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짜 영어 스쿨/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당신의 전성기, 오늘

by 김민식pd 2017. 10. 23.

YTN 라디오 당신의 전성기, 오늘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했습니다. 생방송으로 나간 내용을 글로 다듬어 올립니다. 제 책을 본 PD님이 봄에 출연 요청을 하셨는데요, 하필 같은 날 인사위원회가 열려서 펑크를 냈어요. 봄에 출연섭외 받고 가을에 출연했네요. 상암동 MBC 사옥 맞은편에 있는 YTN에 가서 김장겸 사장님 나가라고 수다 떠는 날이 올 줄은 몰랐어요. ^^


감성토크쇼 청춘을 깨워라 직장생활 하며 자기계발 하는 법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 김민식 MBC PD

 

 

김명숙 DJ(이하 김명숙): 50대 이상이 되면 직장생활 보통 20~30년 차는 되죠. 요즘 같은 때는 일을 한다는 것,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큰 축복이기도 하죠. 그렇지만 직장생활을 이렇게 오래 하다 보면 권태기라고 할까요? 때론 지치기도 하고, 심하게 표현하면 염증까지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내가 정말 청춘을 다 바쳐서 이렇게까지 열심히 일을 해왔는데, 도대체 지금 와서 보면 나에게 남는 건 뭐지? 나는 뭘까이런 생각까지 하면서 심지어는 허탈감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크고 작은 차이는 있겠지만, 여러분 혹시 그런 생각 들 때 어떻게 하시나요?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동료와 술 한 잔 나누며 다 털어버리시나요? 아니면 속으로 삭이시나요? 아니면 자기계발을 위해서 다른 일을 하면서 주위를 분산시키시나요? 글쎄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오늘 저희 <감성토크쇼 청춘을 깨워라> 함께하시면 그런 허탈한 마음도 위로받고, 어떻게 해야겠다라는 격려와 자극도 받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드라마 <논스톱>, <내조의 여왕>. <여왕의 꽃>등을 연출하고, 최근에는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라는 책까지 펴낸, 베스트셀러로도 유명해지신 분입니다. MBC 김민식 PD 자리 함께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민식 MBC PD(이하 김민식):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김명숙: 반갑습니다. 너무너무 뵙고 싶었어요. 그래서 제가 오늘 소개하는 4부 오프닝 멘트가 너무 길었습니다. 저희가 사실은 봄부터 PD님 저희 제작진이 얘기하면서 여름에도 모시려고 했는데, 여의치 않아서 오늘에야 뵙게 됐는데, 오늘이라도 뵙게 돼서 너무 반갑고요. 영광이고요. 저희가 ‘PD이라고 소개했지만, ‘작가님이라고 호칭해야 할까요? 어떡하죠?

 

김민식: 아직까지 작가로서의 경력이 일천해서요. 20년 넘게 PD로 살아왔으니까 PD라는 호칭이 더 편한 것 같습니다, 아직은.

 

김명숙: 그러세요? 지금 문자가 너무나 많이 오고 있어요. 저희가 정말 놀랄 정도로. 3409, ‘PD, 논스톱 너무 재밌게 봤어요. 때론 재밌는, 또 진지한 소재의 이야기를 다룰 줄 아시는 듯해서 너무 대단해요. 책까지 내셨다니, 꼭 읽어볼게요. 앞으로도 좋은 이야기 많이 기대할게요하셨고요. 9217, ‘PD, 영어책 꼭 읽어 보겠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8666, ‘김민식 PD님 팬이에요. <공범자들>, 그리고 얼마 전에 PD님 아내분이 쓴 글까지 보면서 가슴이 끓더라고요. 늘 응원합니다. 아이들에게 살기 좋은 세상 같이 만들어 가요. -두 딸을 키우는 워킹맘이러셨어요. 많은 분들이 정말 위로도 받으시면서 응원도 해주시고, 기대가 크신 것 같아요. 그래서 책임감도 많이 느끼시겠어요.

 

김민식: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김명숙: 요즘 <영어책 한 권 읽어봤니>의 저자로도 유명세를 타시느라고 엄청 바쁘시죠. 그런데 그 바쁜 이유 중의 하나가 또 MBC PD이시잖아요. 요즘에 전 국민이 다는 일이니까, 파업현장에서도 앞장서고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김민식: 2012년에 MBC 노동조합 부위원장으로 일하면서 170일간 파업을 했고요. 그때 노조 집행부로 일한 후, 6년간 연출을 못했어요. 제 이름으로 된 드라마를 만들지 못하고 오래 쉬었어요. 그 덕분에 글도 쓰고 책도 많이 읽었고요. 그 기간 동안 쓴 책이 대박이 나서 6개월 동안 10만 부 넘게 팔렸어요. 너무 감사한 일이거든요. 제가 은혜를 모르는 사람은 아니고, 쉬어보니 좋더라. 사장님께도 같은 휴식을 권해 드리고 싶어서 김장겸 사장님도 이제 물러나셔서 조금 쉬면서 50대 이후의 새로운 전성기를 준비해 보시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해보는 마음에서 열심히 사장님 퇴진투쟁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김명숙: 그러한 뜻도 그 안에 담겨 있었군요. 역시 50대를 같이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우리 작가님도 50+시잖아요. 그런데 50+이긴 하지만, 제가 들은 바로도 그렇고 오늘 뵙고도 방송 전에 잠깐 얘기 나눴을 때, 그 짧은 시간에서 느낀 거지만 여느 50+와는 정말 많이 다른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을 물론 많이 읽는 걸로는 알고 있었고, 공부도 많이 하시고, 또 여행도 많이 다니신다고 들었고요. SNS 활동은 엄청 활발하게 하시고. 본인 스스로도 내가 약간 특이하다, 아니면 일반 50대와는 다르다, 이런 생각 하시나요?

 

김민식: 저는 사실 술·담배, 커피, 골프, 이런 거 전혀 하지 않거든요. 흔히 50대 한국 남자들이 하는 취미를 즐기지 않고 그래서 조금 특이하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저의 지난 5년 상황이 조금 특이했던 것 같아요. 한국에서 40~50대 직장인들은, 특히 남자 직장인들은 조직 내에 큰 책임을 맡고, 업무상으로도 아주 바쁘지 않습니까? 그런데 저는 지난 5년간 유배자로 생활하면서 시간적 여유가 많았거든요. 시간적 여유가 많다는 것은 어쩌면 60대 이후, 은퇴 이후의 삶을 연습해볼 기회가 저에게 왔던 거죠. 그래서 은퇴 이후의 삶은 어떨 것일까를 미리 겪어보니까 느낀 게 뭐냐면, ·담배, 커피, 골프 이런 것들은 돈은 있지만 시간이 없는 사람들이 즐기는 것이더라고요. ·담배가 특히 대표적이라고 생각하고요. 은퇴하고 나면 돈은 부족하고 오히려 시간이 남지 않습니까? ‘돈이 들지 않는 취미생활이 뭘까를 봤더니, 독서 아니면 여행이더라고요. 도서관에 가서 그 수많은 수만 권의 책 중에서 책을 골라 읽거나, 아니면 북한산 둘레길이라든지 서울 둘레길 이렇게 다니는 여행. 그런 것들을 즐기다 보니까 흔한 50대하고는 좀 다른 취미생활을 하게 된 거죠.

 

김명숙: 흔한 50대와는 다른 취미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 중의 하나가, 제가 잠깐 스친 생각이, 흔한 직업을 갖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PD라는 직업도 특이한 직업이기도 하고요. 작가라는 것도 물론 타고난 글재주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도 들어요. 물론 많은 독서량에서 나오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데 말씀 중에 5~6년의, 말하자면 쉬어간다는 의미의 시간에서 이런 것들이 나왔다고 하지만, 사실 50+, 중년이라고 우리가 흔히 부르는 시기에 그런 휴지기가 살짝 생기면 오히려 더 극복하기 힘든 경우가 있거든요. 더 걱정스럽고 더 불행함을 느끼고, ‘나 앞으로 어떡하지이런 낙담을 하게 되는데, 어떻게 그렇게 긍정의 힘을 발휘하실 수 있었는지요?

 

김민식: 20살 때 인생이 워낙 바닥이었거든요.

 

김명숙: 20살 때요? 그때는 아가 때 아닌가?

 

김민식: 그렇죠. 아가 때인데, 방위병으로 군 복무를 했는데, 그때 느낀 게 뭐냐면, 나는 인생의 바닥이로구나, 하는 점이었어요. 대학교 1~2학년 2년 동안 미친 듯이 소개팅, 과팅 다녔는데 미팅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고요. 20번 연속으로 차인 경험도 있고. 그리고 전공도 전혀 적성에 맞지 않는 공대를 다녔고. 내가 꿈꾸던 삶과는 현실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괴로웠어요. ‘오늘 내가 이렇게 괴로운데 내일 내가 괴롭지 않으려면 지금 이 순간 난 뭘 해야 할까?’ 그래서 했던 게 영어공부예요. 요즘도 그래요. 살면서 내가 만약 내 삶에서 뭔가 아쉬운 점이 있고 부족한 점이 있다, 지금 나는 드라마를 너무 연출하고 싶은데 드라마를 연출하지 못해서 괴로워, 그러면 이 괴로움의 원인은 뭘까? , 김장겸 사장님이 나의 연출을 방해하는 거구나. 그러면 사장님이 나가실 수 있도록 하루에 한 번씩 외쳐보면 어떨까? 그러니까 저는 괴로울 때는 괴롭고 마는 것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일 내가 괴롭지 않으려면 오늘 나는 무엇을 해야 하나를 항상 찾는데요. 그 과정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하는 것이 되게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다음편에서 이어집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