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국내여행

곡성 섬진강 기차 마을 여행

by 김민식pd 2023. 11. 15.

곡성이라는 지역명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나요? 나홍진 감독의 영화 '곡성'이 떠오르시나요? 그 영화가 무섭기도 하고, 보고 나면 좀 찜찜하기도 하고 그렇지요? 지난 9월 23일 토요일 곡성에서 저자 특강을 했어요. 곡성에 처음 가보고 느낀 점, '세상에, 이렇게 이쁜 동네가 공포 영화의 소재였다니, 곡성 사람들은 좀 억울하겠네?' 곡성, 여행하기 좋은 곳입니다. 

KTX를 타고 용산에서 아침 8시 49분에 출발하면 오전 10시 55분에 도착합니다.

저는 강연장에 가기 전, 미리 동네 산책하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네이버지도로 곡성역에서 강의장까지 걸어서 가는 길을 검색하다 섬진강 기차마을을 발견했어요. 

곡성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으니 일하기 전에 잠시 산책하기 딱 좋네요. (입장료 5천원)

별 기대없이 갔다가 눈이 휘둥그레졌어요. 

무척 잘 가꿔둔 정원이 나를 반깁니다.

규모도 엄청 커요. 

알고보니 매년 5월 이곳에서 곡성세계장미축제가 열립니다. 그래서 공원 곳곳에 장미꽃이 있네요.

가을에 오니 이렇게 한적한데, 봄이면 붐비겠지요?

카카오온실입니다. 이렇게 알록달록 이국적인 꽃과 나무들의 풍광으로 가득한 곳을 걸을 때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어요.

무인카페인데요. 주인만 없는 게 아니라 손님도 없어요. 혼자 조용히 쉬었다가기 딱 좋은 공간이군요.

천사의 미로원. 장미덩쿨로 만든 미로 정원인데요.

허깅 앤 키스 존. 아, 너무 노골적이네요. ^^ 부러우면 지는 거죠?

혼자 온 아재는 머쓱한 마음에 공원을 걷다

생태학습관에 찾아갑니다.

곡성 고추잠자리에 대해 설명을 잘 해주는 공간이네요.

어린 아이들이 좋아하는 블록 놀이터랑 볼풀장도 있어요.

로봇 바리스타도 있군요. 재미삼아 주문하고 로봇이 일하는 걸 구경합니다.

로봇이 만들어준 소프트 아이스크림 2천원. 그래요, 일은 로봇이 하라고 해요. 나는 놀이를 즐길 겁니다.

공원을 거닐며

잘 가꾸어진 정원의 풍광을 즐겨요. 

섬진강 둘레길도 있군요. 언젠가는 이 길도 걷고 싶어요. (세상의 모든 길을 다 걷고 싶은 욕심꾸러기, 우훗훗! ^^)

기차 마을 바로 앞에는 뚝방 마켓이 있어요. 

주말마다 오픈마켓이 열린다고요. 전국에 가볼만한 곳이 참 많네요.

이제 강의 시간에 맞춰 도서관으로 갑니다. 

마침 저자 특강 앞에 여는 공연으로 클래식 밴드 <클덕>의 연주가 있었어요. <외로움 수업> 저자 강연 제목이 <외로움을 즐거움으로 바꾸는 법>이었어요. 그랬더니 <클덕>팀이 즐거움이라는 테마로 노래를 골라왔더군요. 도레미송, 해피송, 나는 나비, 붉은 노을 등등. 

장미 정원을 걷고, 클래식 연주를 듣다 보니 오늘 하루 중세 유럽의 귀족이 된 기분입니다. 정원 산책은 원래 유럽 귀족들의 취미였어요. 일반 시민들이 정원을 가꿀 여가가 있었을까요? 논밭을 일구고 메는 것도 힘들었겠지요. 꽃밭을 거니는 건 귀족들의 호사였을 겁니다. 클래식 실내악 감상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원과 도서관, 다 현대사회가 인류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하루하루를 선물로 여기며 살고 싶어요.  

저녁에 서울로 돌아가는 기차를 타려고 간 곡성역에서 우연히 김탁환 작가님을 만났습니다. 예전에 김탁환 작가님의 책에 대한 리뷰를 쓴 적도 있는데요. 흠모하는 작가님을 우연히 뵙게 되니 무척 반갑더군요. 김탁환 작가님은 곡성의 <미실란>에 터를 잡고 평일에는 곡성에서 작업을 하시고요, 주말은 서울에서 지내십니다. 도서관 강의하러 왔다가 작가님을 만나는 삶, 이것도 책벌레의 행운이자 행복!

곡성, 매력이 넘치는 고장이에요. 곡성 여행, 당일치기로도 즐길 수 있지만, 저에게는 부족해요. 고등학교 진로 특강을 겸해 또 찾아갔습니다. 다음 편에는 곡성 1박2일 섬진강 자전거 여행기로 찾아올게요~ 

삶은 역시, 하루하루가 다 선물입니다.

반응형