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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시간의 주인으로 사는 삶

by 김민식pd 2026. 1. 22.

좋은 삶이란 어떤 삶일까요? 저는 시간을 주체적으로 설계하며 사는 삶이라 생각합니다. 돈보다, 명예보다, 건강보다 귀한 자원이 바로 ‘시간’입니다. 시간은 돈을 벌어주고, 건강을 돌보게 하며, 관계를 가꾸게 하니까요. 결국, 인생의 모든 것은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는 늘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출근과 회의, 청소와 육아, 병원 진료와 공과금 처리…. 해야 할 일로 하루가 꽉 차 있다 보니, 정작 하고 싶은 일은 늘 뒤로 밀립니다. 이런 상태를 심리학에서는 ‘타임 푸어(Time Poor)’, 즉 시간 빈곤이라 부릅니다. 시간은 흘러가는데 여유는 점점 사라지고, 바쁘게 살수록 후회만 늘어갑니다. 이 악순환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없을까요? 오늘 소개할 책이 그 해법을 제시합니다.
<내 시간 설계의 기술> (캐시 홈스 지음 / 신솔잎 옮김 / 청림출판)

이 책의 저자 캐시 홈스는 UCLA 앤더슨 경영대학원의 교수로, ‘시간과 행복의 상관관계’를 10년 넘게 연구해온 학자입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려 애쓰지만, 진짜 중요한 건 ‘행복을 위해 시간을 설계하는 일’이다.”

많은 사람이 시간을 생산성과 효율성의 관점에서만 다루지만, 그렇게 살수록 행복은 줄어듭니다. 저자는 이렇게 제안합니다. 시간을 돈처럼 관리하지 말고, 의미 있게 투자하라고요. 행복한 순간에 몰입하고, 가치 있는 관계와 경험에 시간을 쏟을 때 비로소 인생은 풍요로워집니다.

시간의 부족함은 실제 시간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내가 시간을 통제하고 있다’는 자기 효능감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해야 할 일을 스스로 선택하고, 그 일을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을 때 우리는 시간에 쫓기지 않습니다. 반대로, 해야 하는 일만 늘어날수록 행복감은 급격히 줄어듭니다.

저자는 “불행한 활동을 분석하면, 행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불행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대부분 세 가지 기본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입니다.
① 관계성 ―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
② 자율성 ― 내가 선택하고 있다는 감각,
③ 유능성 ―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이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삶의 만족도는 크게 떨어져요.



책에서는 현실적인 조언도 나오는데요. 가사나 단순 노동 같은 일은 조금의 돈을 들여서라도 타인에게 맡기고, 그 시간으로 나에게 진짜 중요한 일에 집중하라고 말합니다. ‘시간을 산다’는 개념이지요. 그렇게 확보한 시간을 가족과의 식사, 독서, 운동, 명상처럼 삶의 질을 높이는 활동에 투자하면, 행복감은 배가됩니다.

흥미로운 실험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오늘 밤 10시 전까지 자신을 위해 30분을 써라”고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타인을 위해 30분을 써라”라고 지시했더니, 타인을 위해 시간을 쓴 사람들이 “오늘 하루는 시간이 더 많았다”고 느꼈다는 것입니다. 타인을 위한 선행이, 오히려 ‘시간이 넉넉하다’는 감각을 만들어준다는 놀라운 결과입니다. 시간을 주면, 시간이 돌아옵니다.

바쁘면 우리는 운동을 못하고, 건강관리에 소홀해지는데요. 저자는 바쁠수록 운동을 하라고 권합니다. 운동은 단순히 건강에만 좋은 것이 아니라 ‘시간의 여유’를 체감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라고요. 저자는 하루 30분이라도 꾸준히 몸을 움직이라고 합니다. 요가, 조깅, 산책, 춤, 스트레칭 등 무엇이든 좋습니다. 몸이 활력을 얻을 때 마음은 안정되고, 시간은 느긋하게 흐르는 듯한 여유를 얻게 됩니다.

시간을 확장하는 또 하나의 비결은 ‘경외감’입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이나 예술의 위대함, 인간의 헌신과 성취 같은 것들 앞에서 “와…” 하고 감탄하는 순간, 우리의 시간 감각은 확장됩니다. 바다의 수평선,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 한 편의 교향곡…. 이런 경험은 “나는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되살리고, 삶의 속도를 늦춰줍니다. 저자는 이것을 ‘시간의 경외 훈련’이라 부릅니다.

책 후반부는 일과 삶의 균형을 넘어 ‘일터에서 행복해지는 법’을 다룹니다. 일하는 시간은 우리의 깨어 있는 시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그 시간을 불행하게 보내면, 퇴근 후의 삶도 행복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다음 세 가지를 제안합니다.
1. 일의 목적을 찾아라 ― 왜 이 일을 하는지 알,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일이 즐거워집니다.
2. 직장에서 친구를 만들어라 ― 주위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은 행복한 감정을 더 자주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저는 회사를 다니며 다양한 취미를 공유하는 친구를 사귀었습니다. 직장에서 업무와 관계없이 좋은 친구를 사귈 수 있다면 일터에서 느끼는 스트레스는 줄어듭니다.
3. 출퇴근길에 좋아하는 일을 하라 ― 통근 시간을 이용해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를 즐기면 좋습니다. 독서나 음악 감상처럼 나를 위한 루틴을 만들어둡니다. 전철에서 책을 읽는 습관을 기른 것이 제게는 회사 생활을 견디게 해주는 낙이었습니다.

일이 곧 삶이라면, 일터에서의 행복은 인생 전체의 행복과 직결됩니다.

책의 마지막 문장은 인상적입니다. “행복은 운명이 아니라, 선택이다.” 우리의 행복은 성격이나 환경보다 의식적인 생각과 행동에 의해 결정됩니다. 시간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쓸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면 그 순간부터 인생은 달라집니다. 시간을 설계하는 법을 배우면, 인생을 설계할 힘이 생깁니다.

《내 시간 설계의 기술》은 단순한 시간 관리서가 아닙니다. 우리를 더 행복하게, 더 현명하게, 더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시간 철학서’입니다. 이 책을 덮는 순간, 하루의 시간을 전혀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이제, 자신만의 시간을 설계해보세요. 그것이 곧 당신의 인생을 설계하는 첫걸음이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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