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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즐기는 세상

골방에서 몸짱 되기

by 김민식pd 2013. 7. 28.

지난 1년간 나때문에 마음 고생 심하게 한 아내를 위해 요즘 집에서 육아 모드에 전념하는 중이다. 딸들 재롱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사는데, 그러다보니 뱃살이 좀...  육아와 뱃살이 무슨 상관관계냐고 물으신다면... 육아를 전담하며 아이들 밥상을 내가 종종 차려낸다. 요리의 달인, 그런거 절대 아니다. 나의 상차림은 이런 식이다.  

 

인터넷 레시피를 보고 가장 간단한 국, 소고기 무 국을 만든다. -> 싱거워서 아이들에게 인기가 없다. -> 다음날 남은 국에다 떡을 넣어 끓인다. -> "얘들아, 오늘은 아빠가 떡국을 끓였어!"

 

마트에서 파는 양념 불고기를 구워내놓는다. -> 아이들이 안 먹는다. -> 남은 불고기에다 당면을 삶아 넣는다. -> "얘들아, 오늘은 아빠가 잡채를 했네? 와, 소고기 대땅 많이 들어갔어!"

 

아내가 흉본다. "딸리는 레파토리 가지고 다양한 척 하느라 욕 본다."

내가 직접 상을 차리다보니 일단 음식이 맛이 없고, 그래서 애들이 남기면 그건 다 내 몫이다. 직접 요리한 입장으로서는 남는 음식 다 아깝다. 저게 맛은 없어도 나름 재료가 얼마나 많이 들어가고 공이 많이 든건데. 그래서 남은 건 아까워서 다 먹는다. 아이들이 뭘 좋아하는지 몰라 다양한 찬을 만들어 내는데, 인기 없어 남는 건 다 내 차지다 그러다보니 뱃살이.... ㅠㅠ

 

애들이랑 주부 모드로 살다보니, 먹는 양은 늘어나고 운동량은 줄어든다. 기러기 아빠 시절엔 주말마다 산을 타거나 걷기 여행도 다녔는데, 요즘은 기껏해야 놀이터 탐방이다. 어쩌란 말이냐... 하고 절망하도 있을 때, 문득 정봉주 의원이 감방 다녀와서 낸 책이 눈에 띠었다.

'골방이 너희를 몸짱 되게 하리라'

 

 

 

 

그래, 이거야!

감방에 갇혀서 맨손 헬스만으로도 몸 만들고 나오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괜히 시간 없다, 공간 없다 타박만 하고 있었구나!

 

'공짜로 즐기는 세상'을 노래하고, 도서관에서 빌린 책으로 교양을 쌓고, 동네 산책길로 여행을 떠나고, 동영상 강의로 외국어 공부하는 나, 이제 골방에서 몸짱 되기를 실천하리라!

 

그래서 난 요즘 새벽에 일어나서 아이들이 자는 동안 골방 헬스를 한다. 원래 하던 108배에 아령을 이용한 근력 운동 30분 코스를 추가한 것이다. 와우, 해보니 정말 좋다. 더워서 낮에 운동하기 힘든데, 새벽이면 참 선선하다. 거실 창 열고 책에서 시키는 대로 운동을 한다. 팔굽혀펴기, 윗몸 일으키기, 아령을 이용한 벤치 프레스 등등. 

 

근력 운동을 하고 난 후, 108배를 하면 땀이 뚝뚝 흐른다. 염주를 헤아리며 108번 세기 좀 번거럽다 싶으면 유튜브에서 108배 명심문을 틀고 하면 훨씬 쉽다. 

 

 

 

요즘은 유튜브에서 법륜 스님의 금강경 강의나 반야심경 강의를 틀어놓고 108배를 한다. 굳이 횟수를 헤아리지 않고 스님 말씀 들으며 경전 공부를 겸해 운동하는 마음으로 2,30분 꾸준히 절을 하면 온 몸이 땀 범벅이 된다. 완전 뿌듯하다! 새벽을 참 알차게 활용한 느낌~

 

 

 

여러분도 도전해보시라, 골방에서 몸짱되기.

마음 공부와 체력 단련이 동시에! 역시 세상에 뜻이 없지, 길이 없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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