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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영어 스쿨

새해엔 3개 국어에 도전해볼까?

by 김민식pd 2017. 1. 31.

나이 스물 여덟에 외대 통역대학원에 입학했습니다. 외대 통역대학원 입시는 영어 시험의 끝판왕입니다. 영어 학원에 가도 통대 입시반이 가장 어렵잖아요? 어학 공부에 끝이 있을 수는 없지만 통역대학원을 졸업하면 이제 영어 공부는 끝이구나 싶습니다. 저는 그 후로 영어를 갖고 놀기만 합니다. 영어 소설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미드를 즐기면서. '90세까지 사는 인생에, 20대에 마친 공부로 평생 울거먹는 건 좀 심하지 않은가? 발전이 없어 인생이 재미없지 않은가... 기왕에 외국어를 공부하는 노하우를 익혔으니, (회화책 한 권만 외우면 입이 트인다!) 다른 언어에도 한번 도전해볼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도전한 게 일본어였습니다. 나이 마흔에 히라가나부터 외웠어요. 처음엔 글자를 익히는 것도 쉽지 않더군요. 히라가나랑 가타카나도 구분하기 힘들었어요. 그래서 문자는 무시하고 그냥 말을 외웠어요. '글보다 말이 먼저다.' 문장을 외우니 만화를 읽을 수 있었어요. 만화를 보면, 그림과 상황을 통해 주인공의 대사와 지문을 대충 이해할 수 있거든요. 소리내어 말을 해보고 글자를 거기 맞추는 거지요. 이렇게 말을 통해 글자를 배웠어요. (하지만 지금도 가타카나로 된 일본어 간판은 가끔 헷갈려요.) 

(집에 있는 일본 만화를 쌓아올려 만든 집. 덕질은 즐거워라라라~^^)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 덕에 일본어도 쉽게 배웠는데, 아직 중국어는 좀 어렵습니다. 아마 제가 중국 드라마에 정을 붙이지 못해서 그런가 봐요. (대만의 로맨스물이 그렇게 재밌다는데... ㅎㅎㅎ)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원고를 넘긴 작년 가을, 위즈덤하우스의 편집장님이 물어보시더군요. "혹시 영어 일본어 중국어 3개국어 회화책을 쓸 생각은 없으세요?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와 묶어서 팔아도 좋을 것 같은데요."

영어 회화 책은 어떻게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야매로 공부한 중국어와 일본어로 감히 회화 교재를 쓸 엄두는 안 났어요. 이번에 나온 '3개국어 기초회화 다이어리'를 보니, 그때 포기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3개국어 기초회화 다이어리'는 국내 1세대 스타 영어 강사 박현영 선생님이 쓰신 책입니다. 유용한 기초 회화 표현을 모두 모았네요. (역시 인생의 행복은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하는데서 온다는~^^) 책상 위에 올려놓고 하루 한 문장씩 3개국어 표현을 외운다는 기분으로 공부해도 좋아요.

어떤 분들은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가 암송용 회화 표현을 묶은 학습서인줄 알고 샀다가 실망하기도 합니다. 좋은 영어 교재는 이미 많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교과서만해도 참 좋은 교재에요. 중학교 시절부터 영어 교과서만 열 권 넘게 봤는데, 좋은 교재를 못 만나서 영어가 안 느는 걸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책을 외우겠다는 생각을 안 한 거지요. 그냥 수업을 듣는다고 영어가 절로 되지는 않습니다. 영어 표현을 소개하는 것보다, 영어 문장을 외우는 방법과 이유에 대해 알리고 싶었습니다.

 

저의 직업은 드라마 PD입니다. PD란 동기부여 전문가입니다. 신인 배우를 찾아 사람들이 모르는 그 사람의 매력을 발굴하고, 신인 작가를 찾아 새로운 이야기의 재능을 발견합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내재한 영어의 재능을 발굴하고 싶었어요. 그걸 위해 저의 본업인 스토리텔링을 동원한 책을 쓴 겁니다.

문득 제 책을 읽으신 독자분들께, 3개국어로 물어보고 싶네요.

Did you have a good time?

꿔 더 위콰이 마?   (위콰이/ 愉快)

타노시캇타데스까? (타노시이 / 즐겁다)

즐거우셨으면 다행입니다.

 

3개 외국어의 초급 회화를 외우는 것도 재미난 공부입니다.

 

영어는 외국어 공부의 기본이요,

일본어는 취미와 여행을 위한 최고의 도구요,

중국어는 앞으로 취업과 비즈니스에 있어 최고의 경쟁력이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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