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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2016-10 건강한 몸 착한 몸 부러운 몸

by 김민식pd 2016. 1. 15.

새해, 나의 각오는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 말은 참 쉽지만 또 이만큼 어려운 각오도 없다. 행복하게 사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조건이 건강이다. 몸 관리에 대한 각오를 다지기 위해서 도움이 될 책 한 권을 찾아 읽었다. KBS 이진희 PD가 쓴 '건강한 몸 착한 몸 부러운 몸'.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기존의 나쁜 습관을 좋은 습관으로 바꾸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버릇은 쉽게 고칠 수 있는 게 아니다. 작가는 빵을 좋아하는데, 빵을 즐겨먹는 습관을 고치게 된 계기가 있다.

'나의 빵 예찬론이 수그러든 건 제빵 수업 때문이다. 좋아하니까 직접 만들어 먹겠다고 케이크 만드는 수업을 신청했다. 그러나 강사의 조리대를 보고 정말 깜짝 놀라고 말았다. 거기에는 큰 양동이와 중국집 철가방만한 노란 덩어리가 있었는데, 양동이는 설탕 통, 노란 덩어리는 버터였다. 세상에, 그걸 다 녹이고 휘저어서 만든 것이 빵이었던 것이다. 거기에 달걀과 우유로 만든 크림도 듬뿍 발랐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렇게 만든 빵이 평소 내가 사 먹던 빵보다 덜 느끼하고 덜 달더란 사실이다. 그러니까 파는 빵에는 그것들이 훨씬 더 들어간다는 이야기가 된다.

무엇보다 설거지가 결정타였다. 세제를 스펀지에 듬뿍 묻혀서 박박 닦아도 끝날 줄 몰랐다. 밀가루, 버터, 계란까지 어느 하나 만만치가 않았다. 조리기구는 닦아도 닦아도 미끈거렸다. 그 후로 나는 빵 먹는 횟수를 조금씩 줄였다.

빵 대신 떡을 먹기 시작했다. (중략) 떡은 빵에 비해 재료가 깔끔하다. 쌀가루와 소금, 물이 전부다. 고명이나 부재료로 야채, 과일, 견과류를 쓴다. 빵은 기름진 재료를 구워서 만드는 반면 떡은 담백한 재료를 수증기에 찌기 때문에 음식의 수분 량에서도 차이가 난다. 떡은 몸을 촉촉하고 따뜻하게 만드는 음식이다.

떡을 만든 후의 설거지는 감동이다. 떡에 기름진 부재료를 쓰지 않았다면 설거지할 때 세제가 없어도 된다. 주재료인 쌀가루, 물, 소금 중에 물과 소금은 설거지할 게 없고 쌀가루는 세제를 쓰지 않아도 깨끗하게 씻긴다. 조리 기구를 물로만 헹궈도 뽀드득거린다.'

(건강한 몸 착한 몸 부러운 몸 71~72쪽 / 이진희 지음/ 국일 미디어)

글쓴이가 직접 몸으로 겪고 느낀 바를 옮겼기에 확 와닿는다. 이렇게 설득력 있는 글을 읽으면 실천이 쉽다. 글을 읽어 몸이 바뀌는 귀한 책이다.

 

책을 읽으니 정말 좋은 몸테크는 다 한 글자더라. '잠'을 잘 자고, '물'을 자주 마시고, '밥'을 챙겨 먹는다. 정말 쉽다. '돈'도 크게 안 들고. ^^

사실 몸이 아픈 가장 큰 이유는 마음이 힘들기 때문이다. 어떻게하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을까? 작가는 여기에도 나름의 해법을 제시한다.

'스트레스의 원인이 나 자신의 문제,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일'이나 '상황'이면 그나마 다행이다. 문제는 통제 불능의 '타인'에게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다. 이럴 경우 나는 타인이 바뀔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애초에 하지 않는 게 마음 편하다.

사람 사이의 스트레스는 말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 말로 나를 괴롭게 한다면 거기 푹 빠져서 계속 속상해 하는데, 그럴 것 없다. 얼른 툭툭 털어버리는 게 상책이다. 말 한 사람은 상대가 힘들어하는지 모른다. 똑같이 신경 쓰지 않는 게 편하다.

어쩔 수 없이 스트레스 받는 이야기를 들어야 하면 상대방의 특정한 곳에 관심을 가져보자. 양쪽 눈썹이 잘 그려졌는지, 넥타이는 바로 맸는지, 희 머리가 얼추 몇 개쯤 보이는지.

상대방이 처음부터 스트레스 주는 말을 하지는 않는다. 다 알아들었는데 그만 해도 되는데 꼭 못 참고 한 단계 더 나아가 결정적인 말을 해서 문제다. 회사나 집에서 자주 마주치는 사람이 그러면 정말 괴롭다.

나는 상대방이 왠지 그렇게 선을 넘을 것 같다 싶으면 적당히 알아들었을 때부터 상대방과 눈을 마주친 상태로 딴 생각을 한다. 그러면 어느 순간 내 정신이 다른 곳으로 간다. 상대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있지만 상대방의 말이 한쪽 귀로 흘러나가는 것이다. 얘기가 끝났다 싶으면 다시 평상시로 돌아온다.'

(같은 책 170쪽)

음, 이런 현명한 방법도 있었구나. 같은 업계 종사자로서 또 하나 배웠다. 몸이든 정신 건강이든 이진희 피디의 노하우는 이렇게 실천이 쉬워서 좋다.

 

*********다독 비결 10.

나는 PD들이 쓴 책을 많이 읽는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고민을 나누고, 그들만의 노하우를 얻을 수 있다. PD는 육체적으로 정말 힘든 직업이다. 잔소리 하는 사람도 많고, 시청률 스트레스에, 꼬박꼬박 닥쳐오는 마감의 압박도 심하다. 의외로 많은 피디들이 건강상의 문제를 많이 겪는다. 나 역시 드라마 촬영 때는 몸이 아파 고생이 심하다. 오죽하면 술 담배 커피를 안 하겠는가. 가뜩이나 죽도록 힘든 직업인데, 심지어 독소를 즐긴다니 말도 안 된다. 다른 피디의 책을 읽어,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위로도 얻고,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을까' 노하우도 얻는다. 동종업계 종사자의 책을 찾아 읽는 것, 그게 다독의 또 다른 비결이다. 

 

이진희 PD의 티스토리 블로그가 새로 오픈했다. 라디오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며, 건강한 몸을 위한 노하우며,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다. 그가 최근에 올린 'Mindful Eating'도 좋았다. 책 이후의 업데이트 느낌이랄까? 

http://imioi.tistory.com/2

배우려고 끝없이 노력하고, 자신이 알게 된 것은, 사람들과 나누려고 노력한다는 점에서, 역시 그는 천상 PD다. 나도 책에서 배운 대로 잘 먹고 잘 놀아 올 한해 즐겁고 행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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