요.^^ 나도 가고싶다 가고싶다 가고싶다 ㅋㅋㅋ. 요즘엔 남을 부러워하면 지는거다라는 얘기를 하던데 전 반대로 부러워해야 뭔가 동기부여가 되는거 같아 잘 부러워 하는데요. 그래서 PD님 글들 읽다보면 동기부여가 팍팍되어서 같이 따라하게 되네요. ^^

    '무엇인가 하고 싶은 사람은 방법을 찾아내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사람은 구실을 찾아낸다.'
    명언이네요. 아침부터 좋은 기운 받고 갑니다. 그리고, 다른건 몰라도 그 어렵다는 마님에게 혼자 여행 허락 구하는 필살기는 정말 언제 제대로 배우고 싶네요. ㅋㅋㅋ

    내일부터 여행기 기대됩니다.

  4. 정은 2017.12.18 08: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센스베리굿굿~ 필살기 한마디
    "면세점에서 필요한 거 없어?"
    상황대처의 달인....
    긍데.. 미녀들과 너무 즐거워하신다... ㅎㅎ

  5. 정지영 2017.12.18 10: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난 4월 정모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댄스를 선보이시는 모습 보고
    알아봤습니다. 역시 남다른 분이라는 것을요.
    남과 다른 생각에서 남다른 행동이 나오는 거겠죠?
    자유로운 여행, 막힘없는 언어
    정말 정말 부러워요~~
    ~~에도 불구하고 항상 방법 찾아내는
    피디님 리스펙트^^

  6. 소금별 2017.12.18 13: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피디님의 여행기를 읽으면 생기가 팍팍 납니다.
    덩달아 싱글벙글 엉덩이가 들썩입니다.
    피디님의 오키나와 여행기를 보고 오키나와를 동경하다가 직접 가봤구요.
    대만 여행기를 보면서 혼자 대만 여행을꿈꿔보기도 하구요.
    지금은 남미 파타고니아를 마음에 담아 봅니다. 월요일 힘을 주셔서 감사해요^^

  7. 아리아릳 2017.12.18 14: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무엇인가 하고 싶은 사람은 방법을 찾아내고,
    아무것도 하기싫은 사람은 구실을 찾아낸다.'
    하고싶은 것의 방법을 찾고 실천하는삶을 꿈꾸며, 오늘도 하루를 보람차게!

  8. 이쁜 아줌마되기 2017.12.18 14: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 읽고 갑니다~ ^^ 재미지네요

  9. 팔찌 2017.12.18 17: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너무 좋은 글이었어요.. 너무나 공감되는ㅎㅎ 행복해지네요.
    즐겁게 읽고가요.

  10. 오감이 2017.12.18 17: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티스토리 메인에 올라왔길래 들어와 봤습니다.
    사진이 어디서 많이 뵌 분 같다고 했는데 김민식 PD님이시군요!
    MBC 건물에서 김장겸은 물러가라를 외치시던 그 PD님!
    공모자들 영화를 통해서 뵀었습니다!
    이렇게 우연히 인터넷상에서라도 만나니까 괜시리 반갑네요.
    자주 놀러올게요~

  11. 김도이 2017.12.18 22: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어책 한권 읽어봤니??를 주문한지 두어달도 넘은것 같은데 이제야 읽는중에...피디님 블로그를 소개한 페이지에 머물러 뽀모도로 시간 활용 해 봅니다. 저는 부러워하질 않아서..발전이 없었나.는 지점에서 내 인생을 돌아보고 있습니다.
    언어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될것 같아요..

    책 첫페이지 피디님 싸인에 민식 민식스러움이 ..인상적이였습니다.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MBC이 권투를...
    늦었지만..^^..MBC 파업 완전. 멋찜 멋찜 함

  12. 얀입술 2017.12.19 17: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이네요. 잘보고갑니다~
    행복한하루되세요^^

  13. 2017.12.20 07: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4. 럽큐 2017.12.20 14: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오름~ 진심 멋있어요!!!ㅜㅜㅜ
    그리고 덕분에 읽고픈 책이 또 생겼네요! 영어공부 다시 시작입니다 ㅎㅎ

  15. 2017.12.22 22: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제가 애정하는 예술영화 전용관 <아트나인>을 찾았습니다. <러빙 빈센트>를 보려고요. 저는 창작자로서 빈센트 반 고흐의 오랜 팬입니다. 고흐는 가난해서 전문 모델을 쓸 수 없었어요. 그의 그림에는 주위 사람들이 많이 나옵니다. 자화상도 많이 그렸지만, 일상에서 만나는 마을 사람들을 그림에 담았어요. 여관집 주인 딸, 친구인 고셰 박사, 마을의 뱃사공, 우체부, 등등. 그 덕분에 이런 영화가 가능해졌어요. 고흐가 그린 풍경화가 애니메이션의 배경이 되고, 고흐가 그린 인물화 속 사람들이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화면 위에서 움직입니다. 

'고흐는 과연 자살한 것일까요?' 저 역시 늘 궁금한 대목입니다. 그는 삶에 대한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었거든요. 영화는 고흐의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를 쫓아갑니다. 이야기도 좋지만, 역시 화면이 압권이지요. 100명의 화가들이 수작업으로 완성한 이 영화에서 고흐의 붓터치가 마치 살아움직이듯 화면을 수놓습니다.  

영화 끝에 이런 글귀가 나와요. 고흐가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고 8년 간 800장을 그렸는데 그중 돈을 받고 판 그림은 달랑 한 장이었노라고. 저는 고흐처럼 살고 싶어요. 그는 자신에 대한 확신이 강한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그가 생전에 불행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림을 열 장 스무 장을 그려도 팔리지 않아 불행했다면, 고흐는 어느 순간 그림을 포기했을 것입니다. 그림이 팔리건 말건 사람들이 그의 그림을 좋아하건 말건, 그는 해바라기를 그리는 순간, 별이 빛나는 밤을 그리는 순간, 매순간 행복했을 겁니다. 그렇기에 수백장의 그림을 남긴 거예요.

 


반고흐, 마지막 70이라는 책을 보면, 고흐는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 전 오베르에서 70일을 지내며 80장의 그림을 그렸어요. 그가 남긴 마지막 그림들을 보면 오베르 쉬르 우아즈라는 프랑스 시골 마을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 있는 그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 마을의 풍경화들이 이번 영화의 배경이 되어 곳곳에서 스크린을 채웁니다. 고흐는 결과보다 과정을 즐긴 사람입니다.

이번 영화는 무조건 5백만은 넘겨.” “이 대본은 시청률 20은 반드시 넘게 되어 있어.” 연출 경력 20년이 넘으니, 흥행 결과를 장담하는 이들은 대중문화를 모르거나 아니면 사기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소비자의 취향을 가늠하기란 참으로 어렵습니다. 문화 상품의 흥행 여부를 점치기 쉽지 않기에 창작자에게 필요한 것은 결과를 즐기는 것보다 과정을 즐기는 것입니다.

직업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앞으로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잘 살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어떤 일이든 해보기 전에는 맞는지 안 맞는지 알 수 없어요. 그렇기에 일을 선택할 때는 그 일을 하는 과정을 즐길 준비가 필요합니다. 과정을 즐긴다면 결과가 나빠도 후회는 없으니까요


영화 <러빙 빈센트>를 보며 다시 결심합니다. 고흐처럼 살고 싶습니다. 결과는 알 수 없는 인생이기에 지금 이 순간, 현재에 충실하며 최선을 다해 살고 싶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의 팬이라면, 이 영화, 가급적 극장에서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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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 2017.12.15 08: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이 영화 예고편 보고 무조건 보러가자했는데, 아직까지 못 봤네요. 그런데, 좋은 영화는 영화관들이 왜 이리 홀대하는지.. ㅠ.ㅠ 시간대가 너무해용.

    결과보다는 과정을, 현재에 충실하자는 PD님 말씀 마음에 새깁니다. 앞으로 즐기시면서 만드실 드라마 어떤게 방송될지 기대가 큽니다. ^^

  2. 쏘라 2017.12.15 08: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You lose when you get tired,
    You win when you go crazy.
    PSY를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이 말은 맘에 드네요... 고흐처럼~^^

  3. 아리아리 2017.12.15 10: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결과 보다 과정을'
    Carpe diem!

  4. 2017.12.15 20: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5. 강벼리 2018.01.15 14: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고흐처럼. 살고 싶어요.'란 김피디님 말이 울림을 주네요. 저도 모르게 울컥 했어요. 얼마 전에 고흐의 자화상을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봤거든요. 이번 20날 귀국하면 꼭 저 영화를 봐야겠어요. 좋은 영화 소개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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