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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2016-8 18년이나 다닌 회사를...

by 김민식pd 2016. 1. 13.

동네 도서관에 '베스트셀러' 서가 코너가 새로 생겼다. 대출은 안 되고, 오로지 자료실 내에서만 읽을 수 있다. 음, 이거 정말 훌륭한 아이디어다. 인기 도서의 경우, 한 명이 빌려가면 2주를 기다려야 하는데, 이런 시스템이라면, 아침 일찍 도서관 문 열 때 달려가면 따끈따끈한 베스트셀러를 언제든 읽을 수 있다. 나는 베스트셀러 코너에 있는 책을 자리에 가져다 2,30분 정도 읽어본다. 마음에 드는 책은 메모해두고 대출 신청을 하거나, 없으면 예약을 걸어놓는다. 정말 마음에 들면 서점에서 주문해 소장하기도 한다.

한번 훑어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책이 있다. '18년이나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후회한 12가지'란 책이 그랬다. 직장인들의 근로 의욕을 향상시켜줄 용도로는 딱이다. 와닿는 내용도 있다.

'가장 중요한 '시간'을 아군으로 삼도록 하자.
나는 그것에 실패했다.
젊은 여러분의 1시간과 이미 쉰을 넘긴 나의 1시간은 가치가 동일하지 않다.
20세에 1시간 걸려서 얻은 것은 그 후 60년간 도움이 되지만, 55세에 1시간 걸려서 얻은 것은 25년밖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20세에 100만 엔의 자산을 3퍼센트로 운용하기 시작하면 60년 후에 589만 엔이 되지만, 55세에 시작하면 80세가 되어도 209만엔 밖에 되지 않는다.'

(18년이나 다닌 회사를 그만 두고 후회한 12가지. 42쪽)

젊어서 좋은 습관을 기르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는 데는 나도 공감한다. 다만 이 책에는 선뜻 동의하기 힘든 내용도 꽤 많았다.

 

 

후회 8: 골프를 시작하고 와인에 대한 소양을 쌓았어야 했다.

나는 골프와 와인 모임을 그만 두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시간을 확보한 게 내 인생 최고의 선택 중 하나라 생각한다. 남들이 다 한다고 무작정 따라하기보다, 자신만의 취미를 찾는 게 더 중요하다.

후회 9: 신념을 버렸어야 했다.

신념을 버리고 얻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돈이나 명예, 권력을 얻는다 한들 신념을 버리고 무슨 소용이 있으랴. 옳다고 믿는 일에 인생을 걸 수 있어야 한다.

후회 10: 창의적이기보다 건실했어야 했다.

가장 나쁜 상사가 창의적이지 못하면서 건실한 상사다. 게으르고 창의적인 보스 밑에서 더 일을 잘 배울 수 있다. 무조건 시키는 대로 일만 열심히 하며 능률을 키우는 시대는 지났다.  


보통 지인들의 추천을 통해 책을 고르는데, 이 책은 베스트셀러 코너에 있기에 골랐다.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책인데, 초판 발행 2주만에 5쇄를 찍었다니 뭔가 있는줄 알고...  아마 저자가 다닌 일본 백화점 분위기와 내가 일하는 분야가 달라서 그런 모양이다.

*** 다독 비결 8

고른 책이 실망스럽더라도 마음 상하지 않는다. 연애를 많이 하는 비결이 사람을 가리지 않고 만나는 것이듯, 책 역시 가리지않고 읽어봐야 좋은 책을 만날 확률을 높인다. 책이 별로라도 뒤져보면 새겨들을 만한 구절은 하나씩 있다. 책 한 권에서 한 구절만 건져도 남는 장사다. 그래서 검증이 되지 않은 책은 일단 도서관에서 먼저 읽는 게 안전하다.

20년전에 일본 직장인 처세술 책을 읽으면, 이직을 통해 경력을 계발하고 전문성을 확보하라는 충고가 많았는데, 요즘은 그냥 다니던 회사에 눌러있으라는 충고가 많다. 아마 20년간의 일본 불황이 남긴 상흔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도 커질 것이다. 어떤 회사가 잘 되고, 어떤 회사가 망할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이럴 때 가장 좋은 충고는, '지금 다니는 회사가 망할 때까지 버텨라.'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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