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MBC 170일 파업 당시, 저는 노동조합 편제부문 부위원장으로 일했습니다. 6개월간 싸우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우리의 싸움을 언론이 전혀 보도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어요. 방송 3사는 물론이고, 조중동 그 어디에서도 우리의 싸움을 다뤄주지 않았습니다. 어쩌다 매체로부터 조합원 섭외 요청이 오면 또 고민에 빠졌습니다. 인터뷰에 나가면 인사상의 불이익이 있을 게 뻔한데, 이걸 누구한테 부탁하느냐가 문제인 거죠. 조합 지도부로 일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누군가에게 희생을 부탁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때 결심했어요. '내가 만약 평조합원으로 돌아간 후, 언젠가 노조집행부에서 내게 인터뷰나 언론 출연을 부탁한다면, 무조건 나가자.' 내가 그 입장을 겪어보니 알겠더라고요. 그 부탁이 참 쉽지 않다는 걸.

이번주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출연했습니다. 나갔다가 김어준 총수의 기에 눌려 헤매다 왔어요. ㅠㅠ 예전에 <나는 꼼수다> 시절에 출연했을 때도 느꼈지만, 총수를 인터뷰어로 만난다는 것은, 자신의 내공이 탈탈 털릴 것을 각오해야 하는 일입니다.

MBC를 위해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총수의 마지막 질문에 많이 헤맸습니다. 제게는 트라우마가 있어요. 2012년 6개월 파업 기간 동안 조합원들에게 투쟁을 독려했는데, 그때 싸웠던 조합원들은 파업 이후 몇년 동안 일에서, 삶에서, 많은 고초를 겪었습니다. 그걸 지켜보는 몇년이 정말 괴로웠어요. 그래서 누군가에게 싸우자고 말하기가 아직도 많이 어렵습니다. 

<김어준의 파파이스> 방송이 올라온 걸 보면서 느꼈어요. '아, 저때 내가 몸을 많이 사렸구나. 내 속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했구나.'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더 잘 하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잘하지 못해서, 다음에는 더 잘 하고 싶은 욕심에, 또 내일을 기대하게 되는 것이 인생인데...

2012년의 싸움이 제게 트라우마를 남겼다면, 이제 2017년의 싸움은 그 트라우마를 깨는 시간입니다. 내 속의 트라우마를 깨는 순간까지, 질기고 독하고 당당하게, 가겠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외칩니다.

"김장겸은 물러나라!"

"김장겸은 물러나라!"

"김장겸은 물러나라!"

 

파파이스 방송분입니다.

보시고 공감하시면 주위에 많은 공유 부탁드립니다. 공유가 최고의 연대입니다!

 

   

신고
Posted by 김민식pd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