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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원 특강, 추천 강의 3편~

by 김민식pd 2014. 12. 29.

MBC가 상암 신사옥으로 이전한 후, 출퇴근 패턴이 바뀌었다. 여의도는 전철로 다니고, 일산은 차로 다녔는데, 상암은 버스로 다닌다. (DMC 전철역 이름에 속지마시라. DMC 역에는 DMC가 없다. 전철역으로 나와 버스로 3정거장 가야 나온다. 하긴 요즘 이름값 못하는 곳이 어디 전철역 하나 뿐이랴만은... 쿨럭.)

 

전철에서는 책을 읽고, 운전하면서는 중국어 씨디 틀어놓고 따라 읽으면서 회화 공부를 한다. 그런데 버스에서는 도통 책을 읽을 수도, 소리내어 공부를 할 수도 없다. 그냥 멍하니 보내면 하루 3시간이 날아간다. 짠돌이인 내게 돈보다 더 아까운 게 시간인데! (시간을 팔아야 돈을 번다. 돈의 원료는 시간이다. 고로 돈보다 시간이 더 아깝다.) 그래서 버스 안에서 공짜 강의를 듣기로 했다. 하루 3시간씩 강의를 듣는다면 거의 야간 대학원에 맞먹는 학습량 아닌가. 이거 괜찮다.

 

괜찮은 강의를 들려주는 팟캐스트가 몇 있는데, 오늘은 일단 벙커원 특강의 최근 강의를 소개할까 한다. 벙커원 특강은 다양한 연사와 주제를 발굴해내어 항상 만족스런 콘텐츠를 제공하는 곳이다.

 

 

 

1. 최진석 교수 특강 -노자-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어려서부터 난 웬지 도덕경을 읽는게 참 편했다. 무슨 구름잡는 소리 같기도 하지만 웬지 노자를 읽다보면 속세를 벗어나 훨훨 날아가는 것 같았다. 최진석 교수님은 유교와 도교의 차이를 간단히 설명한다. 유교는 정해진 예법을 중시하고 도교는 정해진 도라는 게 없다고 말한다. 유교는 나라에 대한 충과 부모에 대한 효를 중시한다. 중국의 지배층이 유교를 받아들인 이유는 간단하다. 백성들을 유교 이념으로 다스리면 통치가 쉽기 때문이다. 유교는 획일화를 논하지만, 도교는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이념이다. 개인의 다양성이 중요한 21세기, 이제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노자의 가르침이다.

(버스 안에서 3시간 강의를 듣고, 노자의 도덕경에 대한 갈증이 생겼다면, 최진석 교수님의 '인간이 그리는 무늬'라는 책을 강추한다. 요즘 이민 가고 싶다는 분들 많은데, 나는 일단 신선들의 세상으로 정신적 이민을 먼저 떠날 것이다. ^^ 나라에 대한 충성은, 개뿔.)

 

2. 하지현 박사의 생활 기스 상담소 - 나는 정상일까 혹은 비정상일까

 

고수들의 강의를 듣는 걸 좋아한다. 고수는 한 마디로 탁 깨치게 해주는 스승이다. 정신과 의사인 하지현 박사님은 '생활 기스'를 이야기한다. '생활 기스'는 인터넷 중고 장터에 자주 올라오는 상품 설명이다. 박스 미개봉 상품, 혹은 완전 새것같은 상태이면 좋겠지만, 수십년을 산 우리의 마음은 그렇지 않다. 살면서 여기저기 치이고 마음을 다친다. 연애에 대한 트라우마도 생길 것이고 면접에 대한 공포도 있을 것이다. 그런 게 비정상은 일까? 아니다. '생활 기스'다. 제품을 뜯어서 20년 넘게 써놓고는 '테스트 촬영만 한번 해봤네요.' '사진 찍어 블로그에만 올린 신제품'이라고 우길 수는 없다. 수십년을 살아온 우리에게는 누구나 '생활 기스'가 있다. 그 정도는 안고 살아도 괜찮다는 전문가의 말씀에 위안을 받는다.

 

(강의를 듣고, 하박사님 말씀이 더 고프다면, 저서를 찾아 읽어도 좋겠다. 예능 피디 지망생이라면 '예능력'을 강추!) 

 

3. 이강룡의 글쓰기 특강과 번역신공

딱 한마디에 반했다. "좋은 글은 일관성 있는 글입니다." 아, 명쾌하다! 그렇다. 좋은 글은 일관성 있는 글이다. 좋은 자기소개서도 그렇다.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인생은 중구난방으로 살 수 있다. 아니, 누구나 중구난방으로 산다. 하지만 그 중구난방인 인생도 자기소개서로는 일관성있게 보여야 한다. 좋은 글은 서론 본론 결론이 일관성을 갖추어야 한단다. 마찬가지로 좋은 삶은 일관성 있는 삶이란다. 말과 글과 행동이 일치하는 삶이 좋은 삶이다. 캬아, 이런 고수님들의 강의를 공짜로 들을 수 있다는 데서 난 삶의 환희를 느낀다. 난 일관되게 짠돌이로 살다 갈 것이다. 세상에 공짜로 즐길 수 있는 게 이렇게 많은데!

 

(글쓰기 공부를 위한 참고 도서라면, '글쓰기의 최소원칙'을 추천한다. 경희대 대학원 특별강좌를 책으로 정리해뒀다. 온갖 분야의 글쓰기 달인들이 펼치는 작문 강의, 도서관에서 이런 책 한권 찾아내면 거의 횡재한 기분이다. ^^)

 

짠돌이 공짜 수업, 오늘은 여기까지~ ^^  

 

http://www.podbbang.com/ch/5478

(벙커원 특강, 위 주소를 클릭해보세요. 팟빵이나 쥐약, 아이튠즈 팟캐스트에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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