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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1

글쓰기의 바람직한 예 어린이 잡지 를 구독한지 3년이 넘습니다. 둘째 민서가 참 좋아합니다. 한 달에 한번, 우편함에 책이 오면, 환호를 지릅니다. 딸에게 점수 따는 방법, 아주 쉬워요. 책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책 선물을 해주면 됩니다. 정기적으로. 책을 보고 깔깔 웃던 민서가 와서 읽어준 시가 있어요. 어이없다 누나가 동시 쓸 때쓸 거 없다고 하자 "그래. 그거야. 쓸 거 없다고 써봐."선생님의 말씀 누나가 쓸 거 없다고 써서진짜 상을 받았다. 누나가 쓸 거 없다고 썼다고말할 때 거짓말인 줄 알았는데입상 책에 진짜 쓸 거 없다가 나왔다. 그래서 난 그 일이 어이없어지금 어이없다를 쓰고 있다. 저는 이게 글을 쓰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쓸 게 없으면, 쓸 게 없는 것에 대해 쓰는 거지요. 그것도 글쓰기의 한 방법이에요.. 2018. 5. 31.
번역자의 마음 1992년에 첫 직장에 들어가 회사를 다니면서 직장 생활이 쉽지 않다고 느꼈어요. 무엇보다 판에 박힌 시간에 출퇴근하고, 별로 재미있지 않은 일을 하며 평생을 살아야 한다는 게 싫었어요. 직장 생활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 한 달 동안 열심히 일해서 세일즈 계획 기안을 올렸는데, 상사가 보고 "별로야. 다시 해."하면, 한 달간 일한 게 휙 날아가더라고요. 일한 성과가 남았으면 좋겠는데, 그런 일이 어디 없을까? 회사 때려치우고 남은 평생 책만 읽으며 살아도 좋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번역가의 삶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소설을 마음껏 읽고, 내가 작업한 결과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이 되는 직업. (은유 / 제철소)에는 출판에 관련된 일을 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그 중에는 번역.. 2018. 5. 30.
이야기의 제국, 대영제국 (드라마 촬영중입니다. 바쁠 땐, 예전에 써놓은 여행기를 올립니다. 뒤늦은 런던 출장기에요~) 지난 2월 영국 런던에 출장갔을 때, 웨스터민스터 사원을 찾았습니다. 입장료가 22파운드(한화 32000원)나 하더군요. 심각한 고민에 빠졌어요. 예전에 봤는데 굳이 비싼 돈을 내고 다시 봐야할까? 외관을 본 걸로도 충분한데 말이지요. (외관 구경은 공짠데... ^^) 큰 마음 먹고 들어갑니다. 본전을 뽑아야한다는 생각에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며 (입장료에 포함) 구석구석 샅샅이 돌아봅니다. 선교사로 일했던 데이비드 리빙스톤의 묘비가 있고요. 동인도회사를 설립한 사람의 기념비도 벽에 있고, 또 바닥에는 2차 대전 때 목숨을 잃은 무명 용사의 비가 있군요. 1000년된 예배당입니다. 종교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도 .. 2018. 5. 29.
전철 안 변태 중년의 사연 최민석 작가 소설집 (최민석 / 창비)에 보면 동명 소설의 속편이 나옵니다. 소설은 이런 식으로 시작하지요. 이 소설은 본인의 데뷔작 의 후속편으로서, 전작에서 인물과 사건을 빌려왔을 뿐 그 성격과 성질은 물론, 싸가지까지 전혀 다름을 천명한다. 전작은 이 땅의 문학 중흥을 위한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났으나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했으니, 본인은 제아무리 열심히 써봐야 아무짝에 쓸모없다는 것을 몸소 깨닫고, 되는대로 쓰기로 작정하였다. 하여 있지도 않은 전작의 아성을 스스로 무너뜨리고자 하는 문학적 자학의 시기에 당도하였으니, 본래 동생은 형과 반대로 나가는 법. 후속작인 이 작품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본인의 손에서 태어났으나 그 목적은 물론 성깔과 싹수까지 판이하게 다르니, 굳이 표현하자면 배다른 형제라.. 2018. 5.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