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공짜 영어 스쿨에 글을 올리네요. 영어 공부에 대해 제가 아는 모든 것은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에 썼다고 생각했거든요. 황농문 교수님의 <몰입 영어>를 읽고, '아, 역시 배움의 길은 끝이 없구나!'하는 생각에 키보드를 잡았습니다.
인생을 사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몰입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소심한 성격 탓에 혼자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혼자 멍하니 있으면 온갖 부정적 생각이 올라오더라고요. 지난 날에 대한 후회나 다가올 날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현재에 대한 불안까지. 그래서 쉴 때는 항상 뭐라도 합니다.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뒷산을 걷습니다.
공부를 한다면, 공부하는 그 순간에 집중해야 합니다. 영어를 공부할 땐 몰입이 필요합니다. 몰입의 중요성에 대한 베스트셀러를 낸 바 있는 저자는, 이번 책에서 영어 공부에 몰입하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몰입 영어 공부 한 달이면, 어학연수 1년 부럽지 않다'고요.
이 책은 영어시험 성적이 아니라 영어구사능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소개하는 데 목적이 있다. 우리가 영어 공부에 수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면서도 영어 원어민 앞에서 말문 한 번 못 떼는 것은 그간 영어시험 성적을 올리기 위한 공부만 했지, 외국인과 소통하기 위한 공부는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언어는 몸에 배어 자동으로 인출되는 암묵기억의 요소가 강한데, 이런 특성을 무시하고 오로지 영어시험을 잘 보기 위한, 외현기억 위주의 학습을 했기 때문이다.
피아노를 치는 능력은 암묵기억이다. 그런데 피아노 실력을 필기시험으로만 평가한다면 어떻게 될까? 필기시험을 잘 보려면 특정 기억을 회상하는 능력, 즉 외현기억 위주로 공부해야 한다. 피아노 건반 한 번 두드려보지 않은 사람도 이론 공부만 열심히 하면 필기시험을 잘 볼 수 있다. 바꿔 말하면 피아노 필기시험 성적이 아무리 우수해도 실제로는 피아노를 전혀 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암묵기억은 쉬운 것을 단순반복하면서 몸으로 익히는 기억이다. 따라서 영어구사능력이 미숙한 성인이라면 영어 원어민 5세 정도의 영어구사능력을 목표로 연습하는 것이 좋다.
(<몰입영어> 서문중에서)
저도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회화를 잘 하고 싶다면, 어려운 단어나 문법을 공부하지 말고, 문장을 외우라고요. 몰입의 대가이신 황농문 선생님께서 몰입 영어 학습법에 대해 알려주시는대요. 영어책 한 권 외우는 것보다 더 쉬운 방법을 소개하십니다. 저절로 영어에 몰입되는 무한반복 학습법. 저 역시 받아쓰기를 했을 때 썼던 방법입니다. 한 문장 듣고 포즈(PAUSE) 누르고, 리와인드 해서 다시 플레이. 이걸 수없이 반복하다 녹음기를 몇 개나 해먹었지요. 이제는 반복청취가 아주 쉬워졌답니다. 무한반복앱이 나왔거든요. 모바일 IT기술의 발달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기능을 가능케하는군요. 영어 회화를 외우느라 몰입하는 건 정신건강에도 좋아요.
무한반복 학습은 영어 학습뿐 아니라 가벼운 불안을 없애는 데도 효과가 있다. 뇌는 자극이 없는 무료한 상황이 오면 걱정을 하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하도록 진화했다. 그것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사슴은 늘 불안해하면서 두리번거려야 살아남는다. 우리가 지루함을 참지 못하고 무언가에 자꾸만 빠지는 이유도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서다. 무한반복 학습은 반복으로 몰입을 유도함으로써 잡념이 비집고 들어올 틈을 주지 않고 긍정적인 상태를 만든다. 스님이 목탁을 두드리면서 반복적으로 외는 염불, 천주교 신자의 묵주기도와 비슷한 효과를 내는 것이다.
(위의 책 138쪽)
대학 다닐 때 저는 늘 불안했어요. 1지망 낙방으로 대학 진학에 실패했기에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았거든요. 불안이 사라진 건 영어 회화책을 외운 후입니다. 길을 걸을 때나 혼자 있을 때 조용히 머릿속으로 회화책 1권부터 암송을 해요.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자신감이 생겨요. '그래, 나 영어책 한 권 외운 사람이야! 못할 일이 뭐가 있겠어?' 그렇게 자신감과 자존감을 충전했어요. 무엇보다 몰입하는 공부의 즐거움을 깨우친 게 가장 크죠.
<몰입 영어>로 영어공부에서 몰입의 즐거움을 맛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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