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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돈 안 드는 최고의 인테리어 비법

by 김민식pd 2016. 1. 25.

2016-19 우리 집엔 아무 것도 없어

 

예능국 PD시절, 일밤에서 '러브하우스'를 1년간 연출하며 집을 고치러 다녔다. 사람들이 물었다. 어떻게 '러브하우스'에서는 수리 전과 수리 후, 비포와 애프터가 그렇게 바뀌냐고. 집에 물건이 없으면 된다. 사람이 사는 상태에서 가구와 물건이 가득한 모습을 촬영하고, 수리하고 나서 이사 들어오기 전에 바뀐 모습을 공개한다. 당연히 기적같은 인테리어가 펼쳐진다. 왜? 아직 짐이 들어오기 전이니까.

'러브하우스'를 찍으면서 보니까, 쓸데없는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 참 많았다. 그냥 못 버리는 정도가 아니라, 다니며 버린 장롱이나 앉은뱅이 책상 같은 걸 다 주워다 집 한 구석에 쌓아둔다. 언젠가 쓸모가 있겠지 하고 주워다놓지만 그냥 집에 쓰레기만 늘어날 뿐이다.

얼마 전 동네 도서관에서 일본 작가가 그린 만화를 한 권 봤다.

(우리 집엔 아무것도 없어 1 / 유루리 마이/ 북앳북스)

 

*** 다독 비결 19

도서관에 가면 나는 만화책이나 그래픽 노블을 즐겨 본다. 만화는 그림이 많고 글자가 적어 대출할 필요도 없이 앉은 자리에서 한 권을 다 읽을 수 있다. 역사 만화도 좋고, 경제 만화도 좋고, 만화를 읽는 건 독서량을 늘리는 좋은 방법 중 하나다. ^^ 

 

저자는 집에 온갖 물건을 쌓아놓고 살았다. 본인 탓도 있지만, 같이 사는 어머니의 성향도 그러했다. 지진이 일어난 어느날, 가구 위에서 떨어진 물건들 때문에 다칠 뻔 한다. 그 이후부터 필요없는 가구나 물건을 하나씩 버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과정을 블로그에 하나씩 기록했다. 책을 보면 인테리어의 변화가 정말 놀랍다. 아, 집을 저렇게 깨끗하고 넓게 쓸 수도 있구나! 그런데 이게 참 쉽지 않다. 

요즘은 IKEA나 인터넷 홈쇼핑이 있어 가구나 인테리어 소품을 정말 싸게 살 수 있다. 하나 둘 살 때는 싼 물건을 사니 돈을 버는 것 같아 흐뭇하다. 그런데 돈을 쓰면서 돈을 버는 방법은 없다. (카드사의 광고에 절대 속지말라.) 돈을 쓰면 내 돈은 나간다. 돈을 버는 가장 확실한 길은 돈을 쓰지 않는 것이다. 꼭 필요해보이는 그 물건, 조금만 지나면 구석에 처박혀 공간만 잡아먹는다.

공간 활용에 따라, 30평을 24평처럼 쓰는 집이 있고, 30평을 40평처럼 쓰는 집이 있다. 아파트 평수 10평 늘리려면 돈이 1억 이상 든다. 빚내서 집을 넓히는데 그럴 필요 없다. 쓸데없이 공간만 차지하는 물건을 버리면 돈 안 들이고 집을 넓힐 수 있다. 자꾸 버리다보면, 쓸데없는 쇼핑도 줄어든다. 물건 버리기, 돈 안드는 최고의 인테리어 비법이다.  

 

배낭여행을 떠날 때 짐은 배낭 하나에 7킬로를 넘지 않도록 싼다. 예전에 인도에서 만난 미국 배낭족들이 나의 배낭을 보고 다들 엄지를 척 세워주더라. 배낭을 싸면서 느낀다. 살면서 꼭 필요한 건 의외로 적구나. (다음에 기회가 되면 배낭여행 짐 가볍게 꾸리는 요령도 올려야지. 아, 써야할 게 너무나 많다... ^^)

 

좋은 책은 읽은 후 실천에 옮기기 쉬운 책이다. 가벼운 실천을 권하는 책을 읽고 삶을 조금씩 바꾸는 것도 독서를 사랑하게 되는 길이다. 만화는 특히 쉽게 읽힌다. 이 책 마지막에는 인테리어의 기본이 정리되어 있다.

1. 물건을 줄인다. 무조건 물건을 줄인다.

2. 밖으로 나와 있는 물건을 최대한 안에 넣는다. 보이면 눈에 거슬리니 최대한 감춘다.

3. 모양이 있는 것이나 캐릭터 제품은 가급적 배제한다. 시각적으로 복잡해 보이기 때문이다.

4. 색상을 맞춘다. 보통 세 가지 색상으로 하면 통일감이 있다.

5. 깔끔하게 수납한다.

 

물건을 줄이는 게 기본이다. 버리기를 습관화하여, 돈 안 들이고 넓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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