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작년 12월에 다녀온 푸꾸옥 여행기, 마지막 정리편을 올립니다.
2008년에 베트남 여행을 간 적이 있어요. 그때는 제일 큰 2개의 도시를 봤지요. 하노이와 호치민 (옛 이름 사이공). 인도차이나 반도에 있는 다른 나라보다 특별히 더 좋지는 않았어요. 저는 오히려 라오스가 더 좋았거든요. 그러다 코로나가 끝나고 2022년에 다낭/호이안/후에를 갔는데요. 완전 좋았어요. 베트남은 숙박비도 저렴하고 음식도 맛있고 딱 좋았어요. '그래, 이제 매년 베트남에 가보자.'라고 마음 먹고 2023년에는 나뜨랑/달랏을 다녀왔어요. 베트남 3대 리조트 도시 도장깨기, 이제 그 마지막 코스는 푸꾸옥입니다. 가장 최근에 떠오르는 여행지라고요.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연말까지 소진해야 했기에 보너스 항공권을 찾아보니 마침 푸꾸옥은 자리가 있었어요.
1박에 5만원하는 숙소에서 잘 쉬고요.
베트남 리조트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호핑 투어!
배를 타고 나가 3개의 섬을 돌면서 스노클링을 합니다.
중간에 보트 위에서 점심을 뷔페식으로 먹고요.
스노클링을 하며 열대 바닷속 산호와 물고기들을 구경합니다.
물놀이를 하다 지치면 해변에서 쉬면서 하루를 보냅니다.
다음날에는 놀이공원 빈원더스에 갑니다. 입장료 5만원.
나뜨랑에 있는 빈원더스랑 어떻게 다를까요?
10시 오픈과 동시에 들어가 이글 소어 글라이더라는 1인용 코스터부터 탑니다. 제가 첫 손님이고요. 베트남의 테마파크는 사람이 붐비지 않아 좋아요.
이시스의 탑. 번지 드롭 같은데 높이가 낮아 여유있고요. 꼭대기에서 보는 전망이 멋집니다.
슬라이드나 롤러코스터를 타기 위해 멀미약까지 챙겨 먹었어요. 노는 데 진심인 아재. ^^
래피드 리버라고 아마존 익스프레스 같은 놀이기구인데요. 막판에 시원하게 물을 맞습니다.
엄청나게 큰 거북이 모양의 건물은 씨 쉘 아쿠아리움.
규모가 큰 수족관이 있어요. 더울 때 쉬어가기 딱 좋은 실내 냉방 시설이지요.
컴컴한 통로 따라 왔더니 저 앞에서 비명 소리가 들립니다. 이글 워리어 롤러코스터인데요. 무서워서 돌아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해는 해요. 에버랜드의 티익스프레스는 전체 코스가 한눈에 보입니다. 무서워도 대충 어떤 탈 거리인지 예측 가능해요. 여긴 실내라 컴컴하게 해서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그래서 지레 겁먹고 나가는데요. 영화를 만들 때 CG 기술이 딸리면 전투씬은 밤에 찍습니다. 적군이 잘 안 보여서 더 무섭거든요. 하지만 기술력에 자신 있으면 낮에 패를 다 깝니다.
무지는 공포를 부릅니다. 안 보인다고 겁먹지 마세요. 실제로 타보면 실내 롤러코스터는 규모가 작아서 별로 무섭지 않아요. 실내에서 레일을 깔아봤자 거기서 거기죠. 진짜 무서운 건 오히려 티 익스프레스입니다. 엄청난 높이에서 떨어지니까요.
점심 먹고 워터파크로 갑니다. 아쿠아리움, 워터파크, 모두가 빈 원더스 안에 있어 입장권 한번에 다 이용할 수 있습니다. 에버랜드랑 캐리비언베이를 한번에 보는 기분?
워터파크 한쪽에 코인 마사지 기계가 있습니다. 우리 돈 천원에 8분간 이용. 잠시 몸을 풀고 쉬었다갑니다. 더 잘 놀기위해 틈틈이 쉽니다. 놀다가 몸살 날 수는 없으니까요.
텅텅 빈 워터파크. 제가 베트남의 테마파크를 좋아하는 이유지요. 나뜨랑도 그렇고요, 놀이공원이나 워터파크에 사람이 없어요. 우리의 경우, 오직 여름 한철만 물놀이를 해서일까요? 워터파크에서 슬라이드를 타려면 최장 1시간씩 대기를 하는데요. 여기는 1년 365일 물놀이를 해서 그런지 성수기란 개념이 없어요. (내가 비수기에만 여행을 다닌 건지? ^^)
놀이기구가 많은데요. 개인적으로 5,4,3,2,1 하고 카운트다운 후, 발판이 쑥 빠지는 워터 슬라이드가 제일 재미있어요. 락커 키를 가지고 올라갔더니 그걸 차고 내려가면 다친답니다. 워낙 빠른 속도로 내려가기에 마찰이 심해 작은 물건이라도 가지고 있으면 상처가 납니다. 그래서 꼭대기에 그냥 두고 워터 슬라이드를 탔어요. 진짜 스릴 만점이에요. 전에 탄자니아 워터파크에서 슬라이드를 타다 목이 뒤로 살짝 꺾이면서 충격을 받아 고생을 했는데요. 이젠 요령이 생겼어요. 무조건 안전요원 시키는대로 합니다. 슬라이드의 각도에 따라 타는 요령이 다른데요. 그림을 보며 손이며 팔이며 시키는 대로 해야 부상의 위험이 없습니다. 락커 키를 찾으러 다시 계단을 올라가는데 키를 들고 내려온 직원을 만났습니다. 아, 생각지도 못했던 배려네요. 저 때문에 높은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해야 하는 건데...
이게 왜 가능할까요? 베트남 사람들이 워낙 친절하기도 하지만, 이용객이 없기 때문입니다. 내가 내려온 후 아무도 손님이 없었고 위에서 내려다보니 올라오는 사람은 나 밖에 없으니 키를 들고 와 준거지요. 배려는 여유에서 나옵니다. 정신없이 바쁜 매장에서 직원에서 친절을 요구하는 건 무리에요.
아마존 익스프레스를 탔는데 한국 아이가 엄마에게 사진촬영을 독촉하며 "빨리, 빨리!" 그러더군요. 우린 워낙 빠른 걸 좋아하고 효율을 좋아하는 민족입니다. 한국 사람은 불친절한 게 아니라 그냥 심하게 부지런한 겁니다. 때로는 여유가 필요해요.
워터파크에 왜 이렇게 사람이 없을까요? 베트남의 1인당 국민소득은 4400달러, 한국의 7/1 수준입니다. 최저임금 역시 마찬가지 7/1 정도에요. 이곳 입장료는 5만원입니다. 곱하기 7하면 35만원. 이 돈 내고 베트남 내국인이 오기는 쉽지 않지요. 결국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시설입니다.
2002년 클럽 메드 사이판에 간 적이 있어요. 가격이 꽤 비쌌지요. 2010년 정도에는 태국의 파타야나 코사모이가 뜨기도 했어요. 미국령인 괌 사이판이 상대적으로 비싼 물가로 인해 인기가 줄었고, 그 다음으로 필리핀이 뜨던 시절이 있었어요. 세부, 보라카이, 보홀. 요즘 필리핀은 치안 문제로 인해 조금 꺼려지는 여행지가 되었어요. 최근에 뜨는 동남아 리조트는 베트남에 있어요. 다낭 나뜨랑 푸꾸옥.
다음에 푸꾸옥에 온다면 어떻게 할까? 처음 3일 동안은 빈원더스 근처 1박에 15불, 즉 2만원하는 숙소에서 묵습니다. 조식 없고 수영장도 없는 그냥 아파트입니다. 괜찮아요. 수영장은 빈원더스 워터파크를 이용하면 되니까.
빈 원더스 3일권 패키지를 10만원에 끊습니다. 첫날 빈원더스, 둘째날 사파리, 셋째날 워터파크, 이렇게 놀면 됩니다.
참고로 빈원더스 근처에 비싼 숙소도 많습니다. 가격은? 1박에 250불, 30만원이 넘어갑니다. 곱하기 7을 하면 답이 나오지요. 베트남사람은 210만원하는 곳에서 묵을까요? 현지인은 꿈도 못 꿀 가격입니다. 현지인은 어디로 갈까요? 15불하는 숙소에 갑니다. 위 사진의 건물에 싼 호텔들이 입주해 있어요. 현지인처럼 다니면 됩니다. 그런 다음 4일은 시내 킹콩 마트 근처에 수영장이 있는 숙소(1박 5만원)를 잡고 스노클링 여행 다니고 선셋타운 구경도 다닐 겁니다.
다만 베트남 리조트 3대장 중 저의 추천 순위는 1. 다낭, 2. 나뜨랑, 3. 푸꾸옥입니다. 다낭은 근처에 호이안이나 후에라는 역사적인 도시가 있어 역사 관광하는 재미가 있고요. 나뜨랑은 빈펄 리조트가 있거든요. 푸꾸옥은 아직 한창 개발중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다낭과 나뜨랑을 다녀오셨다면 여기도 와보셔야지요. 안 가보셨다면 다낭과 나뜨랑부터 다녀오시길 추천합니다. 이상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평가였어요.
9박 10일 동안 보너스 항공권 유류비 20만원 + 숙박 40만원 + 식비 등 일체 경비 40만원 = 100만원 정도 썼습니다. 베트남은 항상 가성비가 뛰어난 여행지이지요.
다음 여행기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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