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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저속노화를 위한 습관

by 김민식pd 2025. 10. 13.

좋은 삶이란 어떤 삶일까요? 기나긴 노년에도 건강과 활력을 오래도록 유지하는 삶 아닐까요? 노화를 늦추고 살기 위해 우리는 식사를 잘 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고 건강 관리를 해야 하는데요. 이 모든 걸 잘 하기 위해서 우선 마인드셋부터 갖춰야 한다고 말하는 책이 있습니다.

<저속노화 마인드셋> (정희원)

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님의 책입니다. 예전에도 몇 번 이 분의 책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배울만한 점이 있는 저자를 만나면 그분이 쓰시는 책을 꼬리를 물고 읽습니다. 사람은요, 한번 읽거나 들은 걸로 평생 실천하기 쉽지 않아요. 특히 노화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 실천해야 하는 여러 가지 식습관이나 운동, 건강 관리 이야기는 실천이 어려워 책을 읽고 금방 다 잊어버리고 평소의 습관을 돌아가기 십상이거든요. 정희원 교수님의 책을 이어서 읽으며 결심을 다시 다져봅니다. 

저속노화를 이야기할 때 생활습관 이야기를 하면 ‘어차피 다 아는 뻔한 이야긴데, 실천하기 어려운 것들’ 정도로 매도하는 이들이 있어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답하자면, 저속노화에 대한 저자의 담론은 단순히 잘 먹고 잘 움직이라는 외침이 아닙니다.

노화는 속도 개념으로 이해해야 하며, 여러 가지 생활습관의 조합이 상당 부분 내 노화의 배속을 좌우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더해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어요. 근본적인 인간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내 몸이 최적의 생활습관을 자연스레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한 배려를 해야만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인드셋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인드셋은 쉽게 말해 어떤 상황에 대응하는 일련의 사고방식이지요. 저속노화는 삶의 선순환을 만드는 마인드셋입니다.

노화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 저자는 재미없는 활동들을 권합니다. 이를테면 책 읽기, 글쓰기, 운동하기, 춤추기, 악기 연주하기 같은 거죠. 이런 ‘노잼’ 활동들은 실행하는 데 인지적인 노력이 들어서 ‘적극적인 인지 활동’이라고 부릅니다. 적극적인 인지 활동은 즉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수동적인 인지 활동과 달리 잔잔하고 느린 속도로 도파민을 분비합니다. 그래서 적극적인 인지 활동들을 많이 할수록 스트레스 수준도 낮아집니다. 이게 저는 인생의 아이러니라고 생각합니다. 스트레스를 없애기 위해 술 담배 커피 같은 외부 물질에 의존하고 편안함에 집착하는 순간, 건강은 오히려 나빠집니다. 오히려 독서, 운동, 공부처럼 가벼운 스트레스를 부르는 활동이 우리의 노화 속도를 낮춰줍니다. 

노잼으로 보이는 활동을 많이 하면 노잼 활동도 꿀잼을 줄 수 있어요. 인간의 쾌락 중추에서는 끊임없는 재조정이 일어납니다. 뇌는 바뀐 환경에 서서히 적응하며 부드러운 즐거움에도 만족하는 법을 다시 배웁니다. “술 없이 무슨 낙으로 사느냐”라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어요. 하지만 알코올에 반복적으로 노출될수록 도파민 반응은 둔감해지고, 결국 어떤 자극으로도 즐거움을 느끼기 어려운 상태가 됩니다. 그야말로 ‘낙이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이죠. 다행히도 이런 상태는 절제와 금주를 통해 서서히 회복될 수 있습니다.



저속노화를 위해 저자가 실천하는 루틴들을 소개합니다. 한번에 다 따라하지는 못하더라도 하나 둘 점검해서 내게 필요한 습관이 무엇인지 확인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기본적인 루틴.
7시간 이상 자는 상태를 유지합니다.
자기 전에는 빈속이 좋습니다.
저녁에는 카페인이 없는 허브차를 마신다.
술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므로 저녁 식사 자리에서 약간만 마시는 것이 좋다.
  
아침에 일어나서 해야 하는 것들
브리지와 플랭크, 리버스 플랭크, 물구나무서기, 턱걸이를 합니다.
상체와 하체 스트레칭을 가볍게 합니다.
잠시 마음챙김 명상을 합니다.
계란 등 단백질과 채소, 두유 라테가 포함된 아침 식사를 먹습니다.
아침에 신체 활동을 계획한 경우라면, 렌틸귀리잡곡밥을 비롯한 식사를 든든하게 한다.
  
낮에 일에 몰입하기 위한 사이클
전날 술을 마시면 몰입이 어렵습니다.
달리기를 하지 않고 48시간이 경과되면 몰입이 어렵습니다. ‘운동된’ 몸의 상태가 필요합니다.
몰입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스마트폰은 먼 곳에 둡니다.
아침에 몰입하는 경우에는 올리브 오일과 MCT 오일을 넣은 커피만 마시거나 두유 라테만 마시는 것이 편합니다.
머리를 써야 할 때 단순당과 정제곡물, 가공육을 섭취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최대 1시간 반에서 2시간을 기본 단위로 일하되, 25분 또는 45분마다 쉽니다.
몸을 풀어줄 때는 세미수파인(semi supine) 자세로 휴식을 취하거나, 스트레칭을 수행하거나, 편안하게 누워 마음챙김 명상을 하거나, 잠깐 걷습니다.
몰입의 단위가 끝나면 길게 쉽니다. 달리기 등 운동을 하거나, 악기 연습을 하거나, 잠을 잡니다.

정희원 저자는 책에서 “세미 수파인(semi-supine) 자세”를 소개하는데요. 물리치료나 요가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랍니다. Supine 자세란 의학에서 “반듯하게 천장을 보고 눕는 자세”를 뜻합니다. 즉, 등을 바닥에 대고 눕는 거죠. Semi-supine은 그 완전한 평평한 누움이 아니라, 약간 변형된 상태를 말합니다.

일단 등을 바닥에 대고 눕는다. 무릎은 세워서 발바닥이 바닥에 닿게 한다. 이렇게 해서 허리의 과도한 긴장을 줄여준답니다. 팔은 편안하게 옆에 두거나, 손을 아랫배에 얹고요. 머리는 낮은 베개나 책 등을 받쳐 목이 과도하게 젖혀지지 않도록 합니다. 요즘 저는 집에서 일을 하다 20분에 한번씩 이 자세로 휴식을 취합니다. 

자기 전의 루틴
스트레칭과 가벼운 맨몸 운동을 합니다.
조용하고 어두운 환경에서 책을 읽습니다.
  
성능 관리
스트레칭과 코어 운동은 매일 합니다.
주 2회 정도는 데드리프트와 스쿼트, 벤치프레스를 기본으로 다양한 전신 중량 운동을 합니다.
저자의 경우, 매주 50킬로미터 정도를 달리면 컨디션과 생산성이 가장 좋다고요. 크로스 트레이닝으로 수영을 한답니다.
꾸준히 악기 연습을 합니다.
국문과 영문으로 된 다양한 글을 계속 읽고 씁니다.
  
저자가 생각하는 올바른 저속노화란 기본적으로 삶을 바라보는 관점과 삶을 운영하는 원칙을 바꿔서, 나를 더 자기돌봄할 수 있는 삶을 디자인하고, 결국 매일 거듭하는 식사, 운동, 마음가짐, 수면 등이 선순환을 만들 수 있도록 시스템을 형성해 노화 속도를 느리게 만드는 것입니다. 저속노화는 늙지 않는 불로나 단번에 젊음을 되찾는 회춘이 아닙니다. 노쇠를 욕조에 채운 물의 수위에 비유한다면, 수도꼭지를 약하게 틀어 물이 차오르는 속도를 늦추자는 것이지요.

모쪼록 좋은 생활습관을 하나둘 만들어 오래오래 건강한 삶을 누리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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