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육아 여행, 그 마무리는 해운대 밤길 여행입니다.

34일 일정으로 방학을 맞은 둘째와 휴가를 내어 부산에 갔습니다. 3일차 저녁은 미포에 있는 횟집에서 먹었어요. 5시에 이른 저녁을 먹고나니 문득 미포 철길이 떠오르더군요. 네이버 지도를 검색해보니, 마침 근처더라고요. 어머니에게 둘째를 맡기고 혼자 미포 철길로 향했습니다 

어렸을 때 저는 고향인 울산에서 기차를 타고 부산 해운대 가는 걸 좋아했어요. 기차를 타고 바다를 보는 게 참 좋았거든요. 기차를 타면 바다 풍광이 너무 빨리 스쳐지나는 게 아쉬웠어요. 몇 년 전 부산에 왔을 때, 달맞이길을 걸었습니다. 저녁에 걷기에 좋은 길이지만, 바다가 멀어서 잘 보이지 않아요. 저 아래 기차 철길이 보이더군요. 저기서라면 바다가 더 가깝게 보일텐데, 하고 아쉬워했지요.

이제 복선전철화로 기존 바닷가 철로가 동해남부선 폐선부지가 되었어요. 미포에서 송정까지 4.8킬로를 산책로로 개방했습니다. 어린 시절, 기차타고 보던 풍광을 이제 걷기 여행으로 즐길 수 있어요.

요즘 뜨는 명소라 그런지 길의 초입에 커플 사진을 찍는 연인들이 많아요. 초입에 사람이 많아 번잡할 것 같은데요, 조금만 걸으면 금세 한산해집니다. 혼자 조용히 파도 소리를 들으면 걸을 수 있어요.

미포 철길 초입에만 사람이 많은 이유가 뭘까요? 젊은 커플이 부산에 처음 왔다면 가야 할 곳이 너무 많은 거죠. 포인트마다 들러서 인증샷을 남깁니다. 여기저기 다니느라 바쁜데요. 나이 50이 되니 여유가 생겨요. 일단 욕심이 줄었고요. 열정도 예전만 못해요. 많은 곳을 욕심내기보다 한 곳을 정해서 끝까지 가는 편을 선호합니다. 중년이 되니 여행의 즐거움은 선택과 집중에서 나오더라고요.

30분 정도 걸으니 문탠로드로 가는 갈림길이 나오는군요. 송정까지 가는 건 다음 기회로 미루고 여기서 문탠로드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같은 구간이지만, 느낌이 달라요. 올 때는 바닷길, 갈 때는 숲길입니다.

바다 전망대도 좋네요. 바닷가 소년이라 그런지 저는 바다를 보면 늘 마음이 편안해져요.

한 시간만에 미포 철길 더하기 문탠로드 걷기가 끝났어요. 아쉬워서 좀 더 걷습니다. 해운대 해변을 따라. 

여름에 해운대는 역시 다양한 이벤트와 행사로 시끌벅적하지요.

제가 좋아하는 동백섬 산책로를 찾아갑니다. 해운대 한쪽끝 웨스틴 조선 호텔 옆에 그 입구가 있어요.

산책로 조명이 하나둘 불을 밝히기 시작합니다.

밤에 오니 또 색다른 맛이군요.

저 멀리 해운대 밤바다가 보입니다.

APEC 정상회담이 열렸던 누리마루가 불을 밝히고요. 저 너머 광안대교가 보이는 군요.

가족 여행으로 부산에 오셨다면, 하루씩 부부가 번갈아가며 해운대 밤길을 걸어도 좋아요. 저녁 먹고 한 사람은 아이들과 숙소로 가고, 한 사람은 혼자 걷기 여행을 즐기는 거죠. 동백섬 둘레길은 밤에도 사람이 많아 위험하지 않아요. 여름에는 선선한 초저녁 걷기 여행이 딱 좋아요. 종일 가족과 시간을 보내셨다면, 교대로 혼자만의 걷기 여행을 즐겨보세요.

1800 (시작) 미포 철길 - 1830 문탠로드 - 1900 해운대 - 1920 동백섬 둘레길 - 2000 (종료) 동백섬 전철역 

2시간이면 충분한 해운대 밤길 여행!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기전에 숙소에 돌아갈 수 있어요.

육아 여행 중에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를 위한 시간은 따로 챙깁니다.

더 행복한 아빠가 좋은 아빠가 될 거라고 믿으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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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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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I.C 2017.08.08 08: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백섬로 산책길 완공이 되었군요!! 전 4월에 갔었는데 그땐 공사 중이라 백사장 쪽에서 가면 얼마 못 가고 막아뒀었는데, 이렇게 멋지게 변했네요ㅎ

  2. 정지영 2017.08.08 09: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독박 육아여행 중에도
    소중한 나를 위해 시간을 따로 챙기는 센스,
    파도파도 계속 나오는 인생 팁!(파파팁)
    제 삶에도 적용해보겠습니다.^^
    응원합니다. 반드시, 될때까지

  3. 김수정 2017.08.08 09: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을 읽으니 부산 여행이 가고 싶어 지네요^^
    사진이 정말 멋있습니다.

  4. 암소9마리 2017.08.08 09: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 민식 PD님 "아리 아리"

    PD 님 눈을 통한 부산 해운대 일대가 이렇게 멋진 장소로 재탄생 되는군요!
    늘 가까이 있는 곳이라 갈때마다 그냥 좋다라는 생각뿐이었는데,
    미포가는 철길 걷기 한번 해봐야 겠어요!
    PD님 작품으로 더 멋진 세상, 더 살만한 세상 하루라도 빨리 보고 싶네요!

    김장겸은 물러나라!
    김장겸은 물러나라!
    김장겸은 물러나라!

    질기고 독하고 당당하게!

  5. 차성광 2017.08.08 16: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산책로 잘 보고 갑니다 ^^

  6. 섭섭이 2017.08.08 22: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부산은 여행간적이 거의 없는데, 산책길이 좋네요.
    2시간 정도면 딱 적당한 코스네요. 다음에 부산에 여행간다면 PD님 코스대로 한번 가봐야겠네요. ^^


    #MBC블랙리스트문건
    #이런문건이_있다니_놀랍다
    #공영방송국에서_있을수_있는일인가
    #검찰고발한다는데_빨리내려오셔

    #김장겸은_물러나라
    #김장겸은_물러나라
    #김장겸은_물러나라
    #질기고_독하고_당당하게

  7. 분 도 2017.08.10 08: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은 폐선이 되어서 안전하게 걷겠군요, 달맞이 동네 야경이 멋있네요

  8. 김아줌마 2017.08.14 20: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상돌아가는걸 잘 모르는 무식한 아줌마예요.여긴 우연히 오게된 블로그인데.....유명한 분이긴가봐요....해운대 사진보니...갑자기 그 습한기운이 느껴지네요....

  9. 또아줌마 2017.08.30 18: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육십 중반에 처음올리는 글이라?
    한권의 책이 눈에 들어왔지요. 영어책한권외어봤니? 제대로 외운적이 없지요~~^^
    속상하고 갈곳 없을때 찿는 나만의 아지트 ㅡ
    두세시간은 짧은듯 머무르는곳 ㅡ서점
    시작만 하고 이런저런 핑게로 용두사미.
    용기를 내어 다시 시작합니다.
    잘 될까요???
    블로거에 글올리는것도 처음입니다.
    이런 시도도 책 제목하고 마찬가지 용기내봤습니다.

  10. 또아줌마 2017.08.30 18: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해운대역 ㅡ
    동해 남부선 ㅡㅡ 아련한 추억에 잠겨봅니다.
    해운대 밤길 여행 ,저도걷고싶네요.
    습하지만 아름다운곳이지요.

  11. 끌로이 2018.02.25 11: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pd님의 새책 매일아침써봤니를 읽고 다시한번 블로그에 왔습니다.
    부산사람이라 이 글이 더 반갑네요~
    정말 좋은 산책로죠 전망도 좋고 운치있고^^
    블로그 와서 긍정 에너지 많이 받아갑니다.

  12. 해운대바라기 2018.06.22 11: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해운대에 매년 오신다니 반가워요.
    여행기를 보고 동네 구석구석을 알고
    계셔서 신났어요.
    저는 해운대에 이사온지 1여년.
    일상이, 매일이. 여행이듯 사니
    해운대 바라기가 되었어요.

    저는 한 지역에서 일정기간 지내면서 여행하는게 소망이고 또 실천하려 노력중이구요.
    잠시 다녀가는것과 정말 달라요
    하늘도 냄새도

    이번에 오시면 해변작은도서관도 들려보셔요

    일주일전 도서관에서
    매일 아침 써봤니?
    발견하여
    읽고 있는 중입니다.

    사실 그 전에 작가님에 대해 몰랐어요.
    근데 책을 읽는 동안 삶을 사랑하는 방식이
    공감되어 기쁘고 옆에서 얘기 듣는것처럼 글을
    천천히 읽고 있으니 행복해서 여기 블로그까지 찾아오게 되었어요.

    오늘도 여름을 만끽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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