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가 세상을 바꾼다고 말하니, 누가 물었다. "퍼거슨 감독은 트위터가 인생의 낭비라고 말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잠시 멍해졌다. '퍼거슨이라는 감독도 있었나? 그 사람 영화는 본 적이 없는데?' 하는 생각에. 아, 영화 감독이 아니라 축구 감독이구나. ^^ 역시 인생의 가치는 상대적이다. 그 사람에게는 트위터가 인생의 낭비고, 나같은 사람에게는 축구 관람이 인생의 낭비니까. 대중과 소통하는 게 연출의 일이므로, 내게 트위터는 트렌드를 읽는 소중한 도구다.
나는 스포츠 경기 관람을 즐기지 않는다. 그 시간에 나가서 운동을 하거나 차라리 독서를 하겠다. 물론 이것 역시 주관적인 가치관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나 자신 한때는 스타크래프트 경기 시청에 빠져 살았으니 말이다. 스타를 플레이하지는 않아도 임진록은 빼놓지 않고 봤다. 드라마 피디에게 드라마 시청은 쉬는 게 아니라 일의 연장이다. 계속 앵글을 보고 대본을 고민한다. 그래서 쉴 때는 스타크래프트 중계를 봤다. '아니 저기서 왜 저글링 바스트샷이 안 들어갔지? 마린은 메딕이랑 투샷으로 잡아야 하는 거 아냐?' 이런 고민이 없다. 아무 생각없이 본다. 스타를 보는 순간은 인생의 낭비가 아니라, 드라마 연출로 치열하게 산 나를 위한 작은 보상이다. ^^
결국 결론은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인생을 즐길 자유가 있다는 것. 그러니 남의 인생에 참견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인생의 낭비다. 부모 자식 간에도 마찬가지다. "나는 너만할 때 게임에 빠져 산 적은 없다."라고 아이에게 말하는 것은 폭력이다. 가정용 컴퓨터가 없어서 못했지, 하기 싫어서 안 한게 아니다. 어린 시절 나의 꿈은 전자오락실 주인이 되는 것이었다. 하루 종일 실컷 오락만 하고 살 수 있게. 그 꿈은 플레이스테이션과 닌텐도 위 덕분에 이루어졌다. 재미난 게 너무 많은 세상에, 자유시간은 턱없이 부족한 게 요즘 아이들의 비정한 현실이다.
인생을 낭비하지 말라고 하는데, 인생 좀 낭비하면 어떤가? 시간 아까워서 아무것도 하지않는다면 그거야말로 인생을 낭비하는 지름길이다. 무엇이든 재미난 게 있으면 빠져 살 줄 알아야지.
블로그에 빠지는 것도 인생을 즐기는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가? 나는 왜 그것을 좋아하는가? 그것을 더욱 잘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끊임없이 고민하게 된다. 블로그 덕에 인생을 더욱 풍성하게 사는 느낌.
인생을 낭비하는 멋진 방법, 블로그질을 권해드린다.
티스토리에서 베스트 블로거 선정 기념으로 준 초대장 100장을 아낌없이 배포하는 중이니 댓글에 블로그를 하고 싶은 이유와 메일 주소를 남겨주시길~ 초보 블로거를 위한 무료 오프라인 강좌도 준비하고 있다. 장소를 섭외하는 대로 공지 올리겠다. 일단 날짜는 12월 8일 토요일 오후 4시로 추진중. 장소를 잘 구해야 할텐데... 혹시 100명 정도 모일 수 있는 좋은 공간 추천해주시면 감사하겠슴당. (눈여겨둔 장소에 신청은 해뒀는데 답이 없어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