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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영어 스쿨/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일본어 한자 쓰기가 어려워요

by 김민식pd 2017. 2. 7.

댓글부대에 많은 분들이 참여하고 있네요. 고맙습니다. 책 쓴 보람을 팍팍 느낍니다. 저는 가급적 댓글부대에는 글을 달지 않습니다. 댓글이 너무 많아지면 본인의 글을 찾기 힘들거든요. 댓글로 질문을 올려주시면 제가 기회를 보아 따로 답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댓글로 올라온 질문입니다.

Q1: 일본어의 경우 한자가 있는데요. 한자를 쓰려니 노력과 시간이 많이 들어 진도 나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본어 문장을 외울 때, 쓰기까지 하는 건가요?

Q2: 저도 궁금합니다. 영어 공부하다가 힘들어 포기하는 이유가 철자 외우기인데요. 문장을 쓰면서 외우는 게 좋을까요?

 

A:

대학 1학년 때, 도서관에 가서 열람증을 만드는데 한자로 이름을 쓰는 난이 있었습니다. 저는 당시 제 이름을 한자로 쓸 줄 몰랐어요. (지금도 가물가물합니다. 주민증을 보고 따라 그립니다. ^^) 빨리 열람증을 만들어 책을 빌리고 싶은 마음에, 그냥 제가 아는 한자를 썼습니다. 제 이름은 민첩할 민敏에 심을 식植인데요. 같은 소리 한자 중에서 생각나는 건 백성 민民에 밥 식食자 뿐이더군요. 그래서 民食이라고 써넣었어요.

여름 방학 때 집에 내려갔다가 어머니가 제 열람증을 보셨지요. 빼곡이 적힌 도서 대출 목록을 보시면서 '아, 역시 독서광 우리 아들!'하면서 대견해하시다 앞면의 이름을 보셨습니다. "뭐시라? 民食? 이누무 자슥아! 니가 백성들의 밥이가?"

ㅋㅋㅋㅋㅋ

 

제 이름도 한자로 못 쓰지만, 일본어 공부할 때 스트레스 받지는 않았어요. 책에서도 누누히 말씀드렸지만 언어를 배울 때 글보다 말이 우선입니다.

제가 권하는 문장 암송법은 소리내어 읽으며 외우는 것이지, 문장을 쓰면서 외우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일본어 회화 책 한 권을 외웠지만, 본문을 쓰지는 못합니다. 한자는 너무 어려워요. 괜히 한자 때문에 스트레스 받으면 진도도 안 나가고, 곧 포기하게 됩니다. 일본어 공부를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가 "일본어는 한자가 어려워서 배우기 쉽지 않아. 한자 발음이 너무 어려워."입니다. 한국인이 배우기 쉬운 언어 중 하나가 일본어입니다. 둘 다 사이 연관성도 많고요. 가까운 이웃이기에 쓸 기회도 많습니다. 

한 장소를 왔다갔다 할 때, '왔다리 갔다리' 라고 하는데요. 이게 일본어로는 '잇타리 키타리'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일본어 표현이 은근히 많아요.

 

예전에 야학에서 교사로 일 할 때, 학생 중 5,60대 아주머니들도 있었어요. 그 분들의 목표는 검정고시 합격이 아니라 한글을 깨우치는 것이었어요. 6.25 때 전쟁터로 간 남편이 매번 보낸 편지에 답을 하지 않아 마음이 돌아선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부인이 글자를 몰라 읽지 못했다는... 문맹이라는 걸 시댁에 알릴 수 없어 혼자 끙끙 앓았다는... 네, 글을 몰라도 사는데 전혀 지장이 없었지요, 옛날에는. 

책을 보고 암송 공부를 하는 경우, 까막눈은 아닙니다. 적어도 글을 보고 읽을 수는 있으니까요. 처음 언어를 공부할 때는 읽는 정도면 됩니다. 쓰기는 나중에 해도 되어요. 두 분 말씀대로 일본어 한자나 영어 스펠링은 좀 까다롭거든요. 괜히 한자나 영어 쓰기에 스트레스받지 마시고 그냥 편하게 소리로 외우시기 바랍니다.

 

일본 만화의 경우, 모르는 한자가 나와도 그림을 보고 대충 그 의미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처음엔 암송으로 공부하시고 다음 단계에서는 이처럼 다양한 문화를 즐기면 쉽게 언어를 배울 수 있습니다.

말이 우선이고 글은 나중입니다. 쓰지말고 말로 외우세요. 

 

야무님이 올려주신 질문도 있어요.

Q:

PD님 궁금한 게 있습니닷! 대학 때까지는 학교공부를 그닥 좋아하지 않으셨잖아요. 외통대 공부도 만만찮았을텐데, 그래도 본인이 선택해서 간 곳이니까 좀 다르셨을듯 해요. 혹시, 대학 생활과 대학원 생활을, 특히 학업 측면에서 비교해서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좋아하는 공부랑 그렇지 않은 것을 둘 다 실제 경험하신 분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A:

통역대학원 2년은 제가 인생에서 가장 치열하게 공부한 시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별로 힘든 줄 몰랐어요. 직장 생활할 때는 대학생이 마냥 부럽기만 했는데 저도 이제 다시 대학원생이잖아요? 동기들을 보면 그렇게 풋풋하고 예뻐요. 연애도 열심히 했어요. 같은 통역대학원 동기라도 그들은 학부 졸업하고 바로 왔고, 저는 사회 생활하다 왔잖아요. 꼭 직장인 아저씨가 대학생 사귀는 기분이랄까? ^^

연애를 하면, 더 성실하게 살게 됩니다. 수업 시간에 내가 좋아하는 여자애 앞에서 더 멋있게 보이고 싶거든요. 수업 준비도 열심히 하고 발표도 열심히 합니다.

통역대학원 와서 통역이나 번역 알바를 해보니, 영업사원보다 훨씬 더 많이 벌더군요. 그때 알았어요. 왜 어른들이 공부하라고 하는지. 사회 생활하면서 몸으로 느꼈어요. 남의 돈 먹기가 쉽지 않다는 걸. 확실히 공부를 더 하니까 돈을 더 잘 벌게 되었어요. 그걸 깨달으니 공부가 즐거워지더군요. 직장 생활 후, 대학원 공부, 강추입니당~^^

이 정도면, 답이 되었나요, 야무님?

 

(개인적 사정으로 답을 바로 못 드릴 때도 있는데요,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가급적 책을 참고해주세요.)

 

오늘도 여러분의 즐거운 공부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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