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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세계여행

지금 터키로 가는 이유

by 김민식pd 2018. 12. 6.

<토크노마드>에서 런던 촬영을 제안했을 때, 날아갈듯 기뻤어요. 올해 남은 휴가는 런던에서 보내야겠구나! 2015년에 아버지를 모시고 뉴욕과 미국에서 3주간 여행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아버지가 당신 평생 소원이 뉴욕에서 한 달 살기라고 하셨거든요. 한 달을 산다면 저는 런던에서 살고 싶어요. 일단 영어를 쓰니까 생활하기 편하고요. 대영박물관이나 내셔널 갤러리 등 무료 입장이 가능한 세계 최고 수준의 박물관이 많고요. 밤마다 웨스트엔드에서 하는 뮤지컬 공연을 볼 수 있으니까요. '오랜 전통과 현대의 볼거리가 어우러지는 곳, 런던에서 2주일을 보내야지.' 하던 중, 예전에 야학 교사로 함께 일했던 이들을 만났어요. 런던 여행을 준비한다고 했더니 외환 딜러로 일하신 분이 그랬어요.

"지금 해외여행을 간다면 터키가 최고야. 트럼프하고 에르도안하고 싸우는 바람에 터키 리라 가치가 반토막 났거든. 예전과 비교해서 반값에 터키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찬스지."

싸다는 말에 짠돌이 귀가 솔깃합니다. 그래서! 런던 촬영 후, 터키로 갔어요. 


2018 터키 여행 1일차


가장 먼저 보고 싶었던 건, 카파도키아에요. 

런던 개트윅 공항에서 안탈리아로 이동한 후, 다시 카이세리로 가는 비행기로 갈아탔어요. 각각 4시간, 1시간이 소요됩니다. 카파도키아를 볼 수 있는 마을, 괴레메에 도착했어요. 

여행 가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어요. 현지 물가를 확인하는 거죠. 숙소 근처 가게에 가서 1.5 생수를 구입합니다. 2리라, 우리 돈으로 400원하는군요. 사람마다 여행지의 물가를 측정하는 기준이 달라요. 담배값으로 따지는 사람, 맥주 한 병이 기준이 되는 사람, 저는 생수가 생필품 물가의 기준입니다. 1리라 450원하던 게, 요즘은 1리라 당 200원입니다. 즉 900원하던 1.5리터 생수가 환율 사태로 400원이 된 거죠. 역시 터키에 오길 잘 했어요. 500ml 생수는 우리돈 200원입니다. 한국 물가의 절반도 안 되는 거죠.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드는 김재환 감독과 입사 동기인데요. 여행을 좋아하는 그가 언젠가 터키 카파도키아를 추천했어요. "다음에 시간이 나면 꼭 가봐." 여행 프로 '와, 이 멋진 세상'을 기획한 피디가 추천하는 곳이니 꼭 가야지 했어요.

괴뢰메 호텔을 나와 동네 언덕을 오릅니다. 여행지에 가서 인근 지형을 살피기 위해 높은 곳에 오릅니다. 

Sunset Lover's hill이라고 이름붙은 언덕입니다.

동굴을 뚫어 살던 오래된 집을 호텔로 개조했어요. 이곳의 숙소는 대부분 Cave Hotel로 불립니다. 

제가 묵은 케이브 호텔입니다. 개인실 1박에 3만5천원입니다. 런던 물가와 비교하면 정말 싸지요. 숙소 바로 뒤에 언덕이 있어요. 해질무렵 언덕에 오릅니다. 정상에 오르자 갑자기 펼쳐지는 파노라마 전경에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저녁은 길거리에서 산 케밥으로 해결합니다. 15리라 (3000원) 호텔 테라스에 와서 혼밥을 즐겨요.

보통 가족이나 커플이 함께 여행을 오면 저녁에는 다들 외식을 하지요. 아침 조식을 서빙하는 호텔의 테라스 카페는 텅 비기 일쑤입니다. 이럴 때 저는 길거리에서 싼 음식을 사서 포장해 옵니다. 아무도 없는 호텔 테라스에서 야경을 홀로 감상하며 저녁을 먹습니다. 물론 터키는 물가가 싸서 식당에 가서 테이블에 앉아 먹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붐비는 시간에 혼자 테이블 하나 차지하고 앉는 게 늘 미안해요. 그래서 길거리 음식을 싸서 숙소 공동 주방에서 먹어요. 돈도 적게 들고 마음도 편하고!


카파도키아 여행기, 본격적인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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