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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우리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자

by 김민식pd 2016. 1. 31.

2016-22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치마만다 응고지 아다치에 지음/ 창비)

그러니까 나는 페미니스트다. 아니 적어도 페미니스트로 살고 싶은 남자다. 나는 20대 때 연애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페미니스트인 척 하고 살았다. 요즘 인터넷 상에서 페미니즘에 공공연히 반대하는 젊은 친구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연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은 저런 자폭 전략을 쓰다니. 세상에는 인간으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쾌락을 혐오하는 사람도 있나보다. 

요즘도 나는 페미니스트다. 연애에 도움이 될 나이는 지났다. 여성에게 균등한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경제적으로 우리 나라의 장래에, (두 딸의 아버지인) 나의 미래에 더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2018 인구절벽이 온다' 리뷰에서 썼듯이 앞으로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자원은 청년 자원이다. 청년 자원 활용을 이야기하면서 절반이 넘는 여성을 배제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

모타니 고스케는 <일본 디플레이션의 진실> (동아시아)라는 책에서 생산 인구 증가를 위해 3가지 대책을 내놓는다. 1. 고령 부유층에서 젊은 세대로의 소득 이전 촉진, 2. 여성 취업의 촉진과 여성 경영자의 증가, 3. 외국인 관광객 및 단기 체류자의 증가. 난 이중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이 2번 여성 취업 촉진 및 여성 경영자 증가라고 생각한다. (절대 여자들에게 점수 따자고 하는 얘기가 아니다. 나라의 경제를 걱정해서 하는 얘기다. 나의 노후도 조금... ^^)

인적 자원을 활용하는데 있어 한국이 더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여성 취업 및 여성 경력 관리다. 더 많은 여성들이 좋은 일자리를 얻고, 출산 육아에 관계없이 좋은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면 한국은 닥쳐올 노동 인구 감소를 조금이나마 늦출 수 있다. 

최근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라는 책을 읽었다. 작년에 읽은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레베카 솔닛 / 창비)를 읽을 때처럼 많이 찔렸다. 글이 재밌기는 '남자들은~'이 훨씬 더 재밌다. 아직 안 읽으신 분이라면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를 추천한다. 작년에 '맨스플레인'이란 말을 유행시킨 책이었다. 이번 책은 작가의 TED 강의를 책으로 옮겨서 그런지 맛이 좀 덜 살았다. 책을 읽고 난 후, 아쉬운 마음에 TED 강의를 찾아봤다. 역시 강의가 더 재밌구나.

 

영어의 유머는 포즈(Pause 잠시 멈춤)에서 온다. 연사가 어떤 말을 툭 던지고, 잠시 멈춘다면, 그때가 웃어야 할 때다. (영어 강연을 좀 더 잘 듣는 척하려면, 멈추는 순간에 웃을 준비를 하시라.) 글로 옮겨서는 그 멈춤의 유머가 잘 살지 않는다.

다독비결 22

언젠가부터 TED 강연이 뜨면서 강연을 책으로 묶어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 강연과 책을 동시에 보면 더 재미있다. 잘 나가는 저자들이 북 콘서트 하듯 TED 강연장을 찾는다. 새로운 저자와 핫한 책을 발굴하는 좋은 기회가 TED다.

 

100페이지도 안되는 짧은 책이지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더라. 신간이라 아직 도서관에 없을 텐데, 일단 TED 강의를 먼저 즐기실 것을 권한다. 자막에 영어도 있다. 영어 청취 공부를 겸해서 한번 보시길~ 그런 후 해석은 책을 통해서 ^^

 

 

( PC에서 재생하면서 화면 아래 톱니바퀴 (설정)을 누르면 자막이 뜹니다. 영어 자막을 선택하세요.)

 

(여동생이 단 댓글을 보니... 아프리카에서 여자애가 자라면서 들은 얘기나 한국에서 여동생이 자라면서 들은 소리가 똑같다네요. 참 슬픈 현실입니다.)

 

 

*<일본 디플레이션의 진실> 관련 내용은 한기호 선생님의 경향신문 칼럼 '디플레이션과 파견노동'에서 인용했습니다. 아래는 기사 원문입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1252031115&code=990100&s_code=ao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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