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강의를 찾아다니다 TED에 꽂혀 살았다. 그런데 TED는 너무 미국적인 강연주제가 많아, '이게 내 인생을 어떻게 변화시킬까?'라는 회의가 들 때가 있다. 그러다 요즘 돈주고 들어도 전혀 돈아깝지 않은 강연을 찾아냈다.

한겨레 교육 문화 센터에서는 매년 봄 한겨레 신문 창간 특집 강연을 연다. 이름하여 '인터뷰 특강'.  연사들도 빵빵하고 강연 주제도 재미있다. 이 강연을 동영상으로 녹화해서 온라인에 올린다. 요즘 난 새벽에 일어나 매일 1시간씩 조국, 정재승, 진중권, 홍세화 교수들의 강의를 듣는다. 여기에 김어준, 장항준, 강풀같은 입담꾼까지 가세했으니, 이 강의를 듣는 것은 내 생활의 새로운 낙이다.

오늘 아침엔 정혜신 박사님의 '배신의 정신분석'을 들었다. 이 분이 말하는 일상 생활에서 배신의 사례 하나.

                                                 (강연 중인 정혜신 박사님)

어느 커플이 3년을 사귀었다. 처음 사랑에 빠졌을 때, 두 사람은 3년간 돈을 모아 배낭여행을 같이 떠나자고 약속했단다. 그래서 남자는 3년간 열심히 적금을 부었다. 돈 아끼려고 콩다방, 별다방도 안 다니고 자판기 커피로 버티면서 말이다. 그랬는데, 적금 만기일을 몇 달 앞두고 여친이 결별을 선언했다. 남자의 반응, '내가 그동안 너랑 한 약속 지키려고 어떻게 했는데... 내가 너한테 어떻게 했는데, 네가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여자의 반응, '네가 그동안 나한테 해준 게 뭐있어?' 남친은 여친을 위해 3년간 돈을 아끼며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외려 그게 여친에겐 결별의 이유가 된 거다. 짠돌이 남친에게 질려버린거지. (나도 이 대목에서, 반성! 반성! -마님 보시라고 하는 소리^^) 

인생 살면서 늘 배신 당하는 이유? 간단하다.
나의 행동은 동기부터 보는데, 상대방의 행동은 현상만 본다.
난 내가 하는 행동의 동기부터 속속들이 다 아니까 스스로는 너무 이해가 잘 되는데, 상대의 반응은 눈에 보이는 현상만 가지고 해석하니까 절대 이해가 되지 않는거다. 이러한 정보의 격차가 배신이라는 심리적 결과를 낳는다.
'인생은 배신이야!' 하며 괴로워하는 이들에게 주는 정혜신 박사의 조언,
상대방의 동기도 살펴보라. 현상이라는 결과만 보지말고...  

TED에서 공짜 강의만 찾아 시간 죽이다, 돈 들이고 돈 안 아까운 강연을 찾으니 인생 너무 흐뭇하다. 그래, 때론 돈보다 더 소중한 당신의 시간을 위해... 돈을 투자해야 할 때도 있다. 

오늘의 강추 강연! 한겨레 e한터의 '인터뷰 특강; 배신'
   
http://www.ehanter21.co.kr/jsp/ehuser/online/online_view.jsp?&category=onlineGate&tolclass=0006&toolowclass=&subj=H00344&gryear=2011&subjseq=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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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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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rdragonfly1234 2012.05.31 10: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니까, 말로만 때우는 사람들 말은 별로 듣고싶지가 않군요. 말잘해서 또 다른 말잘하는 사람하고 같이 얘기하면서 하룻밤 사이에 제국을 건설했다가 우주의법칙을 논하면서 제왕이 되었다가 하느님이 되었다가 하다가 아침에 한사람이 잠드니까 혼자 몰래 무얼 먹는다는거 아니겠어요,,ㅋㅋ. 글쎄요.. 상대방 동기를 못보았다구요? 나는 동기를 보았는데?

    상대방 동기를 어떻게 봅니까? 같이 고생하자 해놓고 죽어라고 같이 일해서 돈모은 다음에 혼자 놀음해서 탕진하는사람, 혼자 들고 뛰는 사람, 보험들어놓고 독극물 타는 사람, 각종 인간이 다있을텐데....뭔 말인지..

    예를 들어, 회사가 종업원한테 일시킨 다음에 돈안주면서 넌 왜 3년 있다가 신탁은행에 들어서 큰돈되면 주려는 내 동기를 못보냐고 그러면 이해해야 됩니까?

    저도 강의 많이 듣습니다. (주로 치과강의) 강의하시는 분들중에 실제로는 불가능한것을 그럴싸하게 웃음유도하면서 (유모어) 말로만 잘떠드는 사람들 많아요... 전혀 쓸모없는 강의들 많습니다. 다 말로만 가능한것들이예요.. 그거 주의해야 합니다. 다 믿지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