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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즐기는 세상

멋지게 산다는 것

by 김민식pd 2015. 1. 26.

방명록에 질문이 하나 올라왔네요.

 

'피디님 멋지게 사는건 어떤건가요?

멋진 사람이 되고싶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살아야 멋지게 사는건지 감이 안오네요

돈을 많이 버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남들이 선망하는 직업도 아니고

그냥 스스로 만족하면 되는데 자꾸 남들하고 비교하게 되요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깎아먹고...

원래 비교같은거 안하면서 살았는데 몇번 가까운사람한테 비교당하다 보니까

그때부터 스스로를 남과 비교하게 되네요..

사회초년생 여자가 멋지게 산다는건 어떤걸까요?'

 

네, 어렸을 때 저도 멋진 남자가 되는 게 꿈이었어요. 보통 강한 남자가 참 멋있어 보이잖아요? 학교 다닐때 그런 면에서 정말 멋진 녀석이 하나 있었어요. 워낙 강인해 보이는 덕에 별명이 타이슨인데 운동도 잘 하고 공부도 잘 하고 정말 멋진 녀석이었어요.

 

언젠가 미국과 이라크 사이에 걸프전이 일어났을 때, 얘기 도중에 제가 전쟁이라는 표현을 쓰자, 갑자기 그 친구가 버럭하는 거예요.

"그게 왜 전쟁이냐. 일방적 침략이지. 택도 안 되는 상대에게 시비를 건 거잖아. 내가 너랑 싸우면 그게 싸움이냐? 그냥 일방적 폭행이지."

네, 옆에 여자 후배들도 있는데 그런 얘기를 하니까 정말 민망하더군요. 제 가장 큰 컴플렉스 중 하나가 싸움을 할 줄 모른다는 거거든요. 기가 팍 꺾였어요. 쪽팔려 죽는 줄 알았지요. 그런다고 권투 도장을 다녀서 녀석보다 더 강해지고 싶다는 생각은 엄두도 못 냈어요. 진짜 강하거든요, 그 친구는. 그런 소리를 들으니 기가 팍 죽더군요.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그 녀석을 안 만나고 삽니다. ^^

 

가까운 사람한테 비교당하잖아요? 그럼 그 사람을 멀리하세요. 당신 스스로를 초라하게 느끼게 만드는 사람이라면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사람인거죠.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사람에게 괜히 상처받으며 살 필요 없어요. 그 정도 배려도 안되는 사람이라면 나에 대한 애정도 부족한 사람이겠지요. 나를 아껴서 그런다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멀리하세요. 애정과 지나친 간섭을 구분할 줄 모르는 사람이니까. 만나서 스트레스 받는 잘난 사람은 안 만나는 게 상책입니다.

돈을 많이 번다고 멋진 사람인가요?

저는 돈을 잘 벌지 못해도 기죽지 않는 사람이 진짜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남들이 선망하는 직업을 가져야 멋진 사람인가요?

저는 다른 사람 눈치 보지 않고, 자신만의 기준에 따라

하고 싶은 일은 하고,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는 사람이 진짜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님의 질문을 읽어보면 답은 님이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알고요. 그럼에도 부러운건 어떡하느냐고 묻고 싶은 거지요? 네, 부러울 때는 그 부러움을 자기계발의 원동력으로 삼으면 됩니다. 그 사람이 돈을 잘 버는 이유가 성실하기 때문이라면 성실함을 배우고, 남들이 선망하는 직업을 얻게 된 경쟁력이 있다면 또 그걸 배우면 됩니다. 그렇게 잘난 사람들이 주위에 많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이미 잘난 사람입니다. 대인관계에서 위너인거지요. 잘난 사람이 외려 외롭기가 쉬워요. 다들 질투만하고 진짜 친구가 되어주는 사람이 없거든요. 그런 잘난 사람을 만나면 경쟁할 생각은 접어두고 진심으로 부러워하고 축하해주고 격려해주세요, 그게 진짜 멋진 사람이 되는 길입니다.

 

근데요, 알고보면 그 멋진 사람도 그닥 멋지지 않을 수 있어요. 타인의 삶은 오해하기 쉽지요. 나의 삶은 아침부터 밤까지 속속들이 잘 아는데 다른 사람은 남 앞에 진열해놓은 부분만 보거든요. 알고보면 다들 찌질하게 살고 있을 거예요. 돈 많이 버는 사람은 그만큼 스트레스를 받구요. 남이 선망하는 직업은 그 나름의 어려움이 있을 거예요. 너무 부러워할 필요는 없어요. 

 

사회 초년생 여자가 멋지게 사는 법? 그 시절에는 당연히 돈도 없고, 이룬 것도 많지 않을 거에요. 그럼에도 당당하게 산다면 정말 멋질 것 같아요. 돈 많고 잘나가는 여자 선배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게 사회 초년생 여자일걸요? ^^ 그냥 즐기고 누리세요. 자신의 청춘을. 청춘의 특권은 남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고, 스스로 멋지다고 여기는데 있어요. 

 

음, 아무래도 필력이 딸려 위로가 부족하군요. 이럴 때는 비장의 무기, 책 추천 들어갑니다. 

정희재 작가의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

네, 제게는 큰 위로가 된 책입니다. 모쪼록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http://free2world.tistory.com/684

이전에 올린 책 소개 글입니다.

 

오늘 하루도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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