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아르헨티나 이과수 국립공원에 갔다. 이번 여행의 계기가 이과수 폭포다. 지난 달에 아버지를 모시고 뉴욕에 갔다가 돌아올 때, 아버지는 귀국편으로 먼저 모시고, 나는 남아서 남미 여행을 할 생각이었다. 드라마 '여왕의 꽃'을 연출하는 동안 8개월 동안 쉬지않고 일했더니 휴가가 많이 남았다. 입사 20년차라 연차휴가만 해도 한 달이다. 나는 휴가를 급여로 보상받는것보다 쓰는 걸 더 좋아한다. 이 나이가 되어보니 알겠더라. 돈보다 시간이 더 소중하다는 걸.
비행기를 알아보니, 미국에서 남미 가는게 한국에서 남미 가는 것보다 별로 싸지 않더라. 그래서 아버지를 한국에 모셔다 드린 후, 혼자 다시 왔다. 아버지께 여쭤봤다. "아버지, 남미 배낭 여행 가려고 하는데 어디가 좋아요?" 아버지는 전세계 안 다녀보신 곳이 없다. 아프리카 사파리 투어까지 하신 분이다. 아버지가 돈이 많아서 여행을 많이 하신걸까? 아니다. 시간이 많아서다. 교사로 일하신 아버지는 방학마다 패키지 투어를 다니셨다. "남미에 가면 이과수 폭포는 꼭 봐야지."
그래서 왔다. 이과수 폭포에. 공원에 들어서니 지도가 있더라. 설레는 마음으로 들여다봤는데... 젠장. 가장 중요한 정보를 못 찾겠더라. 바로, 내 위치. 독도법에서 가장 중요한 게 내 위치 파악이다. 세상을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게 세상에서 나의 위치를 아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내 위치가 안 나온다. 패닉이다.
처음 배우는 외국어라도 기초회화 교재를 3과까지만 외우면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다. 명사 10개, 동사 10개, 형용사 10개만 알아도 1000개의 문장을 조합할 수 있다. 나, 너, 여기, 저기, 간다, 원한다, 본다, 산다, 좋다, 나쁘다. 이렇게 10개만 알아도 된다.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지도로 가르키고 '나 저기 간다.' 풍광이 아름다우면, '나 여기 본다, 좋다.' 등등. 새로운 언어를 배울 때, 문법은 신경쓰지 않는다. 주어 동사 목적어, 순서대로 나열하면 되지 뭐.
만개의 문장을 알아도 한 문장도 말할 수 없다면 그 사람은 벙어리다. 문장을 딱 100개 밖에 몰라도, 그 100개를 다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회화의 고수다. 문장 100개를 따로 따로 외우려면 정말 어렵다. 드라마 속 배우들이 대사를 어떻게 외우는 방법을 참고해보면 어떨까?
소이현이라는 배우는 대사를 진짜 잘 외운다. 대사 엔지를 내는 법이 없다. 그렇다고 대기실에 앉아서 대본만 외우는 것도 아니다. 설렁설렁 노는 것 같은데도 그렇다. 하루는 신기해서 물어봤다. "넌 어떻게 그렇게 대사를 잘 외우니?" "감독님, 저는요, 문장을 외우는 게 아니라, 상황을 이해해요. 아, 지금 이런 상황이구나. 상대의 감정은 이렇고, 극중의 나는 이런 감정이구나. 감정에 푹 빠져있으면 상대가 무슨 말을 하든 절로 대사가 나와요."
회화 문장도 마찬가지다. 무작정 암기하기보다 상황을 이해하고 빠져들면 훨씬 더 쉽다.
기초 회화책에 나오는 흔한 예문.
남자: 안녕, 넌 오늘 오후에 뭐하니?
여자: 난 도서관에 갈 예정이야.
남자: 도서관은 어디에 있니?
여자: 학교 앞 모퉁이에 있어.
남자: 너의 취미는 무엇이니?
여자: 나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해.
이걸 그냥 외우면 밋밋하고 재미없다. 난 이 장면에서 여자를 미모의 청순 글래머로 그리고, 남자는 여자에게 첫눈에 홀딱 반한 상태라고 상상한다. 그러면 둘의 대화에 드라마가 생겨난다.
오늘 오후에 뭐하니? (남자의 속뜻 = 너랑 시간을 보내고 싶어.)
도서관에 갈 예정이야. (너랑 같이 가고싶다, 그 도서관. 그럼 다음 질문은 당연히.)
그 도서관은 어디에 있니?
학교 앞 모퉁이에 있어. (쫓아가야지. 그런데 얘는 뭘 좋아할까?)
너의 취미는 무엇이니?
이런 식이다. 인물의 감정을 상상하며 이야기를 만들어 문장을 연결하면 암기가 훨씬 더 쉬워진다. 책을 읽거나 회화 테이프를 따라 읽을 때도 연기하듯이 감정을 넣어 읽으면 암송이 즐겁다.
드라마 연기하듯 회화 암송하기, 한번 해보시라. 영어 공부가 조금은 더 즐거워진다.
오늘의 보너스, 이과수 폭포입니다. ^^
압도적인 풍광이어요.
영어를 잘 해두면 이게 좋지요. 같은 계통인 스페인어 불어 독일어로 쉽게 넘어갈 수 있거든요.
기운내서 우리 한번 달려봅시당~^^
비행기를 알아보니, 미국에서 남미 가는게 한국에서 남미 가는 것보다 별로 싸지 않더라. 그래서 아버지를 한국에 모셔다 드린 후, 혼자 다시 왔다. 아버지께 여쭤봤다. "아버지, 남미 배낭 여행 가려고 하는데 어디가 좋아요?" 아버지는 전세계 안 다녀보신 곳이 없다. 아프리카 사파리 투어까지 하신 분이다. 아버지가 돈이 많아서 여행을 많이 하신걸까? 아니다. 시간이 많아서다. 교사로 일하신 아버지는 방학마다 패키지 투어를 다니셨다. "남미에 가면 이과수 폭포는 꼭 봐야지."
그래서 왔다. 이과수 폭포에. 공원에 들어서니 지도가 있더라. 설레는 마음으로 들여다봤는데... 젠장. 가장 중요한 정보를 못 찾겠더라. 바로, 내 위치. 독도법에서 가장 중요한 게 내 위치 파악이다. 세상을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게 세상에서 나의 위치를 아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내 위치가 안 나온다. 패닉이다.
그러다 어떤 글자가 눈에 띄더라. Usted Esta Aqui. 짧은 스페인어지만, 기초 회화 3과까지는 외웠다. '스페인어 첫걸음의 모든 것' 3과에 나오는 문장이 Como esta usted? 영어로 How are you?다. 가장 기초적인 인삿말. esta는 영어의 be 동사. usted는 당신. 그리고 2과 회화 본문에 나오는 단어, aqui = 여기. 그렇다면 Usted Esta Aqui가 You are here구나! 찾았다, 내 위치. (스페인도 그랬고, 아르헨티나도 그런데, 영어 병기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남미 여행 올 때, 스페인어를 조금은 해두는 편이 낫다.)
자, 이제는 스페인어로 아가씨에게 작업을 걸 수도 있다. 마음에 드는 여성이 있으면, 손가락으로 상대를 가르킨 후, 가슴을 두드리며 한마디한다. 'Uted esta aqui.' 반응이 별로면 얼른 크게 웃는다. 이거 한국 드라마에 나온 장면인데! 너, 여기 있다. 그러면서 슬쩍 한류드라마나 케이팝으로 대화를 유도한다. ^^
처음 배우는 외국어라도 기초회화 교재를 3과까지만 외우면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다. 명사 10개, 동사 10개, 형용사 10개만 알아도 1000개의 문장을 조합할 수 있다. 나, 너, 여기, 저기, 간다, 원한다, 본다, 산다, 좋다, 나쁘다. 이렇게 10개만 알아도 된다.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지도로 가르키고 '나 저기 간다.' 풍광이 아름다우면, '나 여기 본다, 좋다.' 등등. 새로운 언어를 배울 때, 문법은 신경쓰지 않는다. 주어 동사 목적어, 순서대로 나열하면 되지 뭐.
만개의 문장을 알아도 한 문장도 말할 수 없다면 그 사람은 벙어리다. 문장을 딱 100개 밖에 몰라도, 그 100개를 다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회화의 고수다. 문장 100개를 따로 따로 외우려면 정말 어렵다. 드라마 속 배우들이 대사를 어떻게 외우는 방법을 참고해보면 어떨까?
소이현이라는 배우는 대사를 진짜 잘 외운다. 대사 엔지를 내는 법이 없다. 그렇다고 대기실에 앉아서 대본만 외우는 것도 아니다. 설렁설렁 노는 것 같은데도 그렇다. 하루는 신기해서 물어봤다. "넌 어떻게 그렇게 대사를 잘 외우니?" "감독님, 저는요, 문장을 외우는 게 아니라, 상황을 이해해요. 아, 지금 이런 상황이구나. 상대의 감정은 이렇고, 극중의 나는 이런 감정이구나. 감정에 푹 빠져있으면 상대가 무슨 말을 하든 절로 대사가 나와요."
회화 문장도 마찬가지다. 무작정 암기하기보다 상황을 이해하고 빠져들면 훨씬 더 쉽다.
기초 회화책에 나오는 흔한 예문.
남자: 안녕, 넌 오늘 오후에 뭐하니?
여자: 난 도서관에 갈 예정이야.
남자: 도서관은 어디에 있니?
여자: 학교 앞 모퉁이에 있어.
남자: 너의 취미는 무엇이니?
여자: 나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해.
이걸 그냥 외우면 밋밋하고 재미없다. 난 이 장면에서 여자를 미모의 청순 글래머로 그리고, 남자는 여자에게 첫눈에 홀딱 반한 상태라고 상상한다. 그러면 둘의 대화에 드라마가 생겨난다.
오늘 오후에 뭐하니? (남자의 속뜻 = 너랑 시간을 보내고 싶어.)
도서관에 갈 예정이야. (너랑 같이 가고싶다, 그 도서관. 그럼 다음 질문은 당연히.)
그 도서관은 어디에 있니?
학교 앞 모퉁이에 있어. (쫓아가야지. 그런데 얘는 뭘 좋아할까?)
너의 취미는 무엇이니?
이런 식이다. 인물의 감정을 상상하며 이야기를 만들어 문장을 연결하면 암기가 훨씬 더 쉬워진다. 책을 읽거나 회화 테이프를 따라 읽을 때도 연기하듯이 감정을 넣어 읽으면 암송이 즐겁다.
드라마 연기하듯 회화 암송하기, 한번 해보시라. 영어 공부가 조금은 더 즐거워진다.
오늘의 보너스, 이과수 폭포입니다. ^^
압도적인 풍광이어요.
비록 3과까지 밖에 못 외웠지만, 그래도 스페인어 기초 회화를 공부한 덕에 혼자서도 큰 어려움 없이 다니고 있어요. 돌아가면 더 열심히 공부하려고요. 영어랑 비슷한 단어도 많아서 일본어나 중국어 공부할 때보다 더 쉽게 늘 것 같아요.
영어를 잘 해두면 이게 좋지요. 같은 계통인 스페인어 불어 독일어로 쉽게 넘어갈 수 있거든요.
기운내서 우리 한번 달려봅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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