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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여행예찬/은퇴자의 세계일주

미얀마 인레 호수 여행

by 김민식pd 2024. 3. 13.

2024년 2월 1일부터 20일까지 미얀마 여행을 다녀왔어요. 저는 여행기를 쓸 때, 도착한 날짜부터 시간순으로 쓰는데요. 문득 깨달았어요. 아, 짝수달마다 여행을 다니는 요즘, 이렇게 기록하다가는 여행 일정의 뒷부분은 한없이 밀리겠구나. 당장 작년 2월 쿠바에 다녀오면서 들른 마드리드나 이스탄불 여행기를 빼먹었고요. 여름에 갔던 유럽 여행의 후반부도 아직 못 올리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제는 방식을 바꾸려고요. 가장 좋았던 도시부터 하나씩 소개하려고요.

 

3주간의 미얀마 여행 중 가장 좋았던 곳은 낭쉐라는 마을인데요. 그곳에서 샌달우드 호텔에서 묵었어요.

새로 지어진 깨끗한 외관.

방도 넓고 깨끗한데요.

제일 마음에 드는 건 2층에 있는 이 공간... 아침 조식을 먹는 곳인데 낮에는 손님이 없어 여기 앉아서 글쓰기에 참 좋았어요.

호텔에서 나오는 아침 식사.

무료 조식을 포함한 1박 숙박료는 미화 12달러. 우리 돈 15000원이에요. 믿기지 않는 가격이지요?

게다가 호텔에 있는 자전거를 종일 무료로 대여해줘요. 새벽에 읽어나 책 읽다, 맛있는 밥 먹고, 자전거 타고 마을 구경하다, 점심 먹고 낮잠 자고, 오후에는 혼자 다음 책 원고 작업하고... 이건 제가 꿈꾸는 워케이션, (Work + Vacation) 일하면서 휴가를 즐기는 환경이더라고요. 그것도 1박에 만오천원에. 그래서 원래 4박을 잡은 숙소인데, 4일을 연장해 총 9일 동안 묵었어요. 

도착한 다음날, 호텔에서 주선한 보트 트립으로 인레 호수를 다녀왔어요. 내륙 산 속에 있는 호수인데요. 우리나라 충주호 2배정도 되는 무척 큰 호수에요.

호수에서 발로 노를 저으며 고기를 잡는 현지인들도 볼 수 있어요.

배를 타고 도착한 곳은 인데인 유적지.

1000개가 넘는 불탑이 세워진 곳이에요.

사람들의 발자취가 사라져 조금씩 야생의 숲 속으로 사라지는 탑들도 있어요. 15년 전 다녀온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가 떠올랐어요.

호수에 지어진 수상가옥. 

직조공장입니다. 전통 방식으로 옷을 만들어요.

인레 호수 주위에는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고수하는 소수민족들이 많이 살아요. 그래서 여행자로서는 신기한 풍경을 많이 볼 수 있지요. 

어느날 호텔에 오니 로비에서 두 여행자가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어요. 60대 프랑스 부부인데 2016년에 이곳에 왔었다는 거죠. 그때 인데인이라는 유적지에 갔는데 그때는 관광객이 너무 많아 사진을 찍기가 불편했대요. 어느 곳이나 사람이 있어서... 오늘은 자기네 둘 밖에 없었다고... 미얀마의 불안한 정국으로 인해 관광산업이 침체기에 들어선 게 너무 안타깝다고 하더군요.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 시간에 배운 불어를 몇마디 했더니 엄청 반가워합니다. 그래봤자 내가 한 말은 Bon voyage.(즐거운 여행!) Au revoir. (또 만나요~) 정도인데 ^^ 프랑스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프랑스어를 하는 사람에게 호감이거든요.

2층 로비에 앉아 짠돌이의 경제 공부 블로그 원고를 쓰고 있는데 남편이 와서 말을 걸어요. 자기네는 다음날 다시 배를 빌려 호수로 나간다고요. 반가웠어요. 며칠 동안 자전거를 타고 몇번을 시도했지만, 육로로 낭쉐에서 인레 호수까지 가기는 쉽지 않더라고요.
"나도 같이 가도 돼?" 배를 빌리는 삯이 우리돈 3만원인데요 3등분해서 내가 만원을 보태겠다는 거죠. 부부 둘 다 반겼어요. 여행은 둘 만 계속 붙어다니는 것보다 때로는 낯선 조합이 하나 더 추가되면 더 즐거운 법이지요. 오! 인레 호수 보트 트립 또가겠구나, 앗싸! 했는데... 음... 상황이 조금 달라졌어요. 

그 이야기는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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